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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취미 전시 공연 요리

백남준 이불 권오상 구본창 김창열 작품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by a4b4 2026.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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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관람후기 2부 마지막 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아모래퍼시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내외 작가 40여명 80여점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후반부 4, 5, 6, 7 전시실 작품 소개합니다.

| 작가 List

이불, 백남준, 힌선우, 갈라 포라스-김, 송현숙, 이건용,  바이런 킴, 조덕현, 이강승, 유신애, 권영우, 이우환, 홍경택, 김선호, 정상화, 김창열, 권오상, 육먕심, 김수자, 김상길, 정희승,구본창, 정지현, 양혜규, 노상균, 로렌스 위너, 엘름그린 & 드라그셋

 

제3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다음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이미 멀리부터 어떤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지 바로 감이 오네요. 화려한 네온사인과 TV 화면이...

| 4전시실 - 1

지금 소개하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4전시실에서는 이불 작가와 백남준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작가의 작품은 한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거대한 배 한척!

저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인 줄 알았네요.

 

콘-티키. 1995

백남준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작가로, 1960-70년대 국제적 전위 예술그룹 플럭서스(Fluxus)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였다. 작가는 텔레비전과 미디어 매체를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음악과 퍼포먼스, 방송 이미지 등 대중매체를 미술의 언어로 전환하며 기존 예술의 범위를 확장했다.


나아가 전자매체가 인간의 시각과 인식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제시하며, 비디오 아트를 독립된 예술장르로 정립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품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콘-티키>는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특별전 《호랑이의 꼬리》에서 처음 소개된 작품으로, 불굴의 정신을 상징하는 탐험선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TV 모니터 속에는 거북선, 미켈란젤로, 다양한 배를 소재로 한 세 종류의 영상이 흐르고, 앤티크 TV 박스 안에는 국적과 문화를 초월한 인형, 불상, 흑백사진 등의 오브제가 배치되어 있다. 이 작품은 동양과 서양, 과학과 미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 지구적 미디어 환경 속에서 ‘예술-기술-사람’의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감시견 II. 1997

백남준

 

백남준은 텔레비전을 화면이 아닌 조형적 재료로 다루며, 이를 조각의 형식으로 확장하였다. 그는 진공관 TV 모니터, 라디오, 안테나, 스피커와 같은 전자 기기를 신체의 각 부분에 대응시키듯 결합해 인간이나 동물, 역사적 인물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제작했다. 이러한 TV 조각에서 전자 매체는 단순한 영상 장치를 넘어 형태와 자세, 균형을 구성하는 물질로 작동하며, 과거의 상징과 현재의 기술, 미래적 상상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중첩된다. 

 

기계장치를 생물의 형상과 결합한 조각으로, 스피커로 이루어진 귀와 비디오 카메라를 꼬리처럼 단 강아지의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은 감시견을 뜻하는 동시에,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는 매체로서의 미디어를 비유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로봇에 장착된 모니터에는 밝은 색채로 애니메이션화된 개의 이미지와 정치·사회적 도상이 교차하며 등장한다. 백남준은 이러한 이미지의 병치를 통해 미디어가 감시와 통제의 시스템으로 기능하는 방식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비판적으로 드러내며, 기술과 권력, 시각 문화의 관계를 조형적으로 제시한다.

 

 

정신은 유령이라, TV 부처가 말한다. 1995~6

백남준

 

백남준은 텔레비전을 일방적인 전달 수단이 아닌, 인식과 사유가 형성되는 과정을 드러내는 장치로 재구성하며 비디오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카메라와 모니터를 연결해 이미지가 실시간으로 되돌아오는 구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시선과 사고가 끊임없이 순환하는 상황을 실험했다. 이러한 작업은 관객을 단순한 감상자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매체가 만들어내는 관계망 속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기술이 인간의 인식 방식에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드러낸다.  


