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 2관에서 2026년 10월 9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 《군락: 여섯 개의 뜰》이 열리고 있어요. 지난 글에서 전시 전체 개요를 정리했으니, 이번엔 1부 「군락」을 작품 하나하나 따라가 보려고 해요.

1부에는 미술은행·정부미술은행 소장품이 모여 있어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수장고가 아니면 한자리에서 보기 어려웠던 조각 소장품을 외부 기관으로는 처음 한데 모은 전시라고 해서, 보는 내내 꽤 설렜답니다.




소마미술관 2관 가는 길
몽촌토성역 쪽 평화의 문으로 들어가 조금만 걸으면 소마미술관이 나와요. 2관은 지하에 있어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전시장 입구예요. 공원 산책하고 들르기 딱 좋은 동선이에요.



미술은행 소장품 특화전시 지원사업
입구 안내판에서 이번 전시가 어떻게 열리게 됐는지 알 수 있어요.

이 사업은 '미술진흥법' 시행으로 '공공미술은행' 제도가 생기면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의 공공적 역할을 더 키우려고 시작됐어요. 전국 공·사립 미술관 같은 문화기반시설이 미술은행·정부미술은행 소장품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하도록 도와줘서, 지역에서도 일상 가까이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게 해준대요.
미술은행은 2005년 2월에 생겼어요. 매년 작품을 모아 국가기관, 공공기관, 민간에 빌려주고 해외 공관에도 전시하면서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고 있죠. 한국화, 회화, 조각, 사진 등 약 4,600여 점을 갖고 있고, 홈페이지(www.artbank.go.kr)에서 볼 수 있어요. 참여 기관과 소장품의 특성에 맞춰 전시 형태도 다양하게 꾸린다고 하니, 어느 지역에서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기대돼요.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모두가 예술 경험을 넓히길 바란대요.

전시 서문 – 조각, 그 경계 너머의 풍경
요즘 조각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워요. 단단한 물질의 예술이던 조각이 빛 같은 비물질적 요소와 공간, 움직임까지 품게 되었거든요. 이번 전시는 이런 확장을 '생태'에 빗대어 '군락(群落)'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봐요. 세계의 조각이 모인 올림픽조각공원의 풍경을 실내로 들이려고 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 소장품을 한자리에 모았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작품마다 작가의 세계가 담긴 '뜰'이 보여요. 로비에서 여러 사람의 시선을 받던 공공의 조각이 여기선 한 사람의 눈높이로 내려와 그 세계를 잠시 열어주는 거죠. 그중 여섯 개의 뜰을 만날 수 있어요.
작품을 가질 순 없지만, 잠시 멈춰 바라보는 사유(思惟)가 나의 사유(私有)가 되는 자리예요. 조각을 정확히 읽어내기보다 그 결에 머물며 천천히 따라가 보길 권해요. 정해진 답보다 내 안에 흩어지는 감각과 생각을 따라가 보는 시간, 그게 이 전시가 건네는 초대 같아요.

'사유(思惟)'와 '사유(私有)'를 겹쳐 쓴 문장이 참 좋았어요. 작품을 가질 순 없어도 보는 동안만큼은 내 것이 된다는 말이 이 전시를 보는 마음가짐을 딱 정리해 주더라고요.


전시장에 들어서면 낮고 둥근 좌대들이 물결처럼 이어지고, 그 위에 작품들이 숲처럼 흩어져 있어요. 리플릿 한 장 챙겨서 천천히 걸어보세요.

1부 – 군락, 저마다의 자리가 모여 이루는 풍경
군락은 같은 환경에서 여러 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집단이에요. 서로 다른 풀과 나무가 각자의 속도로 자라며 하나의 생태를 이루죠.
1부는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미술은행 소장품을 한자리에 모았어요. 조각들이 서로 마주 보며 새로운 관계를 맺고, 보는 위치와 동선에 따라 그 풍경도 계속 달라져요. 작품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그 리듬을 느껴보세요. 이 군락은 정답을 해석하는 대상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 서서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계속 변하는 경험의 장이에요. 틈과 간격에서 흐르는 리듬을 저마다의 감각으로 마주해 보세요.
정해진 관람 순서가 없어서 저는 마음 가는 작품부터 하나씩 찾아다녔어요. 아래는 제가 본 순서대로 정리한 작품들이에요.

