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오랜만에 혼자 압구정로데오 쪽으로 전시 보러 다녀왔어요. 탕컨템포러리아트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장콸 작가 개인전 《유유(幽幽)》예요.
장콸 작가 그림은 SNS에서 몇 번 스쳐 보면서 언젠가 실물로 꼭 봐야지 했던 작가라, 전시 소식 듣자마자 캘린더에 적어뒀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화면으로 보던 것과 실물은 완전히 달랐어요.
한눈에 보기
장콸 개인전 《유유(幽幽)》는 2026년 10월 17일부터 11월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에 있는 탕컨템포러리아트 서울(Tang Contemporary Art Seoul)에서 열리는 장콸(Jang Koal) 작가의 개인전이에요. 한지 위에 아크릴로 그린 회화 17점과 수채화 드로잉 11점, 총 28점을 볼 수 있어요. 블라인드, 철망, 거미줄, 물처럼 인물을 가리는 요소를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를 그린 전시예요.
전시 정보
■ 전시명 : 장콸 개인전 《유유(幽幽)》 YUYU
■ 기간 : 2026.10.17(토) ~ 11.21(토)
■ 장소 : 탕컨템포러리아트 서울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 B2)
■ 관람시간 : 화~토 10:30 ~ 18:00 (일·월요일, 공휴일 휴관)
■ 작품 : 한지 위 아크릴 회화 17점 + 수채화 드로잉 11점

갤러리는 압구정로데오역에서 걸어서 금방이에요. 건물 지하 2층에 있는데, 지하라고 생각하고 내려갔다가 생각보다 훨씬 밝고 탁 트인 공간이라 놀랐어요.

입구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타이틀 월. 연한 핑크 라인으로 쓴 JANG KOAL, YUYU 글씨가 은은해서 전시 제목이랑 참 잘 어울렸어요.
'유유(幽幽)'는 깊고 아득하며, 빛이나 소리가 희미하게 감도는 상태를 뜻한대요. 눈앞에 있는데도 완전히 다 드러나지 않는 무언가. 들어가기 전에 전시 서문을 한 번 읽고 들어가니까 그림을 보는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지더라고요.


전시장은 입구에서부터 번호 순서대로 따라 돌면 자연스럽게 한 바퀴 돌게 되는 구조예요. 벽 색도 구간마다 흰색, 버건디, 짙은 남색으로 바뀌어서 섹션이 넘어가는 느낌이 확실히 있어요.

블라인드 너머, 철망 너머
첫 번째로 만나는 작품 〈Look Out〉. 블라인드 사이로 이쪽을 내다보는 얼굴인데, 눈이 딱 마주치는 순간 내가 보고 있는 건지 보여지고 있는 건지 헷갈리더라고요. 이번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가림'이라는 키워드가 첫 작품부터 바로 와닿았어요.

버건디 벽 쪽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확 바뀌어요. 진한 벽 색 덕분에 그림 속 색들이 훨씬 또렷하게 살아나요.


〈Come Closer〉 시리즈. 철망 너머로 인물들이 손을 내밀고 있어요. 제목은 '가까이 와'인데 정작 그 사이엔 철망이 놓여 있으니까, 다가갈수록 오히려 거리가 느껴지는 묘한 그림이에요.
세 점이 나란히 걸려 있어서 표정이랑 손짓을 하나씩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어요. 철망 사이로 비치는 색감이 너무 예뻐서 한참 앞에 서 있었네요.



장콸 그림 속 고양이들
장콸 작가 그림에 고양이가 빠질 수 없죠. 핑크 배경 위 푸른빛 도는 검은 고양이와 노란 고양이가 짝처럼 걸려 있었는데, 작품 리스트를 보니 〈Shadowed〉와 〈Sunlit〉이에요. 그늘과 햇빛, 제목까지 짝꿍이라 둘을 같이 보는 게 포인트예요.
등 세우고 털 부풀린 자세가 너무 고양이 같아서 혼자 피식 웃었어요. 집사분들은 이 두 점 앞에서 분명 발걸음이 멈추실 거예요.


인물화들은 가까이에서 볼 때 진짜 매력이 있어요. 장콸 작가는 한지 위에 아크릴 물감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선명한 색면 아래로 한지 특유의 섬유결이 은근하게 비쳐요. 화면으로 볼 땐 매끈한 일러스트 같았는데 실물은 훨씬 따뜻하고 결이 살아 있어요. 이건 꼭 직접 보셨으면 좋겠어요.



