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피두 센터 한화 서울 전시회 :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후기 1부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 퐁피두센터 Gallery 1과 2에서 총 8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오늘은 이번 전시회 전반부인 섹션 1~3 작품 중심으로 소개할께요.

01.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전시구성
Gallery 1
1. 새로운 언어의 탄생: 큐비즘의 시작 1907–1908
2. 형태와 공간의 해체: 분석적 큐비즘 1909–1911
3. 대중과 마주하다: 살롱 큐비즘 1910–1913
4. 색채, 리듬, 추상: 오르픽 큐비즘 1912–1914
5. 현실의 재구성: 종합적 큐비즘 1912–1914
6. 이동과 번역: 국경을 넘은 큐비즘 1912–1914

Gallery 2
7. 흩어진 궤적들: 전쟁기 큐비즘 1914–1918
8. 실험에서 양식으로: 1920년대의 큐비즘 1918–1927



이번 퐁피두센터 한화 전시회 관련 예약, 도슨트, 아트샵, 주차장 등 전시관람 관련 정보는 아래 지난 포스팅 참고하세요.
퐁피두 센터 한화 서울 주차장, 주차 요금 & 대중교통 가는길
드디어 파리 퐁피두센터 서울 분원인 퐁피두센터 한화 오픈했습니다.오픈기념 전시회로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63빌딩에 위치한 이곳은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
www.a4b4.co.kr
퐁피두센터 한화 로비에서 이번 큐비스트 전시회 첫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02. 전시장 로비
먼저 퐁피두센터 한화 G층 로비로 입장하면 넓은 홀 한 가운데 검정색 조각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앙 천장에서 내려오는 조명이 인상적인 공간인데요.

바로 퐁피두센터 한화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큐비스트 작품은 레옹뒤샹의 대형말 입니다.
대형말 The Large Horse
레몽 뒤샹-비용

레몽 뒤샹-비용은 '퓌토 그룹'의 중심 인물로, 조각이 건축이나 공간 전체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로비에 있는 '대형 말'은 이런 그의 관심이 잘 드러나는 대표작이랍니다.
멀리서 보면 달리는 말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매끄러운 곡선과 면들이 맞물린 기계 장치처럼 보여요. 처음에 말과 기수를 그렸던 스케치가 작업 과정을 거치며 점점 기계적인 구조로 변형된 것인데요. 근육과 관절이 기어처럼 바뀌면서 앞으로 돌진하는 강한 에너지를 만들어내죠. 당시 자동차나 비행기 같은 현대 기술의 속도와 힘에 매료되었던 시대 감각을 조각에 담아낸 결과랍니다.

조각 주변을 거닐며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위치에 따라 말의 형상이 기계 구조처럼 보이기도 하고 동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다면적인 경험이 큐비즘 조각의 매력이기도 해요.
안타깝게도 작가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장티푸스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이 청동 버전을 직접 보지는 못했어요. 지금의 '대형 말'은 그의 생전 석고 모델을 바탕으로 1976년에 주조된 것이랍니다. 오늘날 이 작품은 기계 시대의 속도와 문명의 에너지를 멋지게 표현한 큐비즘의 대표작으로 사랑받고 있어요.

03. 갤러리 1
두근두근...
약 15년 전 파리에서 퐁피두 미술관에 처음 방문했을 때 기대감보다 더 기대되는 시간이네요. 두근두근 퐁피두센터 1전시실로 입장 하네요.

| 전시서문
퐁피두센터 한화의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은 한화문화재단과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파트너십 아래 선보이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큐비즘이 탄생한 도시 파리를 중심으로, 1907년부터 1927년까지 약 20년에 걸친 흐름을 폭넓게 조망합니다.
전시는 퐁피두센터 소장품 91점으로 구성된 여덟 개의 섹션과 한국적 맥락을 다루는 특별 섹션으로 이루어지며, 큐비즘이 어떻게 등장하고 확산되었는지를 입체적으로 살펴봅니다. 기존의 원근법과 재현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든 큐비즘은 대상을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20세기 미술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실험은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후안 그리스, 로베르 들로네, 알베르 글레이즈, 페르낭 레제 등 동시대 예술가들에게 확산되었습니다. 이후 큐비즘은 다양한 경향으로 분화하며 국제적인 예술 운동으로 자리 잡았고, 회화뿐 아니라 조각, 영화 등 다양한 매체로 그 영향이 확장되었습니다. .

04. Gallery 1 - 섹션 1
새로운 언어의 탄생 : 큐비즘의 시작 1907–1908
큐비즘의 기원을 이해하는 열쇠로 꼽히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미술의 초기 수집품들이며, 다른 하나는 인상주의 거장 폴 세잔(1839–1906)의 작업이다. 1907년 파리의 트로카데로 민족지학 박물관을 방문한 파블로 피카소는 그곳에서 자신의 걸작 ‹아비뇽의 처녀들›(1907, 뉴욕현대미술관)을 위한 중요한 영감의 원천을 발견했다.

‹아비뇽의 처녀들›을 완성한 시기에 제작된 피카소의 ‹여인의 흉상›은 그가 아프리카 미술을 차용하고 재해석한 방식을 보여준다. 몽마르트르 바토-라부아르에 있는 피카소의 작업실에서 ‹아비뇽의 처녀들›을 보고 큰 자극을 받은 조르주 브라크는 곧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 연작에서 영감을 얻은 ‹대형 누드›를 그리며 이에 화답했다. 1908년 미술 비평가 루이 보셀은 역시 세잔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 시기 브라크의 정물화와 풍경화를 두고 “기하학적 도식, 즉 큐브(cube)로 환원되었다”고 묘사했다. 큐비즘이 출범한 것이다.