박찬용 | '박제-나비', 2013
알루미늄 주물, 합성수지에 라쿤, 소가죽, 180×182×50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박찬용 작가는 1964년 대전 출생으로, 투견·서커스·박제 연작을 만들어 온 '동물 조각가'예요. 2002년 송은미술대전 대상을 받았고요. 알루미늄 주물에 가죽을 더한 '박제' 연작은 2010년 무렵 시작됐는데, 작가는 이걸 '힘센 것에 대한 열등한 것들의 도전'이라고 말해요. 사회 속 폭력과 지배욕을 동물의 모습으로 보여준답니다.

최아미 | '흔들리지 않고 지는 잎', 2012
유리캐스팅, 52.5×33×20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최아미 작가의 자세한 이력은 공개 자료에서 찾기 어려웠어요. 이번 작품 '흔들리지 않고 지는 잎'은 2012년 유리캐스팅으로 만든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이에요. 투명한 유리 덩어리 안에 잎이 지는 순간이 담겨 있어서 빛에 따라 표정이 달라져요.

강석원 | '기억 2007', 2007
모형 콤파스, 돌, 채색, 45×73×35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강석원 작가는 동명이인이 많아 이력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어요. 이번 작품 '기억 2007'은 모형 콤파스와 돌에 색을 입힌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이에요. 원을 그리는 도구와 돌이 만나 어떤 해의 기억을 붙잡아 둔 듯한 느낌을 줘요.

함경아 | '자살 시리즈', 2008
청화백자에 그림, 52×59×38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함경아 작가는 1966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서양화과와 뉴욕 SVA를 졸업했어요. 자신의 도안을 북한 자수 장인에게 보내 완성하는 자수 작업으로 유명하고, 분단과 검열, 정보의 자유를 이야기해 왔어요.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전시에 참여했고, 영국 V&A에도 작품이 소장돼 있어요.

민예은 | '학', 2011
청동, 아크릴지, 아크릴, 76×59.5×58.5 cm,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민예은 작가는 1986년생으로, 열아홉 살에 프랑스로 건너가 클레르몽 메트로폴 고등미술학교에서 석사를 마쳤어요. 집과 가구를 잘라 다시 조립하는 설치 작업으로 집, 이주, 섞인 정체성을 이야기해요. 2020년에는 천안시립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개인전을 열기도 했어요.
'학'은 머리는 사실적인 청동으로, 몸은 종이접기 학으로 만든 작품이에요. 작가는 날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멈춰 있는 생명체라고 설명해요.


정정주 | 'green light', 2022
액자형 32인치 모니터, 3D 애니메이션, 74×43.4×8.5 cm, Ed. 3/5,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정정주 작가는 1970년 함평 출생으로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공부했어요. 건축 모형 안에 카메라를 넣어 빛과 시선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알려져 있고, 2010년 김종영미술상을 받았어요. 이번 전시에선 '빛의 뜰'을 맡았어요.


강문석 | '초원-체스(Chess)', 2011
FRP에 우레탄 도장, 145×68×50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강문석 작가는 이력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찾기 어려웠어요. 이번 작품 '초원-체스(Chess)'는 2011년 FRP에 우레탄 도장으로 만든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이에요. 체스 게임과 초원의 이미지를 겹쳐 놓은 매끈하고 경쾌한 조각이에요.

