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현미 서도호 전시회 보고 잠깐 시간이 비어서 학고재 아트센터에 다녀왔네요. 마침 굿모닝타운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에 갤러리 방문 후기 공유합니다.

삼청동 골목 안쪽, 붉은 벽돌 건물이 학고재 아트센터 신관이었다. 처음 가보는 곳이라 입구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들어갔다.

입구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찍어봤더니 전시 도면과 작품 설명이 담긴 핸드아웃을 내려받을 수 있었다. 종이 팜플렛 대신 이런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핸드아웃을 열어보니 이번 전시는 굿모닝타운, 주재범, 순이지 세 작가가 함께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흔히 아는 단체전과는 결이 좀 달랐다. 하나의 주제로 묶기보다 세 개의 개인전을 나란히 놓아두는 방식이라고 했다. 전시 제목도 그래서 《개인전개인전개인전》.

핸드아웃을 손에 들고 사진 한 장 남겼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자꾸 웃음이 났다.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안으로 들어서니 조용한 공간에 굿모닝타운 작가 작품들이 띄엄띄엄 걸려 있었다. 굿모닝타운은 원래 타투 작업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회화와 오브제, 캐릭터 작업을 오가는 작가라고 들었다. SNS에서는 고양이 '모리카'와 토끼 '보일라'라는 캐릭터로 더 친숙한 이름이기도 하다.

가까이 다가가서 본 작품. 꽃밭처럼 보이는 화면인데, 자세히 보면 그 사이사이에 작은 얼굴과 생물들이 숨어 있다.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려서 표면이 도톰하게 올라와 있었다. 그림이라기보다 부조나 작은 장난감에 가까운 질감이었다.

자세히 보니 표정도 다 제각각이었다. 능청스러운 얼굴, 놀란 얼굴, 심드렁한 얼굴까지. 보고 있으면 자꾸 웃게 되는 지점이 있다.

옆 벽에는 색을 거의 쓰지 않은 작업도 걸려 있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얼굴을 보는 것 같았다.

멀리서 보면 그냥 무늬 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그 안에 캐릭터 하나하나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한참을 서서 들여다봤다.

이 작품 앞에서 특히 오래 머물렀다. 어디까지가 패턴이고 어디서부터가 캐릭터인지 구분이 잘 안 될 정도였다.

촘촘히 그려진 열매 사이, 팔을 벌리고 서 있는 작은 사람 하나를 발견했다.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난 굿모닝타운 작가 작품중에서 이 작품이 제일 좋았다.

전시장 바닥까지도 자꾸 눈에 담게 되는 공간이었다. 다시 벽으로 시선을 돌리니 흰색에 가까운 톤의 작업이 이어졌다.

멀리서 보면 자수 같기도 하고 도장을 찍어놓은 것 같기도 했는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다른 그림이었다. 같은 도안은 하나도 없었다.

공간을 옮기니 이번엔 색이 확 살아났다. 노랑, 분홍, 하늘색이 뒤섞인 꽃밭 그림.

작품 제목이 'Garden'이라고 했는데, 볼수록 정말 정원 같았다. 다만 그 안에 사는 게 꽃만은 아니었다.

초록 톤의 정원에는 화분처럼 생긴 얼굴들이 숨어 있었다. 식물인지 캐릭터인지 마지막까지 헷갈렸다.

나란히 걸린 두 작품의 결이 서로 달라서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었다. 하나는 점처럼 흩어져 있고, 하나는 그 안에 이야기가 있는 느낌이었다.

제목이 'Chitchat'이라고 했는데, 정말 다닥다닥 붙어서 수다를 떠는 것처럼 보였다. 캐릭터 수를 세다가 포기했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무늬 같은데, 자세히 보면 표정이 미세하게 다 달랐다. 같은 얼굴을 두 번 그리지 않으려 한 게 아닐까 싶었다.

꽃 하나하나의 크기가 손톱만 한데도 색이랑 표정이 다 달랐다. 이런 걸 보면 손이 참 많이 갔겠다 싶었다.
이번엔 아예 다른 느낌의 작업도 있었다. 초록에서 남색으로 번지는 배경 위에 작은 얼굴들이 줄지어 있었다.

이렇게 굿모닝타운 작가 전시회가 끝나나?

노노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사이에 마지막 작품 한 점이 걸려 있다.

이 굿모닝타운 작가 작품에 대한 해석은 각자에게 맡긴다.

이어서 지하 1층에서는 픽셀아트로 유명한 주재범 작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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