여인의 흉상 Bust of a Woman
파블로 피카소
'여인의 흉상'은 피카소가 큐비즘의 출발점인 '아비뇽의 처녀들'을 준비하던 1907년에 그린 작품이에요. 방대한 작업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 중 하나랍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작품의 아랫부분은 세잔의 영향을 받았고, 윗부분은 아프리카 조각의 특징을 강하게 드러낸다는 거예요. 마치 날카로운 흉터가 있는 거친 가면을 전통적인 몸에 붙여놓은 듯한 구성이죠.

얼굴을 자세히 보시면 옆모습인 귀와 정면을 향한 아몬드 모양의 눈이 함께 그려져 있어요. 이런 시점의 혼합이 바로 큐비즘의 핵심 특징이랍니다. 뾰족한 코는 입체적으로 돌출되어 있고요.
작은 캔버스 속 대담한 형태와 색채 대비는 '아비뇽의 처녀들'에 등장하는 오른쪽 인물을 연상시켜요. 눈 주위의 검은 음영이 도발적인 느낌을 주는데, 피카소가 원시 조각에서 영감을 받아 줄무늬 가면 같은 표현을 실험하던 시기의 특징이 잘 묻어난답니다. 이 작품은 피카소가 '장미 시대'를 지나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 언어를 만들어가던 결정적인 순간을 보여주고 있어요.


레스타크의 고가교 The Viaduct at L’Estaque
조르주 브라크
조르주 브라크가 큐비즘 언어를 본격적으로 확립한 결정적인 작품이에요. 1907년에 처음 이 풍경을 사생했던 브라크는, 1908년 파리 작업실로 돌아와 단순한 모방이 아닌 '회화적 사실의 창조'에 몰두하며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시 그렸답니다.
이 작품은 압축된 구도와 정면성이 강조된 공간, 세부 묘사가 생략된 기하학적 형태가 특징이에요. 황토빛의 집과 다리가 초록 잎사귀, 푸른 하늘과 대조를 이루며 독특한 긴장감을 주죠. 지붕과 고가교 아치가 충돌하는 구도는 큐비즘의 본질인 '재조직과 재구성, 예리한 응축의 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브라크는 세잔이 주창한 '지질학적 빛깔'로 풍경을 표현했는데, 여기엔 그가 평생 고수한 큐비즘의 언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실제로 1908년 그의 전시를 본 비평가 루이 보셀이 '큐비즘'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기도 했어요. 브라크는 활기찬 산업 지역이었던 레스타크에서 이 새로운 미술 언어를 멋지게 탄생시켰답니다.

대형 누드 Large Nude
조르주 브라크
'대형 누드'는 발표 당시 "여자의 끔찍한 그림"이라는 혹평을 들을 만큼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작품이에요. 하지만 알고 보면 마티스, 피카소의 명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20세기 초의 아주 중요한 유산이랍니다.

이 작품을 감상하실 때는 인물의 역동적인 포즈에 주목해 보세요. 검은 윤곽선 안에서 한 발로 서서 회전하는 듯한 누드의 강렬한 구도가 눈길을 사로잡죠. 거친 흙빛 색감과 뾰족한 기하학적 형태, 그리고 휘몰아치는 듯한 붓 터치에서는 브라크만의 독특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답니다.
이 그림이 지닌 매력은 피카소마저 자극해서 그의 작품 방향을 바꾸어 놓을 정도였어요. 훗날 초현실주의 시인인 루이 아라공도 이 작품의 특별함을 알아보고 첫눈에 구입했다고 하니, 당시 예술가들이 얼마나 이 그림에 매료되었는지 실감이 나시죠?


악기들 Musical Instruments
'악기들'은 큐비즘의 거장 조르주 브라크가 음악에 대한 애정을 담아 그린 특별한 정물화예요. 화면 가운데에 놓인 만돌린을 시작으로 악보와 아코디언, 그리고 귀여운 호른까지 다양한 악기들이 숨은그림찾기처럼 한데 어우러져 있답니다.
이 작품을 보실 때는 입체적인 악기들이 어떻게 평평하게 펼쳐져 있는지 살펴보세요. 브라크는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대신, 사물을 조각조각 해체해서 캔버스 위에 겹쳐 놓는 신선한 방식을 선택했어요. 알록달록한 색 대신 차분한 황토색과 갈색, 녹색만을 사용해 우리가 사물의 형태와 구조에 더 눈길을 주도록 만들었죠.
사실 브라크는 실제로 악기를 아주 잘 다루는 연주자이기도 했어요. 그래서인지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귀에 익은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악기의 질감이 손끝에 만져지는 것 같은 독특한 느낌을 받게 된답니다.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 악기의 매력을 한눈에 담아낸 브라크의 멋진 아이디어를 천천히 감상해 보세요.

아폴리네르와 그의 친구들 Apollinaire and His Friends
마리 로랑생
'아폴리네르와 그의 친구들'은 화가 마리 로랑생이 당시 파리 문화계를 주름잡던 절친들을 한자리에 모아 그린 대형 초상화예요. 화면 한가운데에 왕처럼 당당하게 앉아 있는 인물이 바로 로랑생의 연인이자 시인이었던 기욤 아폴리네르이고, 그 주변으로 거장 피카소와 컬렉터 거트루드 스타인, 그리고 로랑생 자신의 모습도 보여요.