박선기 | '시점 07-032', 2007
혼합재료에 도색, 28×50×18 cm, Ed. 5/6,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박선기 작가는 1966년 경북 선산 출생으로 중앙대 조소과와 이탈리아 브레라 미술원을 졸업했어요. 숯을 줄에 매달아 공간에 형상을 띄우는 작업으로 유명하죠. '시점(Point of View)' 연작은 보는 위치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시각의 착시를 다뤄요. 2005년 김종영미술관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시점' 연작은 형태를 잘라 다시 배치해서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작품이에요. 한 바퀴 돌며 감상해 보세요.

이경재 | '봄날', 2011
대리석, 53×20×17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이경재 작가는 대리석, 사암, 화강석으로 사람을 조각해 온 작가예요. 불상이나 옛 석조 인물상처럼 단순하고 둥근 얼굴, 넉넉한 양감이 특징이에요.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평화롭고도 따뜻한 정신세계'라고 표현해요. 이탈리아 루카에서도 작품을 선보였답니다.

이윤복 | 'Body', 2019
스테인리스 스틸, 단조, 63×11×19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이윤복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망치로 두드리고 오랫동안 연마해서 사람의 몸을 조각해요. 거울처럼 매끈한 표면 속에 '완전한 존재 안의 고단함'이 담겨 있다는 평을 받아요. 2024년 성남큐브미술관 '성남의 얼굴전', 2025년 서울조각도시 전시에도 참여했어요.


차종례 | 'Expose Exposed 141015', 2014
자작나무 합판, 사각철재 프레임, 72×120×25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차종례 작가는 1968년 대전 출생으로 이화여대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어요. 2012년부터 이어 온 'Expose Exposed' 연작은 자작나무 합판 수백 장을 깎아 붙여 모래 언덕이나 물결 같은 표면을 만들어요. 작은 원뿔들이 빼곡히 솟은 모습에서 창조와 무한의 이미지를 느낄 수 있어요.

박은선 | 'Sharing26', 2008
흰색 및 녹색 대리석, 50×18×18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박은선 작가는 1965년생으로, 경희대 미대 졸업 후 이탈리아 카라라 미술원을 나와 피에트라산타에서 25년 넘게 활동해 왔어요. 두 색의 대리석을 줄무늬로 쌓고 일부러 깨뜨린 뒤 다시 붙이는데, 그 균열에도 꿋꿋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2016년엔 피렌체 시내 곳곳에서 전시를 열었어요.

박종영 | 'Pinocchio 6', 2017
목재, 인조안구, 모터, 센서, 53×23×23 cm,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박종영 작가는 기계공학을 공부하다 스물일곱에 조소과에 들어간 독특한 이력의 작가예요. 나무 조각에 센서와 얼굴 인식 장치를 더해 관람객에게 반응하는 작품을 만들고, '감시'를 주제로 박사학위도 받았어요. 2024년 송은미술대상전에 참여했고 미술은행에도 작품이 소장돼 있어요.

강희덕 | '위로의 손 IV', 2007
브론즈, 42.7×17×11 cm, Ed. 2/3,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강희덕 작가는 고려대 미술교육 교수를 지낸 조각가예요. 2008년 '대한민국 조각 100인전'에 기도하는 두 손 모양의 청동 작품 '위로의 손'을 냈는데, 숭례문 화재로 속상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다는 평을 받았대요. 이번 작품도 그 연작 중 하나예요.

김병호 | '침묵의 기념비', 2008
동, 피에조 스피커, 와이어링 플랫폼 보드, 28×169×26 cm, Ed. 1/3,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김병호 작가는 1974년 서울 출생으로 홍익대와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을 졸업했어요. 금속 모듈로 만든 '정원' 연작과 소리 작업으로, 체계화된 도시 문명과 사람의 마음 사이를 이야기해요. 2010년 이곳 소마미술관에서도 개인전을 열었고, 이번 전시에선 '검은 뜰'을 맡았어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 기획전 '군락: 여섯 개의 뜰' 전시 1부 공간이에요. 작품 관람에 순서도 없고 관람객 편하게 좋아하는 작품 따라 감상하시면 돼요.


