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궁금했던 전시, 그라운드시소 이스트에서 열리고 있는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After Everything)'에 다녀왔어요. 세계가 먼저 주목한 이기훈 작가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라 개막 때부터 꼭 보고 싶었는데요. 늦게라도 전시회 다녀온 후기 공유해요.


|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주차장 정보
그라운드시소 이스트는 광진구 아차산로 402, NC 이스트폴 2층에 있어요. 차를 가지고 가면 이스트폴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는데, 주차장 진출입로 폭은 여유있어요. 급경사나 급커브도 없고 초보 운전자도 어렵지 않게 주차 가능해요.


전시 티켓이나 아트샵 영수증을 확인받으면 3시간 무료 주차가 적용돼요.
단, 주차 등록은 전시장 아트샵에서만 할 수 있고 저녁 6시 이후에는 아트샵에 따로 문의해야 하니 참고하세요.


무료 시간이 지나면 10분당 1,000원(1시간 6,000원), 하루 최대 60,000원이고, 30분 안에 회차하면 무료예요. 출차는 무인정산기로 하면 되고요. 대중교통이라면 2호선 구의역에서 가까워서 편해요.

그라운드 시소 이스트는 NC이스트몰 2층에 위치해 있어요. 주차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크게 어렵지 않아요.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 전시 정보
기본 정보부터 표로 정리해 둘게요. 정가는 18,000원인데,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인가로 예매할 수 있고 조은 작가 전시와 묶은 패키지가 훨씬 이득이에요.

| 전시명 |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 (After Everything) |
| 기간 | 2026. 7. 17.(금) ~ 11. 29.(일) |
| 장소 |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402, NC 이스트폴 2F) |
| 관람 시간 | 10:00 ~ 19:00 (입장 마감 18:00) |
| 휴관일 | 매월 첫 번째 월요일 (공휴일 정상 운영) |
| 관람료 | 성인 18,000원 / 공식 홈페이지 특가 14,400원 이기훈&조은 패키지 20,000원 |
| 작품 수 | 대표 원화 60여 점 |
| 주차 | NC 이스트폴 주차장, 관람 시 3시간 무료 (아트샵 등록) |
| 문의 | 1522-1796 |
티켓은 따로 배송되지 않고 현장에서 이름과 연락처, 예매처를 말하면 입장할 수 있어요. 주말에는 웨이팅이 생길 수 있으니 평일 오전이 여유로워요.

왼쪽으로 가면 조은 작가의 오늘의 정원, 오른쪽으로 가면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을 볼 수 있어요.



| 오디오가이드 정보
오디오가이드는 기기를 따로 빌리는 게 아니라 그라운드시소 앱에서 들을 수 있어요. 앱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누르면 이기훈 원화전 오디오 가이드가 나오는데, '내일의 낙원(After Everything)', 'Before Everything', '가면 쓴 아이들(Children in Masks)'처럼 챕터별로 나뉘어 있어요. 이어폰은 꼭 챙겨 가세요. 그림 속에 숨은 이야기가 워낙 많아서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까 훨씬 재밌더라고요.


이기훈 작가 프로필
이기훈 작가는 글 없는 그림책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림책 작가이자 화가예요. 충북 단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과 거대한 시멘트 공장이 함께 있는 풍경이 놀이터였대요.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에는 현실과 환상이 경계 없이 섞여 있어요. 열두 살 겨울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로 이사하면서 자연 속 놀이 대신 상상 속 놀이를 시작했고, 그게 지금 작업의 출발점이 됐다고 해요.

《양철곰》, 《빅 피쉬》, 《알》, 《09:47》 네 권의 그림책에 모두 방주가 등장해서 '방주 4부작'이라고 불린대요. 2010년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고, 2013년 브라티슬라바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에서 어린이 심사위원상을 받았어요. 소셜미디어에서 작품을 본 해외 갤러리들의 연락으로 2024년 이후 런던, 로마, 코펜하겐, 뉴욕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열었고,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로도 주목받았죠. 지금은 충북 제천에서 작업하는 세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대요.