그림 속 숨겨진 재미있는 포인트는 곳곳에 숨어 있는 동료 화가들의 흔적이에요. 세잔의 과일 그릇이나 피카소의 붉은 커튼 등 당대 최고의 화가들이 쓰던 소품들을 배경에 그려 넣어 큐비즘에 대한 애정을 살짝 드러냈답니다. 그러면서도 인물들의 하얗고 순수한 얼굴은 로랑생만의 동화 같은 화풍으로 아름답게 완성했어요.
사실 이 그림에는 애틋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1909년 두 사람이 한창 사랑할 때 그리려 했던 첫 번째 그림은 피카소와 연인들만 단출하게 들어간 형태였고, 이 그림은 거트루드 스타인이 사 갔어요. 이후 로랑생이 친구들을 더 많이 넣어 지금의 대작을 새로 완성했는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5년간의 폭풍 같은 연애 끝에 헤어지던 1912년에 아폴리네르의 손에 들어가 그의 침실을 마지막까지 지켰다고 합니다.

퐁피두 센터 한화 서울 전시회 :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섹션 1 관람에 이어 2번 섹션으로 이동합니다.

05. Gallery 1 - 섹션 2
형태와 공간의 해체 : 분석적 큐비즘 1909–1911
미술상 다니엘-헨리 칸바일러가 처음 제안한 ‘분석적 큐비즘’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1909년부터 1911년 사이 조르주 브라크와 파블로 피카소가 발전시킨 큐비즘의 가장 엄격하고 급진적인 단계를 가리킨다. 1909년 여름, 두 예술가는 매우 기하학적인 형태를 띤 유사한 풍경화를 그린 후 자신들의 미학적 목표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긴밀히 협업하기 시작했다.

브라크가 “밧줄로 묶인 등반가들”에 비유한 두 사람은 대담한 형식적 해체를 시도하며 정물화(브라크)와 인물화(피카소)를 통해 대상을 충실하게 모방하는 환영주의로부터 멀어졌다. 1913년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가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인식된 현실”로부터 차용한다고 지적했듯이, 두 화가는 갈색 위주의 단색 계열의 조화를 확장해 나가며 칸바일러의 표현대로 “닫힌 형태를 관통”하는 데 집중했다. 사물과 풍경, 인물은 수정체 같은 구성으로 해체되었고 전경과 배경의 구분은 거의 사라졌다. 몽마르트르 바토-라부아르 작업실에서 피카소의 이웃이었던 후안 그리스 역시 1910년경 큐비즘으로 ‘전향’하게 된다.

여인의 흉상 Bust of a Woman
파블로 피카소
'여인의 흉상'은 피카소가 미술사의 물줄기를 바꾼 명작 '아비뇽의 처녀들'을 준비하던 1907년 여름에 그린 작품이에요. 당시 피카소는 무려 16권이 넘는 스케치북을 채워가며 새로운 스타일을 찾기 위해 밤낮으로 몰두하고 있었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위아래의 색다른 대비를 찾아보세요. 몸 부분은 잔잔하고 전통적인 느낌을 주지만, 얼굴은 아프리카 부족의 가면을 씌워놓은 것처럼 아주 강렬하고 거칠게 표현되어 있어요.

얼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밌는 비밀이 숨어 있답니다. 귀는 옆모습인데 눈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코는 길쭉한 삼각형 모양으로 툭 튀어나와 있어요. 여러 방향에서 본 모습을 한 화면에 합쳐놓은 건데, 이게 바로 큐비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죠. 검게 칠해진 눈매에서 묘한 도발적인 매력도 느껴지지 않나요? 66 × 59 cm의 아담한 캔버스 속에 대담한 도전 정신을 가득 채워 넣은, 피카소의 위대한 실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랍니다.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Woman Seated in an Armchair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은 피카소가 그의 영원한 연인이자 뮤즈였던 페르낭드 올리비에를 모델로 그린 작품이에요. 1909년부터 연인의 모습을 담아오던 피카소의 기나긴 연작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명작이랍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사물들이 어떻게 조각나 있는지 찬찬히 살펴보세요. 여인의 얼굴과 몸, 팔은 물론이고 그녀가 앉아 있는 안락의자까지 온통 차분한 회색빛의 작은 다면체들로 쪼개져 있어요. 사실 피카소는 이 그림을 그리기 전해에 연인의 두상을 조각으로 먼저 만들어 보았는데, 그때 얻은 입체적인 아이디어를 이번엔 캔버스 위에 멋지게 펼쳐 보인 것이랍니다.
그림이 온통 파편처럼 흩어져 있어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팔의 움직임이나 의자 팔걸이의 형태가 여전히 숨어 있어요. 게다가 여인의 형상이 배경을 뚫고 감상자를 향해 앞으로 튀어나오는 듯한 묘한 입체감도 느껴지는데요. 회색조 음영을 다채롭게 사용해 입체적인 착시 효과를 극대화한 피카소만의 놀라운 마법을 전시장에서 직접 경험해 보세요.

이번 퐁피두센터 전시회 큐비스트에서 피카소와 브라크 작품 원 없이 만난것 같아요.

기타 연주자 The Guitarist
파블로 피카소
'기타 연주자'는 피카소가 1910년 여름 카탈루냐의 아름다운 해안 마을 카다케스에서 휴가를 보내며 그린 작품이에요. 사물을 조각조각 해체하는 피카소의 실험이 얼마나 대담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아주 흥미로운 대표작이랍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캔버스를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음악가의 몸과 기타가 빛과 그림자 속으로 부드럽게 녹아들어 있어서 얼핏 보면 완전한 추화화처럼 보이죠. 하지만 차분한 베이지색과 은회색의 생생한 붓 터치 사이로 동그란 머리와 팔의 곡선, 그리고 가느다란 기타 줄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내실 수 있어요.

