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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취미 전시 공연 요리

넥스트뮤지엄 전시 모나미 개인전 'BEFORE IT BECOMES A WORD' @ 잠실 롯데월드몰

by a4b4 2026.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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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잠실 롯데월드몰 갔다가 2층 넥스트뮤지엄에 쏙 들어갔다 왔어요. 9월 30일부터 B관에서 모나미 작가 개인전 ‘BEFORE IT BECOMES A WORD’가 시작됐거든요. 쇼핑하다가 잠깐 들르기 딱 좋은 위치라 가볍게 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오래 머물다 나왔어요.

 

뾰족뾰족한 까만 머리에 해골 무늬 보디슈트를 입은 아이 캐릭터, 한 번 보면 잊기 힘든 얼굴이에요 ㅎㅎ 전부 흑백으로만 그려졌는데도 묘하게 포근하고 귀여워서 그림 앞에서 자꾸 발걸음이 멈추더라고요.

| 전시개요

  • 전시명 : BEFORE IT BECOMES A WORD
    (말이 되기 이전의 감각, 내면 속 또 하나의 현실)
  • 전시 기간 : 2026.09.30 – 2026.11.01
  • 장소 : 넥스트뮤지엄 B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2층)
  • 관람 시간 : 월–일 | 10:30–22:00
  • 전시 작가 : 모나미 (@m0n4mee)

 

| 넥스트뮤지엄 B관 가는 길

넥스트뮤지엄은 롯데월드몰 2층에 있는 갤러리예요. 2022년 12월에 문을 연 곳인데, 처음엔 디지털 아트와 NFT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실물 회화 전시도 꾸준히 열리고 있어요. 입구 쪽에 카페 공간도 있어서 커피 한 잔 들고 둘러보기 좋답니다.

| 말이 되기 이전의 감각

어떤 감정은 단어 하나로 딱 정리가 안 되잖아요. 기쁨이랑 슬픔, 그리움이랑 불안이 한꺼번에 섞여 있을 때처럼요. 입구에 붙어 있던 서문을 읽어보니 모나미 작가는 이렇게 말이 되기 전의 감각을 먼저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한대요. 언어로 정리하는 순간 오히려 뭉개져 버리는 감정들을 이미지로 남겨두는 거죠.

 

서문에 나온 ‘내면 속 현실’이라는 표현도 기억에 남아요. 현실에서 벗어난 허구의 공간이 아니라, 각자의 기억과 감정, 침묵을 거쳐 다시 만들어진 또 하나의 현실이라는 뜻이래요. 그래서인지 그림 속 아이는 늘 혼자, 조용한 장면 안에 머물러 있어요. 작품을 해석하려고 애쓰기보다 그 앞에서 내 감정을 가만히 마주하게 된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어요.

 

작가 소개 자료를 찾아보니 모나미 작가는 현실과 환상,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애매한 경계에 엉켜 있는 감각을 꾸준히 다뤄온 작가더라고요. 대상을 관찰하고, 다시 재구성하고, 말로 정리해본 다음 연필 스케치와 디지털 작업을 거쳐 그림으로 옮기는 과정을 거친다고 해요. 이번 전시에서는 그 결과물을 캔버스 위 아크릴 회화로 만나볼 수 있어요.

 

| 117 x 91cm 대형 신작들

한쪽 벽에는 117 x 91cm 크기의 신작 세 점이 나란히 걸려 있어요. 모두 올해 그린 아크릴 작업이에요. 가까이 가서 보면 붓질이 정말 매끈해서 처음엔 사진이나 프린트인 줄 알았어요.

 

모나미, ‘Inertia in Bloom’, 2026
Acrylic on Canvas, 117 x 91 cm

 

거실 한가운데서 붕 떠오른 아이예요. 소파, 흔들목마, 찻주전자 같은 익숙한 물건들 사이에서 혼자 둥실 떠 있는 모습이 꿈속 장면 같더라고요. 제목은 ‘관성’인데 정작 아이는 가볍게 떠오르고 있다는 게 재밌었어요.

모나미, ‘Inner Ascent’, 2026
Acrylic on Canvas, 117 x 91 cm

 

개인적으로 제일 오래 본 작품이에요. 잔잔한 물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가슴 앞에 빛나는 하트를 품고 있는데, 뒤로는 계단이랑 커다란 별, 초승달이 떠 있어요. 눈을 감은 표정이 너무 평온해서 보는 저까지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모나미, ‘Pale Balance’, 2026
Acrylic on Canvas, 117 x 91 cm

 

높이 쌓아 올린 의자 꼭대기에 앉아 책을 읽는 아이예요. 아래 의자들은 삐뚤빼뚤 위태로운데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책에 빠져 있어요. 제목이랑 너무 찰떡이라 웃음이 났던 작품이에요.

