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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취미 전시 공연 요리

[국립현대미술관 x LG전자] 김 크리스틴 선 전시회 :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

by a4b4 2026.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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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다녀왔어요. 메인 관람은 서도호 개인전 이었는데, 서울박스에서 전시중인 김 크리스틴 선 작품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네요.

 

이번에 만나고 온 전시는 서울박스에서 열리고 있는 «MMCA×LG OLED 시리즈 2026: 김 크리스틴 선 -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이에요.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가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서울박스라는 특별한 공간에 신작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라는데, 올해로 두 번째를 맞았다고 하더라고요. 관람료도 무료이고, 2026년 11월 29일까지 열린다고 하니 시간 되실 때 여유 있게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서울박스 특유의 탁 트인 공간이 주는 압도감이 있었는데, 그 안을 가득 채운 김 크리스틴 선 작가의 작업을 실제로 마주하니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에서는 애니메이션이 흐르고, 벽면에는 굵은 검은 선으로 그린 드로잉이 가득했어요. 만화책에서 인물의 움직임이나 속도감을 표현할 때 쓰는 '동작선'과 수어의 손짓이 그리는 궤적을 겹쳐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알고 나니 더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작가 김 크리스틴 선은 베를린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예요. 청각장애인 커뮤니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어와 소리, 소통의 구조를 시각적인 언어로 옮기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해요. 드로잉뿐 아니라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활동해왔고, 2025년에는 한 영국 미술 잡지가 선정한 국제 현대미술계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에서 34위에 오르기도 했다니,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더라고요.

 

전시 제목이기도 한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이라는 말이 처음엔 좀 낯설게 느껴졌는데, 오디오가이드를 들으면서 그 의미가 조금씩 이해가 됐어요. 요즘 온라인에서 흔히 벌어지는, 서로 자기 입장만 되풀이하며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논쟁들 있잖아요. 작가는 그런 상황을 '바위와 끝없이 다투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여기서 '바위'는 요지부동인 상대방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스스로도 모르게 고집스러워지고 타협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 그리고 오랫동안 굳어져 온 언어와 관계의 방식까지도 함께 뜻한다고 해요. 결국 이 전시는 소통을 어떤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계속 변화하고 다시 맞춰가는 과정으로 바라보자고, 서로 다름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한 번쯤 생각해보자고 건네는 것 같았어요.

 

 

 

바닥에는 검은 형상 위로 한글과 영문으로 전시 제목이 둘러져 있고, 공간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사운드가 이 모든 시각 요소들을 하나로 엮어주고 있어서, 전시장 안에 서 있는 것 자체가 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오디오가이드는 '인트로'와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두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고 자막도 함께 제공되니, 방문하시면 꼭 들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언어와 소통에 대해 평소에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전시 정보를 간단히 정리해보면, «MMCA×LG OLED 시리즈 2026: 김 크리스틴 선 -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은 2026년 7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 1층 서울박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요.

혹시 저처럼 요즘 소통이 좀 버겁게 느껴지는 분이 계시다면, 이 전시가 작은 위로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것 같아요. 다음엔 또 어떤 전시로 찾아올지 기대하면서, 오늘 후기는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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