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우리에게는 다소 낮선 나라들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하나가 '어메이징 타일랜드 : 태국미술명품전'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이슬람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 전시회입니다.

이슬람 문화와 미술품을 만나볼 수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전시회로 추천 드립니다.




01. 전시회 개요
이번 '이슬람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 전시회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이슬람실 (3F)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아래 상설전시관으로 오셔서 3층으로 올라오시면 전시 관람이 가능합니다.


|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 이슬람실
기간 : 2025-11-22 ~ 2026-10-11
시간 : 월,화,목,금,일요일 : 10:00~18:00 수,토요일 : 10:00~21:00 * 입장 마감은 폐관30분 전까지
가격 : 무료 전시회

| 전시서문
이슬람, 아직 조금은 낯선 문화의 세계로 한 걸음 들어가 봅니다. 이슬람은 종교의 확산을 넘어, 무역과 교류를 통해 다양한 지역의 문화를 포용하고 그 안에 자신들의 문화를 녹여냈습니다. 그렇게 형성된 이슬람 문화는 동서양을 잇는 거대한 문화의 용광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대륙과 세기를 넘나들며 꽃피운 이슬람 미술은 오늘날 가장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시각 문화의 하나로 손꼽힙니다. 이번 전시는 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이슬람 미술의 찬란했던 여정을 소개합니다. 아름다운 서체의 쿠란Qur’an 필사본부터 정교한 세밀화와 공예품 등 총 83점의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의 소장품을 선보입니다. 이를 통해 이슬람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 그리고 그에 깃든 포용과 확산의 정신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관람시간 1시간 이상
이번 전시회는 카타르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 소장품 중심으로 전시회가 구성되어 있는데요. 단순하게 미술품을 감상한다기 보다 이슬람 문화를 예술품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상당히 매력적인 전시회로 추천 드려요
개인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 1시간 이상 작품 관람에 시간 고려하셔야 합니다. (저는 두 시간 정도 감상했네요.)

02 이슬람 세계의 종교미술
이슬람교는 7세기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종교예요. 예언자 무함마드가 신 '알라'에게 받은 계시를 담은 '쿠란'은 이슬람 세계를 지탱하는 신성한 신앙의 중심이 되었답니다.
무슬림들은 '다섯 기둥'이라 불리는 다섯 가지 의무 '신앙 고백, 기도, 기부, 단식, 성지 순례'를 소중히 실천하며 신과 깊은 유대감을 쌓고 전 세계적으로 하나가 되곤 해요.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종교적 실천이 쿠란 필사본이나 사원 건축 같은 다양한 예술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사실이에요. 그 속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서체와 아라베스크 장식은 이슬람 미술만의 독특하고 신비로운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또한 전시회장 곳곳에는 (복제한) 전시 작품을 직접 만지면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나, 상당히 이쁜 포토존들도 마련되어 있어요.
이 마흐랍 패널도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게 되어 있네요.


기도서 '선행의 증거'
이 책은 오스만 제국 때인 1822년 5월 7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종이와 잉크, 아름다운 색과 금, 가죽으로 정성스레 만들어진 기도서예요. 현재는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답니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모스크가 있는 메디나를 순례할 때 읽던 책으로, 당시 이슬람 전역에서 정말 인기가 많았다고 해요. 기도서 안에는 메카와 메디나의 모습을 담은 생생한 삽화들이 실려 있는데요. 오른쪽 면 삽화를 보면 검은색 정육면체로 묘사된 메카의 성소 '카바'가 등장하는데, 성지의 신성한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요.
이건 단순한 책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품으로 보이네요.

미흐랍 석판
미흐랍은 모스크 안에서 메카 방향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특별한 벽감이에요. 석판 중심에 있는 아치형 미흐랍을 보면 불을 밝힌 램프가 있는데요. 이건 신의 눈부신 광채를 등불에 비유한 쿠란의 '빛의 구절'을 담아낸 것이랍니다.
자세히 보면 램프 가운데에 신을 의미하는 '알라'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요. 벽감 주변에는 신성한 쿠란 구절들이 가득 채워져 있고, 위쪽에는 예쁜 연꽃 꽃무늬 장식까지 함께 들어가 있어서 종교적인 의미와 함께 깊은 예술성도 느껴져요.

그리고 두 점의 유물...

모스크 램프와 함께

촛대
이 촛대는 이슬람에서 '빛'은 신이자 진리를 뜻하는 아주 중요한 상징이에요. 그래서 어둠을 밝히는 촛대와 램프는 실생활뿐만 아니라 예배를 드릴 때도 꼭 필요한 물건이었답니다.
특히 황동에 은을 채워 넣은(상감) 촛대는 아름다운 아라베스크와 기하학무늬, 쿠란 구절로 화려하게 꾸며졌어요. 유리로 만든 램프에는 금속 사슬에 걸 수 있는 고리가 달려 있는 게 특징이에요. 단순히 실용적인 물건을 넘어서, 화려한 장식과 종교적인 깊은 의미를 함께 담아낸 멋진 작품이랍니다.