 

| 맞은편 벽의 세 작품

반대편 벽에도 같은 크기의 신작 세 점이 걸려 있어요. 이쪽은 조금 더 몽환적이고 무대 같은 느낌이 강했어요.

 

모나미, ‘Elsewhere, As Is’, 2026
Acrylic on Canvas, 117 x 91 cm

 

뭉게뭉게 구름 위에 누워 잠든 아이예요. 뒤로 보이는 바위산이 꼭 동양화 산수화 같아서 신기했어요. ‘다른 곳, 있는 그대로’라는 제목처럼 어딘가 멀리 와 있는데도 편안해 보이는 장면이에요.

모나미, ‘Aether’, 2026
Acrylic on Canvas, 117 x 91 cm

 

이번 전시 포스터에 들어간 메인 작품이에요. 커튼이 드리운 무대 위, 젖소 무늬 말 위에 아이가 앉아 있고 양옆엔 빛나는 친구들이 유령처럼 떠 있어요. 실물로 보면 빛 표현이 훨씬 은은해서 꼭 직접 보셨으면 해요.

모나미, ‘Weightless Mind’, 2026
Acrylic on Canvas, 117 x 91 cm

 

커다란 퍼즐 조각과 하얀 비둘기들 사이에 아이가 무릎을 끌어안고 웅크려 앉아 있어요. 마음이 복잡할 때 혼자 이렇게 앉아 있고 싶어지는 순간 있잖아요. 그 기분이 그대로 느껴져서 괜히 짠했어요.

 

| 귀여움 가득, Otherwise Series

안쪽 벽에는 38 x 38cm 정사각형 소품 시리즈가 쪼르르 걸려 있어요. 배경 없이 하얀 바탕에 캐릭터만 그려져 있어서 꼭 피규어 사진 같아요. 대형 작품이 몽환적이었다면 이쪽은 일상 속 장면이라 훨씬 귀엽고 친근해요.

 

(왼쪽) 모나미, ‘Otherwise Series no.1’, 2026
(오른쪽) 모나미, ‘Otherwise Series no.2’, 2026
Acrylic on Canvas, 38 x 38 cm

 

no.1은 쪼그려 앉아 돋보기로 개미를 관찰하는 모습이고, no.2는 블록 장난감 총을 들고 진지하게 겨누는 모습이에요. 표정이 진지해서 더 웃겨요 ㅋㅋ

 

 

모나미, ‘Otherwise Series no.3’, 2026
Acrylic on Canvas, 38 x 38 cm

 

헤드폰을 끼고 푹신한 쿠션에 앉아 동글동글한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아이예요. 혼자만의 시간을 제대로 즐기는 중인 것 같아서 부러웠어요.

 

(왼쪽) 모나미, ‘Otherwise Series no.4’, 2026
(오른쪽) 모나미, ‘Otherwise Series no.5’, 2026
Acrylic on Canvas, 38 x 38 cm

 

no.4는 조약돌을 차곡차곡 쌓아 돌탑을 만드는 중이고, no.5는 뒷모습으로 둥실 떠 있는 모습이에요. 등에 그려진 뼈 무늬가 은근 포인트예요.

 

 

 

| 은은하게 반짝이는 소품들

벽면 아래 선반에는 검은 바탕에 은빛으로 캐릭터를 그린 작은 작품들도 놓여 있어요. 별이랑 같이 그려져 있어서 조명 받으면 반짝반짝 예뻐요. 사진으로는 질감이 잘 안 담겨서 아쉬웠는데, 실물로 꼭 가까이서 보세요.

 

 

 

| 관람 후기

작품 수가 많지 않아서 3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어요. 그런데 한 점 한 점 앞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전시라 여유 있게 가시는 걸 추천해요. 밤 10시까지 열려 있어서 퇴근길이나 영화 보고 나오는 길에 들르기에도 좋고요.

 

전시된 작품들은 넥스트컬렉션 온라인 페이지에서도 다시 볼 수 있어요. 2025년 작업인 ‘Silent Fixer’, ‘Silent Rider’도 함께 올라와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넥스트컬렉션 모나미 작가 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세요. 작가님 근황은 인스타그램 @m0n4mee에서 볼 수 있어요.

 

 

말로는 다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 쌓여 있을 때, 조용히 그림 앞에 서 있다 오기 좋은 전시였어요. 11월 1일까지니까 잠실 가실 일 있으면 꼭 한 번 들러보세요!

넥스트뮤지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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