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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취미 전시 공연 요리

갤러리현대 전시회 | 김 크리스틴 선 '달 마음' 후기

by a4b4 2026.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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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계미국인 작가인 김 크리스틴 선 개인전 '달 마음' 전시회 다녀왔어요. 국내 첫 개인전으로 청각장애가 있는 작가가 그만의 느낌으로 표현한 40여점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흑백의 작품속에서 마음이 편해지는 전시회로 기억됩니다.

 

| 전시회 개요

  • 갤러리현대 본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국내 상업 갤러리에서 개최하는 첫 개인전입니다.
  • 전시 기간: 2026년 8월 26일 ~ 2026년 10월 18일
  • 전시 장소: 갤러리현대 본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14)
  • 관람 시간: 화요일 – 일요일 10: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회장 입구에 있는 두 점의 작품.

이번  김 크리스틴 선 개인전 '달 마음(Moon Mind)'전시회 에서는 목탄을 이용한 회화 작품과 조형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요.

 

 

 

 

전시장에는 대형 작품 'Mind Strong' (2025)처럼 겹쳐진 손 모양이나 'MIND'라는 문구를 형상화한 작업, 지팡이를 모티프로 한 'Mind Here with Staff' (2025) 같은 작품들이 소개돼 있고요, 크리스틴의 드로잉 일부는 인포그래픽이나 다이어그램처럼 설명적인 반면 다른 작업들은 훨씬 시적이고 추상적이라는 점도 짚고 있었어요.

 

여기서 'ASL 글로싱(ASL glossing)'이라는 개념도 나오는데, 이건 수어를 문자로 옮겨 적는 표기 방식으로 법적 문서나 통역 현장에서 쓰인다고 해요. 수어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수어를 그냥 단순한 몸짓 정도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문법 체계를 갖춘 독립적인 언어라는 걸 강조하고 있고, 1817년 프랑스 교육자 로랑 클레르가 프랑스 수어를 미국에 전한 역사도 짧게 언급돼요.

 

 

| 셰이프드 캔버스(shaped canvas)

특히 이 작가가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셰이프드 캔버스(shaped canvas) 회화 작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김 크리스틴 선은 원래부터 소리가 사회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소리와 언어, 권력, 접근성 같은 문제를 시각언어로 다뤄온 작가인데, 드로잉이나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는 물론 대형 벽화와 공공미술까지 매체를 넘나들면서 미국 수어(ASL)와 문자, 인포그래픽, 그리고 유머를 작업의 핵심 요소로 삼아왔대요. 농인 문화 속에서 자라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가 말할 수 있고 누구의 언어가 사회에서 인정받는지를 계속 질문해온 셈이죠.

 

평론에서는 이 전시를 '산행'에 비유하더라고요. 같은 산이라도 계절과 날씨,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매번 다르게 다가오는 것처럼, 작가의 '마음풍경(mindscape)'도 정해진 하나의 길이 아니라 매번 다르게 걸을 수 있는 여정이라는 거예요. 한국어 '마음'이라는 단어 자체가 심리적 중심이나 사랑, 정신, 의지, 감정이 뒤섞인 다층적 개념이라 영어로 딱 떨어지게 번역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오히려 그 번역 불가능성 덕분에 작품이 더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생긴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Moon Mind'(2026) 캔버스 연작에서는 수어의 '공간(signing space)'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등장하는데, 미국 수어에서 'Mind'라는 단어 자체가 뇌나 심장 같은 신체 부위와의 위치 관계로 정의된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어요. 크리스틴의 작업 태도를 두고 필자는 '급진적 겸손'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자기 경험을 무리하게 보편화하지 않고 구체성을 지켜낸다는 의미로 읽혔고, 테레사 학경 차의 《딕테》와 비교하는 대목도 있었어요.

 

김 크리스틴 선 개인전 '달 마음(Moon Mind)'전시회는 갤러리 현대 2층으로 이어집니다.

 

| 전시 제목인 '달 마음'도 

재미있는 배경이 있더라고요. 미국 수어에서는 '달'과 '단'을 둘 다 관자놀이를 두드리는 동작으로 표현한다고 하고, '달'이라는 단어 자체가 'once in a blue moon'처럼 시간이나 과거를 가리키는 표현에도 자주 쓰인다고 해요. 게다가 '단'은 작가 딸의 이름이기도 해서, 이 전시는 작가 개인의 내면에서 출발해 가족, 기억, 문화적 뿌리,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으로 확장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또 다른 작품 'Fortissimind'(2026)이나 'Mind Forte', 'Mind Piano' 같은 최근작들은 음악의 오선보 이미지를 함께 배치한 것이 특징이고, 마이크로어그레션(사소하지만 반복되는 차별적 언행) 같은 개념도 다뤄진다고 해요.

 

 


마지막 부분에서는 백남준을 언급하면서, 세계적으로 활동한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라는 계보 안에서 크리스틴의 작업을 짚고, 시민권 운동이나 미국 장애인법(ADA) 같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의 예술 실천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글은 이렇게 마무리돼요. "이제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을 되새기며, 감정적이고 인지적이며 영적인 의미에서의 마음, 《Moon Mind》 속에 깃든 그 마음과 함께 잠시 머물러본다." 이 글을 쓴 최태윤은 한국과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교육자라고 소개돼 있었어요.

갤러리현대 서울 종로구 삼청로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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