벽감 문양 예배용 카펫
이 작품은 '사프'라고 불리는 예배용 카펫이에요. 카펫 위를 보면 미흐랍 모양을 닮은 여섯 개의 아치가 나란히 이어져 있는데요. 여러 명이 동시에 줄을 맞춰 기도를 드릴 수 있게 만든 구조랍니다.
재미있는 점은 아치마다 제각기 다른 문양들이 조화롭게 반복되면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는 사실이에요. 당시 무굴 제국 직조공들의 엄청난 기술력과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한눈에 느껴볼 수 있는 멋진 카펫이에요.

이슬람 문화에서는 카페트가 빠질 수 없는데요.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에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카펫을 만나볼 수 있어요.


글씨로 장식한 타일
꽃잎 모양 타일을 자세히 보면 굵은 흰색 글씨로 '알라'와 '무함마드', 그리고 초대 칼리프 '아부 바크르'의 이름이 적혀 있어요. 원래 이 작품은 총 8개가 세트로 구성된 타일이랍니다.
이 타일 세트에는 세 명의 칼리프(우마르, 우스만, 알리)와 알리의 아들인 하산, 후사인까지 총 8명의 신성한 인물들의 이름이 담겨 있었다고 해요. 이렇게 아름다운 타일들은 주로 모스크의 높은 돔이나 벽면 사이사이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데 쓰였답니다.

알라 글씨가 그려진 타일입니다. 이슬람 글씨는 정말로 어렵네요.

기하학무늬로 장식한 문
모스크 같은 건물에서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한 쌍의 문이에요. 놀랍게도 못이나 접착제를 쓰지 않고 작은 나무 조각들을 정밀하게 짜 맞추는 전통 목공기술로 만들어졌답니다.

문 표면은 별 모양의 기하학적 무늬와 식물 무늬로 아름답게 꾸며졌고, 맨 위에는 이슬람 격언이 새겨져 있어 깊은 교훈을 전해줘요. 대칭과 추상, 반복되는 아라베스크 장식을 즐겼던 셀주크 왕조의 뛰어난 미의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랍니다.


이 문의 디테일을 촉감으로 느껴볼 수 있게 고려되어 있네요.

별 모양 타일과 육각형 타일

정교하고 화려한 색상의 타일들은 이슬람 종교 건축물을 한층 더 아름답게 꾸며주는 역할을 했어요. 티무르 제국과 오스만 제국 시절에 만들어진 이 타일들은 열두 개의 꼭짓점이 있는 별 모양이나 육각형 모양을 하고 있답니다.


03. 신의 뜻을 품은 종교미술
이슬람 미술에서는 우상 숭배를 금지했기 때문에 신의 가르침을 사람이나 동물 모양으로 그리지 않았어요. 대신 글자와 장식적인 무늬로 표현했는데요. 이런 제약 덕분에 오히려 아름다운 서체로 적은 쿠란 필사본이 유행하면서 독특한 서예 문화가 크게 발달하게 되었답니다.

전시장 곳곳에는 이런 이슬람 특유의 아라베스크 무늬를 이용한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금니 쿠란 필사본
금가루(금니)로 아름답게 글씨를 쓰고 윤곽선을 따라 깔끔하게 완성한 쿠란 필사본이에요. 독특한 쿠파체 서체에 빨간색과 파란색 점으로 모음을 표시해 두었고, 글자 주변에는 둥근 메달리온 무늬를 넣어 화려하게 꾸몄답니다. 이런 금니 쿠란 필사본은 정말 보기 드문 희귀한 작품인데요. 당시 아주 부유했던 상류층 후원자가 특별히 주문해서 만든 것으로 보인답니다.

초기 쿠란 양면 필사본
이 작품은 이슬람 초기 서체인 '히자즈체'로 적힌, 지금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쿠란 필사본 중 하나예요. 귀한 양피지 두 면에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 있는데요. 절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글자 사이에 붉은 잉크나 여러 개의 점을 찍어서 쿠란을 읽고 쓰는 방법을 표시해 두었답니다. 처음에 이런 필사본들은 신의 말씀을 암송하고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소중한 종교 지침이자 신앙의 대상으로 널리 퍼져나갔어요.