그림 속 인물과 배경이 온통 네모난 기하학적 무늬로 연결되어 있어서, 마치 음악가가 공간 속에 스며들어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을 준답니다. 당시 피카소는 단짝 친구였던 조르주 브라크와 매일 예술적 고민을 나누며 이 놀라운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켰는데요. 수정처럼 맑은 빛 속에서 음악의 리듬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듯한 신비로운 시각 경험을 즐겨보세요.


레스타크의 리오 틴토 공장들 Rio Tinto Factories at L’Estaque
조르주 브라크
'레스타크의 리오 틴토 공장들'은 큐비즘의 창시자 조르주 브라크가 1910년에 그린 작품이에요. 브라크에게 레스타크는 큐비즘이라는 새로운 미술 양식을 탄생시킨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동네였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독특한 건물 표현에 주목해 보세요. 화면 속 화학 공장 건물들이 차분한 세피아 빛을 띤 채 네모난 상자처럼 쪼개져 서로 맞물려 있죠? 멀고 가까운 느낌을 주는 전통 원근법을 과감히 없애고, 사물을 기하학적인 입체로 분해해 쌓아 올린 브라크의 대담한 실험을 엿볼 수 있어요. 당시 프랑스의 활기찬 산업 도시 풍경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멋지게 재해석한 것이랍니다.

재미있는 비하인드는 피카소와의 관계예요. 브라크는 피카소와 함께 큐비즘을 만들면서, 서로를 가리켜 '밧줄 하나에 몸을 묶고 험난한 산을 오르는 등반가들'이라고 불렀을 만큼 끈끈한 파트너십을 자랑했답니다. 두 거장의 뜨거운 예술적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65 × 54 cm의 아담한 공장 풍경을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화장대 Dressing-Table
파블로 피카소
'화장대'는 피카소가 1910년 겨울 무렵에 그린 작품으로, 사물을 조각조각 해체해서 그리는 분석적 큐비즘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에요.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매만지는 여성의 일상적인 순간을 수많은 네모와 세모 모양의 기하학적 조각들로 쪼개어 놓았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화려한 색 대신 왜 황토색이나 회색, 검은색 같은 단순한 색들만 쓰였는지 생각해 보시면 좋아요. 피카소는 색채에 눈이 멀어 사물의 진짜 구조를 놓치지 않도록 일부러 색을 쏙 빼고 선과 면의 겹침에만 집중했거든요. 힌트를 드릴 테니 그림 속에서 여인의 손길이나 화장대의 흔적을 보물찾기하듯 한번 유추해 보세요. 감상자가 직접 조각을 맞춰나가는 아주 지적인 재미가 숨어 있답니다.

사실 이 그림에는 영화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2001년 프랑스 퐁피두 센터에서 감쪽같이 도난당했다가, 무려 13년이 지난 2014년에 미국에서 기적적으로 발견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답니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파란만장한 역사까지 품고 있는 33 × 46 cm의 아담하고 소중한 명작을 눈앞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원형 협탁' Pedestal Table
조르주 브라크
'원형 협탁'은 조르주 브라크가 1911년 가을에 그린 작품으로, 그가 유독 사랑했던 외다리 둥근 탁자 '게리동'을 소재로 한 멋진 정물화예요. 보통은 탁자 모양을 따라 둥근 캔버스에 그리곤 했지만, 이번엔 특별하게 네모난 액자 틀 안에 동그란 탁자를 조화롭게 담아냈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탁자 위에 놓인 물건들을 손으로 만지는 상상을 해보세요. 브라크는 "사물을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늘 만지고 싶었다"고 말할 만큼 촉각적인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바이올린과 유리잔, 악보 같은 물건들이 서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얽혀 피라미드처럼 입체적으로 솟아오른 구도를 만들었죠. 차분한 회색과 황토색조 사이로 거칠고 생생하게 남아있는 붓자국들이 마치 실제 사물의 표면을 만지는 듯한 독특한 생동감을 선물해 준답니다.
여기에는 브라크의 쓸쓸하고도 치열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어요. 이 그림을 그리던 시절, 늘 함께 붙어 다니며 영감을 주고받던 단짝 피카소가 먼저 파리로 떠나버렸거든요. 브라크는 홀로 남겨진 외로운 작업실에서 고독과 싸우며 이 대작을 완성해 나갔답니다. 미술상에게 보낸 편지에서 '꽤 커다란 정물화를 그리고 있다'며 자랑스레 언급했던 브라크의 열정이 116.5 × 81.5 cm의 커다란 캔버스 가득 고스란히 묻어나는 듯해요.

바이올린이 있는 정물 Still Life with a Violin
조르주 브라크
'바이올린이 있는 정물'은 큐비즘의 거장 조르주 브라크가 1911년에 완성한 멋진 대작이에요. 브라크가 특히나 애정했던 악기인 바이올린을 조각조각 분해해서 캔버스 위에 새롭게 펼쳐놓은 작품이랍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형태와 공간의 해체: 분석적 큐비즘'이라는 전시 섹션 제목처럼, 브라크가 숨겨놓은 바이올린의 흔적들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얼핏 보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복잡한 추상화 같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바이올린 특유의 동글동글한 소용돌이 머리와 팽팽한 악기 줄, 그리고 소리가 빠져나가는 예쁜 'f자 울림구' 모양이 수수께끼처럼 숨어 있답니다.