이기훈 작품 소개
전시장에 들어서면 동물 가면을 쓴 아이들로 가득한 세계가 펼쳐져요. 붉은색과 검정, 깊은 파랑이 화면을 채워서 한 장 한 장이 영화 포스터 같더라고요. 은은하게 퍼지는 향과 묵직한 음악까지 더해져 입구부터 분위기에 확 빨려 들어가요.

가까이 가서 보면 질감이 정말 대단해요. 수채와 아크릴, 먹으로 어둡고 얇게 바탕을 쌓은 다음, 그 위에 오일파스텔을 수없이 긋고 겹쳐서 밀도를 만든대요. 붓뿐 아니라 손가락으로 오일파스텔을 녹이듯 문지르기도 해서 도톰하고 거친 결이 그대로 살아 있어요. 작가는 이 반복을 '시간을 쌓는 일'이라고 불렀는데, 놀이로 시작한 작업이 어느 순간 수행에 가까워진다고 해요.


작품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노아의 방주예요. 거대한 홍수로 무너진 세계에서 동물 가면을 쓴 아이들이 밧줄로 서로를 묶고 앞으로 나아가요. 가면은 얼굴을 가려 누구나 될 수 있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고, 이미 멸종해 방주에 오를 수 없는 생명들을 대신해 아이들이 그 가면을 쓰고 오르는 모습으로 읽을 수도 있대요. 앞선 세대가 망가뜨린 세상의 짐을 짊어진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먹먹해지더라고요.


숨은 디테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해요. 아이들이 챙겨 나온 우산이나 책가방 같은 일상 소품이 폐허 같은 풍경과 묘하게 대비되고, 어둠 속에서 피어오르는 불꽃은 꺼지지 않는 희망처럼 보여요. 커다란 붉은 고래가 들판에 누워 있는 작품 앞에서는 한참을 서 있었어요. 작가는 정답을 정해두지 않았으니 보이는 대로 자유롭게 해석하면 된대요. '아이들은 왜 저 물건을 들었을까?', '밧줄 끝엔 뭐가 있을까?' 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보면 훨씬 재밌어요.

전시 연출도 인상적이에요. 아치형 벽감 공간을 지나면 바닥에 물결 영상이 일렁이는 복도가 나오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그림 속 수심이 점점 차오르도록 꾸며져 있어요. 하이라이트는 3m 크기의 대형 작품들이 360도로 둘러싼 원형 공간인데, 작가의 세계관 한가운데 들어선 기분이었어요.

'내일의 낙원'이라는 제목에 대해 작가는 낙원을 완성된 이상향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계로 봤대요. 오늘과 내일은 떨어져 있지 않고 함께 존재한다고요. 아름다움과 불안을 한 화면에 담는 건 음과 양이 늘 함께 있다는 동양의 사유에서 왔고,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관계 속에 있는 존재라는 생각도 그림 곳곳에 녹아 있어요. 낙원은 어쩌면 내 안에, 그리고 우리 사이에 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오래 남더라고요.


내일의 낙원 굿즈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아트샵이 기다리고 있어요. 포스터와 엽서, 노트, 액세서리까지 굿즈 종류가 꽤 다양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강렬한 붉은 톤의 그림이 굿즈로 나오니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주차 등록도 여기 아트샵에서 하니까 나갈 때 잊지 말고 들르세요.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 전시 도록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가격은 3.3만원 이에요.
이기훈 작가 펜이라면 정말 좋아하실 굿즈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시 맺음말
《내일의 낙원》은 예쁜 그림을 보고 나오는 전시라기보다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온 것 같은 여운이 남는 전시였어요. 무너진 세계에서도 서로를 붙잡고 걸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어떤 내일을 물려줄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작가가 인터뷰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이 예술이 되는 삶"을 응원한다고 했는데, 전시장을 나서는 발걸음이 조금 단단해진 느낌이었어요. 11월 29일까지 열리니 선선한 가을에 조은 작가의 《오늘의 정원》과 함께 꼭 보러 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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