04. 쿠란, 신의 말씀
THE QUR’AN: THE WORD OF GOD
쿠란(Qu’ran)은 이슬람의 성스러운 경전이에요. 쿠란의 구절을 세심하게 옮겨 적고 아름답게 꾸미는 필사는 단순한 기록의 차원을 넘어 신을 향한 경배 행위로 발전하여, 이슬람의 특별한 예술 장르로 자리 잡았어요.
다채로운 서체로 써 내려간 쿠란의 구절들은 단어마다 신성한 의미를 품고,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쿠란은 이슬람 서예의 중심이자 출발점이 되었고, 그 독특한 서체와 예술적 전통은 종교를 넘어 다양한 예술 영역에 영향을 미쳤어요.

대형 쿠란 필사본
지금 남아 있는 쿠란 필사본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작품 중 하나예요. 놀랍게도 티무르 제국을 세운 '티무르'가 주문해서 만든 것이라고 해요.


이 엄청난 필사본을 완성하기 위해 무려 2,700제곱미터에 이르는 약 1,600장의 종이가 쓰인 것으로 보인답니다. 종교 예술이나 건축에서 크고 웅장한 스타일을 좋아했던 티무르 제국의 시각 문화와 상류층의 화려한 후원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05. 이슬람 문화의 포용과 확장
예언자 무함마드가 632년에 세상을 떠난 뒤, 이슬람은 아라비아반도를 넘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어요. 땅길과 바닷길을 통해 새로운 문명들과 만나면서 학문 연구가 활발해졌고, 이게 바로 이슬람 세계를 이끄는 큰 힘이 되었답니다.

이슬람 장인들도 여러 지역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기 시작했어요. 어떤 곳에서는 이슬람 문화를 받아들이면서도 자신들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해, 두 문화가 자연스럽게 섞인 새로운 예술 스타일을 만들어내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탄생한 다채로운 미술품들은 국경과 시대를 넘어 이슬람 문화권이 어떻게 완성되어 왔는지 그 긴 여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티라즈 조각
'티라즈'는 초기 이슬람의 최고 종교 지도자였던 칼리프가 후원해서 만든 아주 특별한 직물이에요. 굵은 쿠파체 글씨로 장식된 띠 모양의 문구에는 종교적인 내용과 존경을 담은 표현이 적혀 있답니다. 압바스 왕조의 귀족들은 옷에 이 티라즈 장식을 붙여서 자신의 높은 지위를 나타내기도 하고, 신을 향한 경건한 신앙심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날개 달린 말과 연속 구슬무늬 직물
이 작품은 7~8세기 사산 왕조 이란이나 소그드계 중앙아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직물 조각이에요. 동그란 메달리온 모양 안에 날개 달린 말이 그려져 있는데요. 이 문양은 사산 왕조 페르시아와 그 이후 이슬람 세계에서도 정말 중요하게 쓰인 상징이랍니다. 바로 천상의 힘과 알라의 은총을 뜻해요. 실크로드를 통해 아름다운 문양과 기술이 어떻게 서로 주고받았는지 그 교류 과정을 잘 보여주는 귀한 직물이에요.



양식화된 새무늬 직물
한 쌍의 앵무새가 서로 교차하듯 그려진 예쁜 비단 직물 조각이에요. 최근 연구를 보면, 서로 대비되는 색상과 문양이 중국의 '음양 사상'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해요. 실제로 9세기 중국에서도 이것과 아주 비슷한 문양이 발견되었답니다. 실크로드를 거쳐 동서양이 서로 활발하게 무역을 하고 문화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잘 증명해 주는 멋진 작품이에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에서 만나보는 이슬람 미술...
역시나 기존에 접한 다른 미술과는 확실하게 다른 느낌들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전시장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매력적인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백과서 '창조의 경이로움과 존재의 기이함' 필사본
이슬람 영토가 넓어지면서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과학 기술과 지식의 발전으로 이어졌어요. 덕분에 지리, 우주, 자연, 천문학을 다룬 백과사전들이 큰 인기를 끌었답니다. 이 작품은 백과사전인 '창조의 경이로움과 존재의 기이함'의 한 장면인데, 지금 남아있는 것 중 가장 오래된 판본이라고 해요. 쿠란을 포함해 100여 가지가 넘는 자료를 참고해 풍부한 지식을 담았고, 바람의 방향이나 당나귀 그림 같은 생생한 삽화가 들어있어 내용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동물 형상을 새긴 석판
스핑크스나 그리핀 같은 신화 속 동물과 실제 동물들이 새겨진 멋진 부조 석판이에요. 계단 디딤판이나 건물의 난간을 장식할 때 썼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대 페르시아에서 시작된 이런 문양들은 셀주크 왕조의 높은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하답니다. 이 석판 역시 당시에 왕실 관련 건축물에 소중하게 사용되었을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어요.

다음 전시공간으로 이동하는 중간 영상으로 이슬람 문화와 예술을 설명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네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 1부 소개를 마칩니다.
다음공간은 이슬람의 도자 유리 금속 공예로 시작해서 이슬람 왕조를 상징하는 작품들을 소개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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