브라크는 우리가 화려한 색깔에 한눈을 팔아 사물의 진짜 구조를 놓치지 않도록, 일부러 갈색과 회색 위주의 차분한 색들만 골라서 칠했어요. 130 × 89 cm의 커다란 화면 속에서 오직 선과 면의 겹침만으로 악기의 본질을 멋지게 살려낸 브라크의 지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죠. 여러분의 눈에는 지금 바이올린의 어떤 아름다운 조각이 먼저 보이시나요?


책 The Book
후안 그리스
'책'은 후안 그리스가 1911년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발표한 의미 있는 첫걸음과도 같은 작품이에요. 스페인을 떠나 파리의 예술가 작업실인 '바토 라부아르'에 둥지를 튼 그는, 이웃인 피카소와 브라크가 큐비즘이라는 새로운 미술을 탄생시키는 기적 같은 순간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극을 받았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조용히 빛나는 사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화면 속에는 커피포트와 책, 그릇, 그리고 조금 낯선 모양의 스페인식 물병이 정겹게 놓여 있어요. 파리에서의 세련된 일상 속에 고향 스페인에 대한 그리움을 슬쩍 녹여낸 것이죠. 그리스는 사물들을 마구 해체하기보다 세심하게 관찰해서 다면체 모양으로 차분하게 다듬어 냈어요. 은은한 색조와 정성 어린 명암 표현 덕분에 정물들이 참 단정하고 조화롭게 느껴진답니다.
그의 미술상이었던 칸바일러는 후안 그리스의 그림을 두고 '단순함, 겸손함, 정직함'이 묻어난다고 칭찬했어요. 선배 큐비즘 화가들이 대담하고 파격적인 실험에 집중했다면, 그리스는 이 조그만 캔버스 안에 자신만의 따뜻한 시각적 운율을 차곡차곡 채워 넣었죠. 첫 감상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후안 그리스만의 정직한 매력을 전시장에서 꼭 확인해 보세요.


06. Gallery 1 - 섹션 3
대중과 마주하다 : 살롱 큐비즘 1910–1913
큐비즘은 살롱 데 앵데팡당, 살롱 도톤, 섹시옹 도르 살롱(1912)을 통해 파리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조르주 브라크와 파블로 피카소는 이들 전시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주요 미술 전시는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니면서도 공통된 미학적 신념을 공유한 예술가들의 명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1911년 로베르 들로네, 알베르 글레이즈, 페르낭 레제, 앙리 르 포코니에, 장 메챙제는 살롱 데 앵데팡당에서 함께 작품을 전시했다.

이 최초의 집단 전시는 스캔들을 일으켰고 이어진 언론의 반응은 대부분 적대적이었다. 브라크나 피카소와 달리 ‘살롱 큐비스트’들은 서사적 주제에 집중했으며 때로는 고전 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도상적 모티프를 사용했다. 그들은 또한 들로네와 레제가 1912년 살롱 데 앵데팡당에서 선보인 작품처럼 대형 회화를 선호했다. 같은 해 살롱 도톤에서는 화가이자 실내 디자이너 앙드레 마르가 조각가 레몽 뒤샹- 비용이 설계한 파사드가 포함된 대형 장식 구성을 선보였다. 오늘날 ‘큐비스트의 집’으로 알려진 이 프로젝트에는 로제 드 라 프레네, 마리 로랑생, 페르낭 레제, 조르주 리브몽-데세뉴, 자크 비용의 작품도 포함되었다.

옷을 두른 여인 Draped Woman
알렉산더 아르키펭코
'옷을 두른 여인'은 알렉산더 아르키펭코가 1911년에 만든 청동 조각이에요. 고대 그리스나 이집트 조각에서 볼 수 있는 우아한 고전미와, 사물을 네모 세모로 쪼개어 보던 초기 큐비즘의 세련된 실험이 아주 매력적으로 어우러진 작품이랍니다.
이 작품을 감상하실 때는 조각 표면의 깊은 주름과 굴곡들을 눈여겨보세요. 아르키펭코는 사람의 부드러운 몸매와 옷자락을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입체 모양으로 다듬어 냈어요. 입체적인 덩어리 사이사이로 빛과 그림자가 아주 강렬하게 대비되면서, 조각이 주변 공간을 가득 채우는 듯한 특별한 에너지를 느끼게 해 주죠. 형태가 마구 쪼개지기 직전의 아름다운 균형을 품고 있답니다.

여기에는 참 흥미로운 일화가 있어요. 우크라이나에서 온 젊은 아르키펭코는 파리의 미술학교가 너무 따분하고 보수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학교 대신 매일 루브르 박물관으로 출근해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의 보물들을 홀로 연구했죠. 그렇게 스스로 터득한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든 셈이에요. '다면의 공간: 큐비스트 조각' 섹션에서 아르키펭코만의 고독하고도 멋진 조형 철학을 직접 만나보세요.