가까이 다가가서 찍은 디테일. 눈빛 하나에 담긴 묘한 긴장감, 이게 장콸 그림의 매력인 것 같아요.

어두운 방, 가려진 얼굴들
짙은 남색 벽 공간으로 들어서면 조명이 한층 낮아지면서 그림들이 더 깊어 보여요.

꽃 속에 몸이 반쯤 가려진 인물, 거미줄 너머로 눈만 빛나는 얼굴, 수풀 사이 실루엣으로만 남은 몸. 이 섹션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라는 전시 주제가 제일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곳이었어요.
거미줄 작품은 〈Silk Vigil〉이에요. 무섭다기보다는 조용히 무언가를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라 오래 머물렀어요.




물속의 인물들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했던 물 시리즈. 물속에 잠긴 인물, 수면 아래 떠 있는 몸, 물에 반쯤 가려진 얼굴들이에요. 〈Midwater〉, 〈Surface Tension〉, 〈Slack Tide〉처럼 제목에도 물이 계속 등장해요.
수면이라는 얇은 막 하나로 안과 밖이 나뉘는데, 그게 꼭 남들한테 보이는 내 모습과 속마음 사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시 서문에 나온 'Inner Weather(내면의 날씨)'라는 말이 이 앞에서 계속 맴돌더라고요.




수채화 드로잉 섹션
마지막 벽에는 31x41cm 크기의 수채화 11점이 모여 있어요. 큰 회화랑은 또 다르게 가볍고 사랑스러운 느낌이에요. 파랑, 빨강, 검정 단색으로 그린 작품이 많아서 한 벽에 모아두니 리듬감이 있었어요.

가슴에서 나비 떼가 날아오르는 이 작품은 〈Butterflies in my stomach〉. 설렐 때 속이 간질간질한 그 느낌을 이렇게 그렸다는 게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이번 전시에서 제일 갖고 싶었던 작품이에요.

〈String figure〉. 실뜨기하듯 얽힌 선 너머의 얼굴. 수채화인데도 짙은 남색이 꽤 묵직하게 다가와요.

데스크 쪽에는 작품 리스트와 도면이 함께 있는 리플렛이 있어요. 번호랑 위치가 같이 나와 있어서 이거 하나 챙겨서 보시면 훨씬 편해요.


한 바퀴 다 돌고 나서 처음 공간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두 번째 볼 때는 처음에 지나쳤던 디테일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장콸 《유유》 전시 자주 묻는 질문
Q. 장콸 개인전 《유유》 전시 기간은 언제인가요?
2026년 10월 17일(토)부터 11월 21일(토)까지예요.
Q. 탕컨템포러리아트 서울 위치는 어디인가요?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 지하 2층이에요. 압구정로데오역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어요.
Q. 관람 시간과 휴관일은요?
화요일~토요일 오전 10시 30분 ~ 오후 6시이고, 일요일·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에요.
Q. 장콸은 어떤 작가인가요?
1989년 울산 출생으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독학 작가예요. 어린 시절 사찰의 불화에서 받은 영향을 바탕으로, 전통 한지 위에 아크릴로 선명한 색면과 섬세한 패턴의 여성 인물, 고양이, 꽃, 자연을 그려요.
Q. 어떤 작품이 전시되나요?
〈Look Out〉, 〈Come Closer〉 1~3, 〈Shadowed〉, 〈Sunlit〉, 〈Silk Vigil〉, 〈Inner Weather〉, 〈Midwater〉, 〈Surface Tension〉 등 회화 17점과 〈Butterflies in my stomach〉, 〈String figure〉 등 수채화 11점이 전시돼요.
전시를 보고 나서
처음엔 예쁜 그림 보러 가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나올 때는 생각이 꽤 많아졌어요. 다 보여주지 않는 그림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는 걸 느낀 전시였어요.
우리는 누군가를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사람의 '내면의 날씨'까지는 알 수 없잖아요. 그 거리를 억지로 좁히기보다 그대로 인정하는 것. 장콸 그림 속 인물들이 지키고 있는 게 바로 그 거리 같았어요.
11월 21일까지라 아직 시간 여유 있어요. 압구정로데오 쪽에 약속 있으시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일요일, 월요일은 휴관이니 방문 전에 요일 꼭 체크하시고요!
■ 장콸 개인전 《유유(幽幽)》
■ 2026.10.17 ~ 11.21 / 화~토 10:30 ~ 18:00
■ 탕컨템포러리아트 서울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 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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