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과 함께/취미 전시 공연 요리

넥스트뮤지엄 전시 김선재 개인전 'Cor Viride 녹색 심장' @ 잠실 롯데월드몰

by a4b4 2026. 10. 14.
반응형

잠실 롯데월드몰 2층 넥스트뮤지엄에 다녀왔어요. B관 모나미 작가 전시를 보고 바로 옆 A관으로 넘어갔는데, 문 하나 지났을 뿐인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깜짝 놀랐어요. 이번 A관 전시는 김선재 작가 개인전 ‘Cor Viride(녹색 심장)’이에요.

흑백의 차분한 B관과 달리 여긴 초록빛 숲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에요.

김선재, ‘썬더 써펜트 (Thunder Serpent)’, 2026
Acrylic on panel, 41.5 x 42.5 cm (frame included)

 

| 전시개요

  • 전시명 : Cor Viride (녹색 심장)
  • 전시 기간 : 2026.09.30 – 2026.11.01
  • 장소 : 넥스트뮤지엄 A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2층)
  • 관람 시간 : 월–일 | 10:30–22:00
  • 전시 작가 : 김선재 (@mandelimanju)

| 넥스트뮤지엄 A관 입구

넥스트뮤지엄은 롯데월드몰 2층에 있어요. 2022년 12월에 문을 연 갤러리라 디지털 아트 전시로 처음 알려졌는데, 요즘은 회화나 조각 같은 실물 작품 전시도 자주 열려요. 입구 카페 공간을 지나면 바로 전시장이 나와요.

입구에 작품 리스트랑 작가 소개가 붙어 있으니까 들어가기 전에 한 번 훑어보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평면도에 작품 번호가 표시되어 있어서 순서대로 따라가기 편하더라고요.

| 김선재 작가는 어떤 작가일까?

김선재 작가는 1997년생 젊은 작가예요. 현실과 가상이 섞인 다감각적인 중간 세계, ‘Over World(오버월드)’를 만들어 가는 작업을 하고 있대요. 작가에게 가상 세계는 현실의 결핍을 채워주는, 불가능이 없는 이상향이라고 해요. 그래서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에서 볼 법한 비현실적인 생명체나 화려한 이펙트를 그림과 조형물로 옮겨 현실 공간에 꺼내 놓는 거죠.

 

재료도 독특해요. 합판, 에폭시 퍼티, 에어브러시 등을 활용해 평면과 조형물을 만들고, 표면을 레진으로 두껍게 덮어 반짝임과 입체감을 준대요. 실제로 보면 그림이 꼭 게임 속 아이템처럼 반짝반짝 빛나서 신기했어요. 올해만 해도 ART BUSAN, 대구예술발전소 ‘꼬레아 힙!’ 등 여러 전시에 참여할 만큼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예요.

| 모험을 떠나는 모든 이에게 축복을

전시장 안에는 작은 책자가 놓여 있는데, 이게 진짜 재밌어요. ‘녹색 심장 Cor Viride’라는 제목의 짧은 이야기가 실려 있거든요. 오래된 전설을 따라 숲에 온 주인공이 이끼 낀 여신상을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세상 모든 것이 하나의 숲에서 시작됐고 그 시작점이 바로 ‘녹색 심장’이라는 설정이에요.

 

책자를 들고 전시를 보면 판타지 게임의 퀘스트를 깨는 기분이 들어요. 작가 소개에서도 이번 전시는 거대한 오버월드 중에서 ‘녹색 심장’이라는 공간을 메인 테마로 선보이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 숲의 입구를 지키는 여신상

입구 정면에 걸려 있는 대형 작품이에요. 나무 프레임이 가시덤불처럼 작품을 감싸고 있어서 그림이 아니라 진짜 숲의 문 같아요. 옆에는 판타지 문자가 새겨진 나무 표지판도 걸려 있어요.

김선재, ‘미지의 숲으로 향하는 자들을 위한 기원의 여신상’, 2026
Acrylic on canvas, panel, 235 x 154 cm (frame included)

 

형광빛 초록 숲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여신상이에요. 책자 속 이야기에 나오는 그 여신상이라 더 반가웠어요. 가까이서 보면 날개의 깃털, 돌의 갈라진 결까지 정말 섬세해서 한참 들여다봤어요.

 

 

| 숲속에 사는 신비한 생명체들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어두운 벽에 작품들이 하나씩 빛나고 있어요. 바닥에는 낙엽이 깔려 있어서 진짜 숲길을 걷는 기분이 들어요. 작가 소개에 사운드, 돌, 나무, 냄새 같은 요소를 결합해 공간 전체를 감각적으로 꾸민다고 했는데, 딱 그 느낌이에요.

 

김선재, ‘계시의 문’, 2025
Acrylic on wood, panel, resin, 111 x 102.5 cm (frame included)

 

날개 모양 나무 프레임 안에 번개가 내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어요. 레진 코팅 덕분에 빛이 반사되면서 진짜 무언가 열리는 순간처럼 보였어요.

 

나뭇가지 모양 설치물 사이사이에 작은 그림들이 걸려 있는데, 하나하나가 숲속 생명체 도감 같아요. 귀엽기도 하고 살짝 무섭기도 한 친구들이에요.

김선재, ‘스콜피란툴라’, 2026
Acrylic on canvas, 24 x 24 cm

 

이름부터 전갈(스콜피온)과 타란툴라를 합친 생명체예요. 하얗고 보송한 털이 의외로 예뻐서 벌레 싫어하는 저도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김선재, ‘픽시마우스’, 2026
Acrylic on canvas, 45.5 x 33.4 cm

 

요정 날개가 달린 하얀 쥐예요. 숲속 풀잎 사이로 살짝 숨어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김선재, ‘빛을 밝히는 가시 돋은 곤충’, 2026
Acrylic on canvas, 27.3 x 16 cm

 

사슴벌레처럼 생긴 곤충인데 몸 곳곳에 가시가 돋아 있어요. 나무 프레임이랑 색감이 잘 어울려서 원래 숲에 붙어 있던 것 같았어요.