피에르 장 주브 Pierre-Jean Jouve
앙리 르 포코니에
'피에르 장 주브'는 화가 앙리 르 포코니에가 1909년에 그린 작품으로, 입체주의의 아주 중요한 첫걸음을 보여주는 멋진 초상화예요. 재킷을 멋지게 차려입은 시인 피에르 장 주브가 비스듬히 앉아 있는 모습 주변으로, 접시 같은 아기자기한 정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인물과 배경이 어떻게 네모나고 뾰족하게 조각나기 시작하는지 살펴보세요. 세잔의 영향을 받아 대상을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나누어 그린 초기 입체파의 호기심 가득한 실험이 그대로 묻어나요. 당시 파리의 젊은 화가들은 이 그림을 보고 너무 신선한 충격을 받아서, 다 함께 입체주의라는 거대한 미술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공간 비하인드가 있어요. 원래 법학을 공부하던 르 포코니에는 그림이 너무 좋아서 화가의 길을 걸었는데요. 비스콩티 거리에 있던 그의 작업실은 매일 젊은 예술가들로 북적이는 동네 아지트였대요. 이 아지트에 모여 밤낮으로 토론하던 친구들이 훗날 미술계를 뒤흔든 '살롱 큐비즘'의 주인공들이 되었답니다. '대중과 마주하다: 살롱 큐비즘' 섹션에서, 파리 예술가들의 뜨거운 열정과 초기 큐비즘의 탄생 순간을 간직한 이 소중한 대작을 직접 느껴보세요.


바느질하는 여인 The Seamstress
페르낭 레제
'바느질하는 여인'은 거장 페르낭 레제가 1910년에 완성한 작품으로, 마치 미래에서 온 로봇이나 태엽 인형을 보는 듯한 아주 독특하고 강렬한 그림이에요. 좁은 화면 안에 바느질하는 여인의 모습을 네모와 원통 같은 기하학적인 기계 모양으로 흥미롭게 바꾸어 표현했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레제만의 특별한 '기계 사랑'을 느껴보세요. 레제는 "세잔은 내게 형태와 부피에 대한 사랑을 가르쳐주었다"고 고백할 만큼 세잔의 화풍을 깊이 존경했는데요. 사물의 덩어리감을 묵직하게 살려내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 전체를 거대한 기계 장치처럼 바라보았던 자신만의 멋진 예술 세계를 이 조그만 캔버스 속에 예고편처럼 먼저 보여준 것이랍니다.
여기에는 미술사를 뒤흔든 멋진 전시 일화도 있어요. 1911년, 이 그림이 파리의 '살롱 데 앵데팡당'이라는 큰 전시에 걸렸을 때 관람객들은 그 신선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대요. 대중에게 큐비즘이라는 새로운 미술을 처음으로 널리 알린 역사적인 주인공인 셈이죠. 이 전시를 통해 레제는 당당히 입체파의 대표 주자가 되었고, '퓌토 그룹'이라는 멋진 예술가 모임의 핵심 인물로 활약하게 되었답니다. 73 × 54 cm 캔버스 가득 차 있는 기계 시대의 에너지를 직접 감상해 보세요.

부채를 든 파리의 여 Parisian Woman with a Fan
앙리 에이든
'부채를 든 파리의 여인'은 앙리 에이든이 1912년에 그린 작품으로, 그가 본격적인 입체파 화풍으로 접어들기 바로 직전의 설레는 실험 과정을 담은 정성이 가득한 그림이에요. 우측 하단을 보시면 작가가 직접 남긴 서명과 연도도 찾아볼 수 있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여인의 모습이 어떻게 단순하면서도 입체적으로 표현되었는지 살펴보세요. 에이든은 세잔의 화풍에 푹 빠져서, 복잡한 형태를 단순한 기하학 모양으로 다듬고 평평한 색면을 활용해 묵직한 볼륨감을 만들어냈어요. 사실 에이든은 원래 공학을 공부하던 전도유망한 공대생이었는데, 파리에 정착한 뒤 그림의 매력에 사로잡혀 본격적인 화가의 길을 걷게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이후 유명 미술상의 눈에 띄어 전성기를 맞이하고 대작 '재즈 밴드'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몇 년 뒤에는 다시 친근한 전통 그림으로 돌아갔어요. 그래서 '대중과 마주하다: 살롱 큐비즘' 섹션에 있는 이 작품은 에이든의 인생에서 가장 뜨겁고 대담했던 변신의 순간을 만날 수 있는 아주 귀한 기회이기도 해요. 부채를 든 파리 여인의 세련된 감각을 전시장에서 직접 느껴보세요.


개와 함께 있는 소녀 Young Girl with a Dog
수잔 뒤샹
'개와 함께 있는 소녀'는 수잔 뒤샹이 1912년에 완성한 다정하고 따뜻한 유화 작품이에요. 훗날 파격적인 다다 운동의 주역으로 이름을 날리기 전, 당시 유행하던 세련된 큐비즘 스타일을 자신만의 부드러운 서정성으로 아름답게 녹여낸 그림이랍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작품 속 친근한 모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화면 속 주인공은 뒤샹 가문의 사랑스러운 여동생 막들렌과 귀여운 반려견 마르파로 추정되는데요. 싱그러운 정원 속에서 두 존재가 교감을 나누는 순간을 입체적인 조각들로 쪼개어 표현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따스한 색조를 사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사실 수잔 뒤샹에게는 미술사를 뒤흔든 마르셀 뒤샹을 비롯해 천재적인 오빠가 셋이나 있었어요. 거장 오빠들의 거대한 그늘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당당히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참 기특하고 소중한 명작이랍니다. 92 × 73 cm의 캔버스 가득 퍼지는 가족과 반려견에 대한 애틋한 시선을 전시장에서 직접 느껴보세요.