김윤수 | '파도', 2014
0.8mm 투명 PVC, 쌓기, 9×26.6×14.5 cm, 15.5×40.5×20 cm,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김윤수 작가는 1975년생으로 중앙대에서 조소를 공부했어요. 0.8mm 두께의 푸른 투명 비닐을 사람 발자국 모양으로 오려 겹겹이 쌓는데, 쌓일수록 바다나 바람 같은 풍경이 생겨나요. 2024년 경기도미술관 '우리가, 바다' 전에도 참여했고, 국립현대미술관에도 작품이 있어요.
'파도'는 0.8mm 투명 비닐을 겹겹이 쌓아 물결의 깊이를 만든 작품이에요. 층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예뻐요.

김병호 | '40개의 수직정원', 2023
스테인리스 스틸에 우레탄 코팅, 167×77×77 cm, Ed. 1/3,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앞에서 본 '침묵의 기념비'와 같은 김병호 작가의 작품이에요. 검은 물방울 같은 금속 모듈이 나무처럼 층층이 매달려 있어서, 작가가 말하는 '정원' 연작이 어떤 건지 한눈에 들어와요. 2부 '검은 뜰'에서 이 작가의 작품을 더 만날 수 있어요.


권오상 | '세 파트의 떡갈나무 좌대', 2013-2018
압축 스티로폼에 C-프린트, 투명 에폭시, 170×101×67 cm,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권오상 작가는 1974년생으로 홍익대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어요. 스티로폼 위에 사진을 이어 붙인 '데오도란트 타입' 연작으로 '가벼운 조각'을 처음 선보였죠. 영국 맨체스터 아트갤러리, 일민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V&A에도 작품이 소장돼 있어요.
'세 파트의 떡갈나무 좌대'는 조각을 올려두던 좌대를 사진조각으로 만든 작품이에요. 늘 조연이던 좌대가 주인공이 됐어요.


최수앙 | 'Gaze', 2014
레진에 유채, 80.5×44×50 cm, Ed. 1/5,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최수앙 작가는 1975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했어요. 극사실 인체 조각으로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보여주며 주목받았고, 요즘은 근육과 뼈를 드러낸 해부학적 조각과 회화로 작업을 넓혀 왔어요. 2014년 김세중청년조각상을 받았고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어요.


박소영 | '덩어리', 2006
폴리코트, 우레탄코팅, 스테인리스 스틸, 56×47×43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박소영 작가는 동명이인이 많아 이력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웠어요. 이번 작품 '덩어리'는 2006년 폴리코트와 우레탄 코팅,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이에요. 매끈한 표면의 둥근 덩어리가 존재감을 뽐내요.

곽철안 | 'Cursive Structure Chair-Black', 2019
합판, 레드오크무늬목, 먹, 바니쉬, 82×105×73 cm,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곽철안 작가는 홍익대와 네덜란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에서 공부한 가구 작가예요. 'Cursive Structure' 연작은 붓글씨 흘림체의 획을 입체로 옮긴 작품인데, 얇은 합판을 먹으로 까맣게 물들여 조립했대요. 이 연작의 첫 작품이 바로 의자였다니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Cursive Structure Chair-Black'은 먹으로 물들인 합판으로 붓글씨 획의 흐름을 살린 의자예요. 이 연작의 출발점이 된 작품이래요.
이혜민 | 'Metamorphosis', 2022
청동과 대리석, 59.5×17.5×17.5 cm,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이혜민 작가는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뉴욕대 대학원에서 공부했어요. 버려진 천과 한복으로 만든 '베개' 작업으로 치유와 위로를 이야기해 왔죠. 2016년 시작한 청동 'Metamorphosis' 연작은 힘든 시기에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대요. 약한 재료로 강한 작품을 만든다는 태도가 멋져요.
'Metamorphosis'는 2016년부터 이어진 청동 연작으로, 한 점씩만 만든대요. 이번 작품은 청동과 대리석이 함께 쓰였어요.
박태동 | 'Growing Gemstones-2', 2016
동판, 스테인리스 스틸, 121.5×65×58 cm, 27×39.5×25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박태동 작가는 서울대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금속 조각가예요. 2009년부터 금속 판을 용접하고 연마해 원석처럼 보이게 만드는 'Gemstone' 연작을 이어오고 있어요. 2015년 개인전 'growing gemstones'로 연작을 넓혔고, 2014년 한국조각가협회 올해의 작가상을 받았어요.
'Growing Gemstones-2'는 금속 판으로 자라나는 원석을 표현한 작품이에요. 반짝이는 표면이 정말 예뻐요.