김선재, ‘빛나는 열매’, 2026
Acrylic on canvas, 27.3 x 34.8 cm

 

초록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열매예요. 게임에서 이거 먹으면 체력 회복될 것 같은 비주얼이에요 ㅋㅋ

김선재, ‘날지 못하는 새’, 2026
Acrylic on canvas, 30 x 30 cm

 

분홍빛 발을 웅크린 하얀 새예요. 제목을 보고 나니 괜히 마음이 짠해졌어요.

김선재, ‘흔적’, 2026
Acrylic on canvas, 53 x 45.5 cm

 

고사리랑 이끼가 가득한 숲 바닥을 그린 작품이에요. 자세히 보면 무언가 지나간 자국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보게 돼요.

 

| 숲이 깊어질수록

안쪽 벽으로 갈수록 작품 크기가 커지고 숲도 더 깊어져요. 초록색 톤이 조금씩 다르게 이어져서 걷다 보면 점점 숲 안쪽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요.

 

 

김선재, ‘베스티지움 (Vestigium)’, 2026
Acrylic on canvas, 116.8 x 91 cm

 

‘흔적’이라는 뜻의 라틴어 제목이에요. 울창한 숲속에 오래된 유적과 갑옷 같은 형체가 묻혀 있는데, 오래전 이 숲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상상하게 만들어요.

 

 

김선재, ‘트랜스마이그레이션 베슬 플라워’, 2026
Acrylic on canvas, 53 x 45.5 cm

 

난초처럼 생긴 꽃인데 꽃잎 안쪽이 작은 주머니처럼 생겼어요. ‘윤회의 그릇’이라는 제목처럼 뭔가 생명을 품고 있는 느낌이에요.

 

김선재, ‘Cycle’, 2026
Acrylic on canvas, 100 x 80.3 cm

 

하얀 뼈와 분홍 꽃이 함께 얽혀 있는 작품이에요. 죽음과 생명이 한 화면에 같이 있어서 제목 그대로 순환이 느껴져요. 개인적으로 색감이 제일 예뻤던 작품이에요.

 

김선재, ‘스쿼빗 (Squirbit)’, 2026
Acrylic on canvas, 53 x 40.9 cm

 

다람쥐(스쿼럴)와 토끼(래빗)를 합친 것 같은 생명체예요. 나무에 매달려 커다란 눈으로 쳐다보는데 너무 귀여워서 이번 전시 최애 캐릭터로 등극했어요.

 

김선재, ‘숲의 맥박’, 2026
Acrylic on canvas, panel, 144 x 188 cm (frame included)

 

빛줄기가 숲 사이로 퍼져 나가는 대형 작품이에요. 나무 넝쿨 프레임이 그림 밖으로 뻗어 나와 있어서 숲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보여요.

 

 

| 녹색 심장, 세계의 중심

전시장 가장 안쪽에는 이번 전시에서 제일 큰 작품이 있어요. 양옆으로 날개처럼 펼쳐진 나무 조형물 사이에 거대한 나무가 서 있는데, 앞에 서면 압도되는 느낌이에요.

 

김선재, ‘세계의 중심’, 2026
Acrylic on canvas, panel, 245 x 215 cm (frame included)

 

하얗게 빛나는 거대한 고목이 숲 한가운데 서 있어요. 책자 속 이야기에서 말한 세상의 시작점, 녹색 심장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싶었어요.

 

 

김선재, ‘썬더 써펜트 (Thunder Serpent)’, 2026
Acrylic on panel, 41.5 x 42.5 cm (frame included)

 

번개 치는 하늘 아래 똬리를 튼 두 마리 뱀이에요. 뾰족뾰족한 검은 프레임까지 작품의 일부라서 실물로 보면 훨씬 입체적이에요.

 

 

| 바닥에 웅크린 해츨링

전시장 바닥 한쪽에는 조형 작품도 있어요. 나무 칩이 깔린 곳에 검은 용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데, 처음엔 진짜 살아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김선재, ‘해츨링’, 2026
Epoxy putty, resin, acrylic, 112 x 80 x 43 cm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아기 용이래요. 비늘 하나하나가 레진으로 반짝여서 게임 속 몬스터를 실제로 보는 느낌이에요. 파란 눈빛이 포인트예요.

 

 

해츨링 옆에는 투명하게 빛나는 버섯도 하나 자라 있어요. 숲 바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디테일이 귀여웠어요.

 

 

 

| 관람 후기

판타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좋아하실 전시예요. 작품마다 이름도 설정도 다 있어서 하나씩 읽어 가며 보는 재미가 있어요. 책자 속 이야기도 꼭 같이 읽어 보세요. 전시가 훨씬 생생하게 느껴져요.

 

같은 기간 B관에서는 모나미 작가 개인전 ‘BEFORE IT BECOMES A WORD’도 열리고 있어서 한 번에 두 전시를 같이 보기 좋아요. 밤 10시까지 열려 있으니 롯데월드몰 들르실 때 가볍게 들러 보세요.

 

전시 작품들은 넥스트컬렉션 김선재 작가 페이지에서도 다시 볼 수 있고, 작가님 작업 소식은 인스타그램 @mandelimanju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초록 숲속에서 신비한 생명체들을 만나고 온 기분이었어요. 11월 1일까지니까 잠실 가실 일 있으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넥스트뮤지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