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경 제미영 함보경 3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카프 전시회 '세 개의 시선' 전시회 후기입니다.
전통 민화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비단 수묵화의 새로운 접근과 비단에 바느질과 꼴라주 기법을 활용한 풍경 등 한국화를 현시대에서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미영 - 함보경 - 신미경 작품



| 전시회 정보
- 신미경 제미영 함보경 3인전 - '세 개의 시선, 하나의 울림'
- 2026. 7.23 - 8.5 (토요일 휴관)
- 갤러리카프

이번 세 개의 시선 하나의 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한국미술재단 갤러리카프입니다.
위치는 남부터미널역 근처에 위치해 있고요 교대역 1번 출구에서 약 300미터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 함보경 작가노트
나는 전통 진채화의 재료와 기법을 바탕으로 작업한다. 비단을 오리나무 열매로 염색하고 석채로 색을 쌓아 올리는 방식은 자연이 지닌 깊은 색감과 차분한 아름다움을 담아낸다. 이 과정은 완성을 위한 기술을 넘어, 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기도 하다.
작품 속 인물들은 옛 그림에서 걸어나온 듯하지만 오늘의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간다.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지 않고 한 화면 안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작업한다. 그동안 나의 작업은 누군가와 함께 웃고 즐기며 발견하는 행복을 표현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번 전시 '무릉유람(武陵遊覽)'에서는 그 시선이 좀 더 나 자신을 향한다. 무릉유람은 이상향을 거닐며 사색을 즐기는 여정을 뜻한다. 나에게 그것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이다.
조용한 자연을 마주하고 바람을 느끼는 서두르지 않는 순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를 돌볼 수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누군가와 나누기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누린다. 꽃이 만개한 곳에서 오토바이를 타거나 자연 속에 머물며 자신의 호흡에 귀 기울인다.
그 모습은 속세를 벗어난 이상향이면서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꿈꾸는 마음의 쉼터이기도 하다. 행복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 자연을 바라보고 스스로를 보살피는 순간에도 존재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각자의 무릉유람을 떠나 자신을 위한 쉼과 회복의 시간을 만나기를 바란다.=

함보경, 무릉유람3(武陵遊覽3) / 함보경, 무릉유람(武陵遊覽)

함보경, 무릉유람2(武陵遊覽2)

함보경, 무릉유람4(武陵遊覽4)

화가 함보경 작가는 한지와 채색 등 전통 한국화 재료를 바탕으로 현대인의 일상과 욕망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현대 한국화가입니다. 조선시대 풍속화나 공필화 스타일의 화면 안에 명품 가방, 스포츠 용품, IT 기기 같은 현대적 아이템을 감각적으로 배치하여 과거와 현재의 색다른 조화를 보여줍니다.
또한 부귀영화와 행복을 기원하던 전통 민화의 정신을 이어받아, 현대인이 추구하는 소소한 행복과 삶의 소망을 익살스러운 위트와 함께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정교하게 선을 긋고 색을 여러 번 겹쳐 올리는 동양화 고유의 깊이 있는 기법을 통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전통 미술을 친근하고 대중적인 예술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함보경, 무릉유람5(武陵遊覽5)

이번 갤러리카프 신미경 제미영 함보경 3인전 - '세 개의 시선, 하나의 울림' 전시회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신미경 작가의 작품들...

| 신미경 작가노트 : 목판 위에 새기는 행복
나는 복을 그린다. 그리고 복을 새긴다. 내가 새기는 복은 상징이 아니라 시간의 결이다.
호랑이의 눈을 새길 때는 용기의 복을, 토끼의 귀를 따라 선을 그을 때는 부드러움의 복을 그린다. 말의 갈기를 파낼 때는 나아감의 기운을, 모란의 잎사귀에 색을 얹을 때는 부귀의 염원을 담는다. 한 칼, 한 색이 더해질 때마다 복은 이미지가 아닌 의식의 형태로 쌓여간다. 목판의 선은 나의 마음이 지난 흔적이며, 그 위의 색은 세상과 나를 잇는 빛의 언어이다.
옛 사람들은 '수'와 '복'을 반복해 백 가지 복을 염원했다. 그 정신이 오늘, 나의 손끝에서 다시 깨어난다. 호랑이, 새, 말, 토끼—저마다 다른 복의 이야기를 품고, 한 점 한 점은 흩어진 복을 모으는 여정이 된다.
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새기며 쌓아 올리는 것이다. 나의 작업은 그 복을 새기는 여정이며, 겹겹이 쌓인 행복의 결이다.