채우승 | '자락 08-1', 2008
레진, 화이버글라스, 118×43×15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채우승 작가는 1960년 전주 출생으로, 군산대와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 미술원에서 조각을 공부했어요. 1988년부터 20여 회 개인전을 열며 우리가 보는 방식과 경계의 모호함을 탐구해 왔어요. 2020년 개인전 '헛꿈'에서는 예술의 물질성과 영원성을 질문했대요.

이용덕 | '원을 그리며 순환하다 0602', 2006
브론즈, 나무, 브론즈캐스팅, 75×60×32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이용덕 작가는 1959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와 독일 베를린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교수를 지냈어요. 안으로 파낸 형상이 튀어나와 보이는 '역상조각'을 직접 창안했는데, 사진으로는 잘 안 담길 만큼 신기해요. 남산 안중근 의사상도 이 작가의 작품이래요.
'원을 그리며 순환하다 0602'는 역상조각이라 좌우로 천천히 걸으며 보면 형상이 따라오는 것 같아요.

고정수 | '물구나무 서기-2', 2014
알루미늄래핑, 71.5×47.5×27.5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고정수 작가는 1947년생으로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했고, 1981년 국전 대상을 받았어요. 둥글고 풍만한 여체 조각의 대가로 불리고, 요즘은 모성을 상징하는 곰도 만들어요. 반달곰을 직접 키우며 관찰했대요. 2025년엔 60년 작업을 돌아보는 회고전 '여체 & 곰'을 열었어요.
'물구나무 서기-2'는 알루미늄 래핑으로 만든 작품으로, 거꾸로 선 몸의 균형감이 유쾌해요.

변대용 | '나의 곰', 2025
FRP, 우레탄 도장, 78×55×44 cm, Ed. 5/5,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변대용 작가는 1972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대 미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어요. 반짝이는 팝 조각으로 일상과 관계를 동화처럼 풀어내는데, 파스텔 톤 '백곰'이 특히 사랑받아요. 2010년 송은미술대상을 받았고,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도 작품이 소장돼 있어요.

최기석 | 'Ball', 2010
철, 2점, 각 50×50×50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최기석 작가는 1962년생으로 홍익대와 독일 쾰른 미술대학에서 공부했어요. 1980년대 후반부터 철로만 작업해 왔고, 2000년대 이후엔 정육면체나 구처럼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공간에 배치하는 작업을 해요. 국립현대미술관과 포스코에도 작품이 소장돼 있어요.
'Ball'은 철로 만든 공 두 점이에요.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 철의 무게감이 더 잘 느껴져요.


최수앙 | '자율성을 위한 소묘', 2011
크리스탈 레진, 석고, 나무, 22×23×8 cm, 46×23×36 cm, 100×35×47 cm, Ed. 1/8,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앞에서 본 'Gaze'의 최수앙 작가 작품이에요. 투명한 크리스탈 레진으로 만든 말과 석고, 나무가 함께 놓여 있어서, 극사실 인체 조각과는 또 다른 결을 보여줘요. 2부 '생장의 뜰'에서 이 작가의 최근 작업을 더 만날 수 있어요.


이효문 | '내 안의 꿈을 찾아서', 2007
참죽나무 접목에 알미늄, 93×60×40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이효문 작가는 전주대를 졸업하고 전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고철 용접으로 시작해 나무 조각으로 옮겨 왔고, 참죽나무 같은 따뜻한 재료로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작업을 해요. 전라미술상을 받은 작가예요.