흉갑 기병 Cuirassier
로제 드 라 프레네
'흉갑 기병'은 로제 드 라 프레네가 1910년대 초에 완성한 작품으로, 그가 전통적인 그림 스타일에서 벗어나 세련된 입체파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징검다리 같은 그림이에요. 179.5 × 179 cm의 거대한 캔버스 안에 군인과 말이라는 클래식한 주제를 네모, 원통, 동그라미 같은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큼직큼직하고 대담하게 표현해 놓았답니다.

이 작품을 감상하실 때는 피카소나 브라크의 큐비즘 그림들과 비교해 보시면 훨씬 재밌어요. 다른 입체파 화가들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마구 쪼개고 칙칙한 회색빛 위주로만 그렸던 것과 달리, 라 프레네는 프랑스 미술 특유의 밝고 화려한 색감을 그대로 살려냈거든요. 덕분에 조각조각 나뉜 화면 속에서도 군대 특유의 당당한 위엄과 힘찬 에너지가 눈에 쏙 들어오죠. 완벽한 비례와 질서를 사랑했던 '황금분할파' 예술가들의 매력은 물론, 낭만주의 거장 제리코의 명작 '부상당한 기병'의 정취까지 함께 느껴지는 멋진 조형미를 전시장에서 직접 경험해 보세요.


결혼식
페르낭 레제
1911년에서 1912년 사이에 그린 작품으로, 결혼식을 마치고 교회 문을 나서는 사람들의 활기찬 행렬을 담은 그림이에요. 우리에게 아주 친근하고 일상적인 순간을 소재로 삼았지만, 사실 이 그림 속에는 전시장 안의 수많은 관람객을 첫눈에 사로잡겠다는 레제의 엄청난 야심이 숨어 있답니다.
레제는 1911년 '살롱 데 앵데팡당' 전시에서 '바느질하는 여인'을 선보이며 입체파의 차세대 스타로 당당히 자리 잡았는데요. 바로 다음 해인 1912년 같은 전시에 나온 이 '결혼식'은 수백 점의 그림이 벽면 가득 빽빽하게 걸리는 살롱전에서 "어떻게 하면 내 그림이 가장 돋보일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탄생한 일종의 전략적인 '살롱용 맞춤 그림'이었어요.
당시 레제는 패션이나 스포츠, 거리를 가득 채운 군중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현대 도시 생활의 리듬과 매력에 푹 빠져 있었어요. '결혼식'은 바로 그러한 호기심 가득한 탐구의 결과물이랍니다. 난해하게만 느껴질 수 있는 큐비즘의 독특한 입체파 스타일을 대중들이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일상의 풍경과 멋지게 연결하려 했던 레제의 다정한 노력을 전시장에서 직접 느껴보세요.

대장간 The Forge
블라디미르 바라노프-로시네
'대장간'은 블라디미르 바라노프-로시네가 1911년부터 1913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으로, 땀방울이 가득한 대장간의 활기찬 에너지를 생생하게 담아낸 대작이에요. 162 × 210.5 cm라는 커다란 캔버스 안에서 저마다 자신의 작업에 푹 빠져 있는 노동자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멋지게 그려냈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입체파 스타일로 재탄생한 산업 현장의 시각적 리듬에 주목해 보세요. 사물과 인물이 조각조각 나뉘어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은은한 색조와 섬세한 빛의 표현 덕분에 대장장이들의 힘찬 움직임과 도구들의 윤곽선이 아주 생동감 있게 살아나요. 수많은 사각 면들이 서로 겹치고 공간 속으로 부드럽게 녹아들며 대장간 특유의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죠. 난해할 수 있는 큐비즘 양식을 우리 주변의 활기찬 일상과 연결하려 했던 이 매력적인 그림은 '대중과 마주하다: 살롱 큐비즘' 섹션에서 직접 만나보실 수 있어요.


파리의 도시 The City of Paris
로베르 들로네
'파리의 도시'는 로베르 들로네가 1910년부터 3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으로, 267 × 406 cm라는 엄청난 크기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입체파 시절의 기념비적인 명작이에요. 당시 미술계를 뒤흔들던 젊은 화가들의 뜨거운 자존심 대결과 흥미진진한 비하인드가 가득 담겨 있는 그림이기도 하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한가운데에 있는 고대 신화 속 '미의 세 여신'을 먼저 찾아보세요. 당시 "전통을 모두 파괴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던 미래주의 화가들의 도발에 맞서, 들로네가 고전적인 대상을 자신만의 입체파 스타일로 멋지게 재해석해 응수한 것이죠. 여인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피카소의 유명한 '아비뇽의 처녀들'처럼 이국적이고 원시적인 매력이 물씬 풍긴답니다.
들로네는 고대 폼페이 벽화의 정취부터 엘 그레코의 독특한 왜곡법, 그리고 소박한 앙리 루소의 화풍까지 자신이 사랑한 미술사의 보물들을 이 거대한 캔버스 안에 종합 선물 세트처럼 정교하게 담아냈어요. '도시들'과 '에펠탑' 등 그의 대표 연작들이 모두 녹아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장르의 경계를 넘어 미술사를 자신만의 언어로 자유롭게 지휘했던 들로네의 대담한 천재성을 전시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행진하는 병사들 Soldiers on the March
자크 비용
'행진하는 병사들'은 자크 비용이 1913년에 군사 훈련장에서 직접 그린 생생한 스케치를 바탕으로 완성한 멋진 유화 작품이에요. 65 × 92 cm의 아담한 캔버스 안에는 각 잡힌 군인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입체파 특유의 세련된 화면 구성으로 가득 담겨 있답니다.
이 그림을 감상하실 때는 마치 우리가 부대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묘한 균형감에 집중해 보세요. 비용은 군인들의 행진 모습을 네모난 평면 조각들로 쪼갠 뒤 양옆으로 정렬시켜, 감상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림 중심으로 향하도록 마법을 부려놓았어요.