신미경, 복마중 (숲의 팡파르)

신미경, 복마중 (매화꽃 휘날리며) / 신미경, 화려한 날


신미경, 복마중 (달콤한 숲) 2401

신미경, 복마중 (행복하게 오래오래) 2401

신미경, 복마중(정말 재미있는 일이 있을꺼야) / 신미경, 복마중 (행복으로)

신미경, 다다익복 (LOVE YOUR LIFE 08) / 신미경, 다다익복 (LOVE YOUR LIFE 09)

신미경, 복 항아리

신미경, 다다익복 (원숭이 보석을 품다)

| 제미영 작가노트 : 기억의 풍경
도심 속 오래된 동네를 거닐 때면 현대 건축물 속 한옥 풍경을 마주할 때가 있다. 정겹고 소박한 한옥 풍경은 세월의 흔적을 따라가게 되는 생경한 느낌으로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한옥의 기와를 바라볼 때면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정의 끌림을 경험하는데, 그 흔적을 기억 속에서 천천히 끄집어내어 퍼즐을 맞추듯 나만의 조각 풍경이 만들어진다.
나의 작업은 색색의 자투리천을 맞대어 바늘땀이 보이도록 감침질로 이어 붙이는 바느질에서 시작된다. 전통 조각보의 방식을 따르되, 조각조각 잘라내어 새로운 이미지로 재구성하는 구축과 해체, 재구축을 반복한다. 색한지, 다양한 천, 바느질한 조각보를 콜라주 방식으로 중첩시켜 부분이면서 전체를 이루는 작업이며, 원근법 없는 평면적 단편들이 하나의 새로운 공간적 화면을 구축해서 보여준다.

감침질로 이루어진 촘촘한 이음매는 선과 면이자 시간이 된다. 기억의 시간이 흐르며 해체되고 새로운 감정과 연결되어 재구성되듯, 콜라주 작업은 일상의 공간을 공간과 시간으로 연결한다. 다양한 재료는 회화와 공예,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각언어를 구성하며, 이질적 요소들의 접합으로 기억의 단편들이 하나의 새로운 풍경으로 확장된다.
기억 속 평범한 집, 상점, 한옥은 나의 조각 풍경 안에서 다정한 정물처럼 놓이고, 빈 여백은 기억의 감정으로 채워지는 상상의 공간이 된다. 한옥의 기와는 파도처럼 출렁이는 율동감으로, 자연의 리듬과 조화를 이루는 조각보의 색띠로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추억의 감정과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고, 바느질이라는 느린 행위로 기억 속 풍경을 표현한 이번 전시 '기억의 풍경'은 조금씩 변화해가는 일상의 소박하지만 다정한 풍경들을 관찰하며 삶의 리듬 속에서 균형과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내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여정이다.

제미영, 조각풍경_기와 2603 / 제미영, 조각풍경_기와 2606

제미영 작가는 전통 조각보 형태의 '바느질 콜라주' 기법을 통해 일상의 풍경과 삶의 안녕을 따뜻하게 풀어내는 현대 한국화가입니다.
작가는 실크나 자투리 천을 정성스레 바느질하고 잘라낸 뒤, 한지와 아크릴 채색을 더해 다시 캔버스 위에 이어 붙이는 해학적이면서도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선보입니다. 대표작인 <조각 풍경> 및 <가화(家花)> 시리즈에서는 북촌이나 삼청동처럼 정겨운 한옥 동네의 기와 지붕, 길, 그리고 부귀영화와 화목을 염원하는 민화 속 길상(吉祥)의 꽃들을 오방색의 섬세한 레이어로 재구성합니다. 천을 꿰매고 조각을 맞춰나가는 순리와 정성의 과정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과 행복에 대한 소망을 정갈하고 다정한 시각 언어로 전하고 있습니다.


제미영, 조각풍경_기와 2607-01 / 제미영, 조각풍경_기와 2607-02

제미영, 조각풍경_기와 2604 / 제미영, 조각풍경_기와 2605

회사 주변에 산책 하면서 작품 감상하기 좋은 갤러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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