오유경 | '맺고 있는 얽힘 상태', 2024-2025
혼합재료, 187×70×60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오유경 작가는 1979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시립대와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했어요. 자연에서 온 사물들 사이에 에너지가 어떻게 흐르는지 탐구하고, 크리스탈 구슬과 나무로 쌓은 '바람의 탑' 연작이 대표작이에요. 에르메스 재단 레지던시에도 참여했어요.
'맺고 있는 얽힘 상태'는 2021년 개인전 'being connected'에서 이어진 작품으로, 연결된 것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신미경 | 'Angel Series 58', 2024
비누, 향유, 53×26×26 cm,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
신미경 작가는 1967년 청주 출생으로 서울대와 런던 슬레이드 미술학교를 졸업했어요. 비누로 고전 조각과 도자기를 똑같이 '번역'하는 작업으로 유명하고, 2007년 영국박물관에서도 전시했어요. 비누 조각을 화장실에 두고 실제로 쓰게 하는 '화장실 프로젝트'도 정말 재밌어요.
'Angel' 연작은 '엔젤'이라는 향수에서 시작됐대요. 2024년 북서울미술관 개인전에서 선보였고, 비누의 투명함과 향으로 천사를 표현했어요.


1부를 다 돌고 나면 한 바퀴 더 걸어보세요. 처음엔 안 보이던 작품끼리의 관계가 두 번째엔 보이더라고요. 서 있는 자리만 바꿔도 풍경이 달라진다는 1부 설명이 무슨 뜻인지 알게 돼요.

이제 2부 – 여섯 개의 뜰로
뜰은 담장 안에서 사람이 조용히 가꾸는 작은 세계예요. 2부에서는 군락 속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가 여섯 작가가 지은 각자의 뜰을 들여다봐요. 빛, 시간, 경계 같은 서로 다른 물음을 품은 뜰들을 건너다 보면, 닮지 않은 세계들이 만나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어요. 손이 닿지 않는 자연도, 완벽한 인공도 아닌 그 사이에서 각 뜰은 고유한 밀도를 만들어요.

김병호 – 검은 뜰
김병호 작가에게 도시는 인간의 욕망으로 설계된 거대한 '정원'이에요. 그는 도로와 건물, 규칙 같은 보이지 않는 질서를 설계도를 그리고 엔지니어와 협업해 조각으로 옮겨요. 이번엔 무광의 검은 구조물과 거울이 펼쳐지는데, 관람자가 들어서 움직일 때마다 단단한 질서 속 균열이 보여서 익숙한 감각을 새롭게 깨닫게 돼요. 철저히 계산된 정원 안에서 시선과 빛의 방향에 따라 균형이 흔들리는 순간이 꽤 인상적이에요. 무광의 검은 표면은 윤곽만 남긴 채 질서의 표본처럼 서 있답니다.

2부 여섯 개의 뜰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정리할게요.
관람 정보 한눈에 보기
- 기간: 2026년 10월 9일(금) ~ 2027년 5월 30일(일)
- 장소: 소마미술관 2관 기획전시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공원 내)
- 시간: 10:00~18:00 (입장 마감 17:00),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개인 8,000원(연령 구분 없음), 20명 이상 단체 50% 할인
- 무료: 만 3세 미만, 만 65세 이상, 장애인(동반 1인), 국가유공자, 문화누리카드·예술인패스·ICOM카드 소지자, 문화가 있는 날(마지막 주 수요일), 초·중·고·대학교 단체 등
- 함께 보기: 같은 2관 상설전시실 《조각이 꿈+틀》은 군락 관람 시 무료
전시장에는 AI 도슨트 해설이 상시 운영되고, 어린이용 조각 체험 공간과 참여 작가 워크숍도 마련돼 있어요. 김해시립김영원미술관의 《조각지도: The Unfolding Atlas》와 함께 열리는 연계전이니, 김해 쪽 전시도 기회 되면 같이 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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