투명하고 수정처럼 맑게 짜인 이 구조는 비용이 1년 전부터 열심히 참여했던 '황금분할파' 예술가들의 완벽한 비례 미학을 아주 잘 보여주죠.
재미있는 점은 이 그림이 움직임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놀라울 만큼 차분하다는 거예요. 당시 이탈리아의 미래주의 화가들이 날카로운 세모 조각들로 정신없이 웅성거리는 군중의 속도감을 표현했다면, 비용은 이성의 돋보기를 들고 군인들의 느려진 움직임을 정밀하게 관찰하듯 차곡차곡 분해해 냈답니다. 축제의 흥분 대신, 차분하고 정교하게 완성된 군대의 은은한 매력을 전시장에서 시각적으로 즐겨보세요.


체스판이 있는 정 Still Life with Checkerboard
루이 마르쿠시
'체스판이 있는 정물'은 폴란드에서 온 루이 마르쿠시가 1912년에 완성한 그의 첫 번째 멋진 대표작이에요. 고향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파리에서 신문 삽화가로 일하던 마르쿠시는 1910년 피카소와 브라크를 만나 운명처럼 입체파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그로부터 2년 뒤 두 거장을 쏙 빼닮은 이 놀라운 대작을 세상에 선보였답니다.
이 그림에는 예술가들의 낭만이 깃든 재밌는 장소 비하인드가 있어요. 원래 몽마르트르의 단골 카페인 '셰 라미 에밀'의 벽면을 꾸미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절친한 동료였던 후안 그리스의 그림과 세트로 나란히 걸리도록 계획되었죠. 143 × 97 cm의 커다란 화면 속에는 럼주 병, 맥주 잔, 담배 등 카페 탁자 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물건들이 조각조각 해체되어 숨어 있답니다.
마르쿠시는 사물들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 뒤 네모, 세모 모양으로 새롭게 조립했어요. 화려한 색 대신 차분한 갈색과 회색조를 사용해 형태에 집중하게 만들고, 화면에 'RHUM', 'BASS' 같은 글자를 써넣어 입체파 특유의 현대적인 세련미를 더했죠. 특히 정면에서 바라본 듯 평평하게 강조된 체스판과 격자무늬 선들은 리드미컬한 음악적 운율을 만들어내는데요, 이 멋진 아이디어는 훗날 뒤샹 형제 같은 다른 입체파 화가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었답니다. 카페의 활기찬 대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정물화를 전시장에서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과일 그릇이 있는 정물 Still Life with Compote Dish
알프레드 레스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 작품은 헝가리 출신 화가 알프레드 레스가 1912년에 그린 유화예요. 현재는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소장하고 있답니다.
레스는 폴 세잔의 구조적인 화풍에서 큰 영감을 받았어요. 고전적인 정물화 주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는데, 대상을 기하학적 형태로 해체하고 여러 시점의 모습을 한 화면에 배치하며 전통 원근법을 과감하게 깼답니다.

피카소의 큐비즘을 따르면서도 두꺼운 색면과 강렬한 붓 터치로 자신만의 리듬감을 만든 것이 특징이에요. 20세기 초 유럽 아방가르드와 초기 큐비즘의 정수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1905년 파리에 정착한 레스는 '살롱 데 앵데팡당'과 '살롱 도톤'에 출품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갔는데요, 이 작품도 그 화려한 전성기 시절에 탄생했답니다.


위뱅 레스토랑 The Hubin Restaurant
알프레드 레스
알프레드 레스가 1913년에 완성한 초기 큐비즘의 명작, '위뱅 레스토랑'이에요. 현재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랍니다. 이 작품은 레스토랑의 테이블과 기물들을 정물화 형식으로 표현했는데요, 고전적인 원근법을 벗어나 사물을 여러 기하학적 단면으로 해체한 뒤 다원적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에요.
덕분에 사물과 배경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2차원 평면 위에 3차원의 입체적 공간이 새롭게 창조되었답니다. 피카소, 브라크와 흐름을 같이한 초기 큐비즘의 혁신적인 조형 실험이 그대로 녹아있어요.

퐁피두 센터 한화 서울 전시회 :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 전시회 초반부 작품 소개를 마칩니다.

이어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섹션 4. 색채, 리듬, 추상: 오르픽 큐비즘 1912–1914 소개할께요.

'신과 함께 > 취미 전시 공연 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평] 검색은 끝났다 AEO·GEO 마케팅 | CMO와 마케터를 위한! (0) | 2026.06.28 |
|---|---|
|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시회 관람후기 & 할인팁 (0) | 2026.06.28 |
| [고야 그림 없다 ] 예술의 전당 고야 전시회 충격 후기 (1) | 2026.06.27 |
| 더 갤러리 호수 전시회 : K-헤리티지 아트전 미백 (未白) (0) | 2026.06.26 |
| 난향천리 (蘭香千里) 전시회 |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0) | 2026.06.24 |
| 잠실 롯데뮤지엄 주차, 위치, 가는 방법, 휴관일, 무료주차 정보 w VERDY (0) | 2026.06.23 |
| 구지윤 작가 전시회 'Urban Symphony 展' @ 에비뉴엘 아트홀 (0) | 2026.06.21 |
| 롯데 콘서트홀 가는길 (전용엘리베이터) & 주차장, 주차요금 할인 후기 (0) | 2026.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