이 작품은 TV 부처 시리즈에서 파생된 작업으로, 종교적 상징과 현대 기술을 병치하며 매체·인식·사유의 관계를 탐구한다. 텔레비전 화면과 이를 비스듬히 응시하는 로봇의 모니터에는 가부좌를 튼 부처의 네온 이미지가 동시에 나타나, 전통적 명상의 대상과 전자 매체가 서로를 마주하는 구조를 이룬다. 화면 속 부처는 고정된 형상이지만 매체를 통해 반복 재생되며, 인식이 되돌아오는 하나의 순환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깨달음과 자기 성찰을 기술적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갱신되는 과정으로 제시하며, 매체와 의식, 기술과 사유가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백남준 작품 스케치와 함께 다음 작품은...

절정의 꽃동산. 2000

백남준

 

"백남준(1932–2006)은 자연과 기술을 대립적으로 보아온 관점을 전복하며, 미디어 매체가 생태적 환경 속에서 어떻게 감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탐구해온 작가다. 대표적인 설치 작업〈TV 정원〉(1974-77)에서 그는 실제 식물로 조성된 환경 속에 TV 모니터를 배치하고 〈글로벌 그루브〉(1973)를 재생함으로써, 전자 이미지가 자연의 일부처럼 작동하는 감각적 환경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기술이 인간의 지각과 인식 방식에 개입하는 방식을 실험적으로 드러냈다.

 

새천년을 맞아 제작된〈절정의 꽃동산〉은 이러한 개념을 계승해, 꽃과 식물로 구성된 구조물을 약 3미터 높이로 수직 확장하여 구현한 작품이다. 곳곳에 배치된 TV 모니터에서는〈글로벌 그루브〉가 재생되며, 전 세계의 음악과 춤, 이미지가 교차하는 리듬이 공간 전체를 관통한다. 이 작품에서 TV는 단일한 화면을 넘어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로 기능하며, 자연과 미디어가 하나의 생태적 장 속에서 공존하는 가능성을 더욱 밀도 있게 제시한다."

 

당통. 1989

백남준

 

" 백남준은 텔레비전을 단순한 화면이 아니라 조형적 재료로 다루며 이를 조각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그는 진공관 모니터, 라디오, 안테나, 스피커 등 전자 장치를 신체의 일부처럼 결합해 인간과 동물, 혹은 역사적 인물을 연상시키는 형상을 만들어냈다. 이 TV 조각에서 전자 매체는 영상을 전달하는 기능을 넘어 형태와 자세, 균형을 구성하는 물질로 작동한다.

 

그 결과 과거의 상징, 현재의 기술, 미래를 향한 상상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겹쳐진다. 이 작품은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비디오 조각으로, 혁명가 조르주 당통을 모델로 한다. 로봇의 몸체에는 자유, 혁명, 이성, 박애와 같은 개념이 한자로 표기되어 있고, 모니터에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삼색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재생된다. 측면에 제시된 형상은 텔레비전으로 구성된 얼굴을 연상시키며, 역사적 인물이 전자 매체를 통해 현재로 다시 호출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혁명의 이상이 동시대의 매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매개되고 전달되는지를 드러낸다."

 

진화, 혁명, 결의. 1989

백남준

 

" 백남준에게 판화는 비디오와 텔레비전 작업에서 다뤘던 이미지의 순환과 확산을 또 다른 매체로 옮겨서 탐구하는 장이었다. 그는 텔레비전, 로봇, 음악적 기호 등 반복되는 모티프를 판화의 형식 안에서 변주하며, 하나의 이미지가 여러 형태로 복제되고 이동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계적으로 제작되는 판화의 특성은 방송과 신호의 논리를 연상시킨다.

 

동시에 작가는 손글씨와 즉흥적인 선을 더하면서 텍스트와 기호 메모들이 함께 얽혀있는 이미지로 재탄생 시킨다. 이러한 작업은 기술 시대에 이미지가 어떻게 생산되고, 복제되는지 보여주며, 과거와 현재가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만나는 구조를 제시한다.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판화 작업이다.

 

화면에는 프랑스 혁명과 관련된 인물들의 이름과 그들을 상징하는 문장이 작가의 필체로 더해져 있다. 반복되는 텍스트와 이미지의 결합은 역사적 사건을 단일한 서사로 고정하기보다 여러 층위로 분산시키며, 기억과 해석이 교차하는 장면을 만든다. 작가는 이를 통해 혁명의 정신을 기리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과 이념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해석할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

 

잠실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서도 백남준 작가 작품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서울 백남준 미술관 추천 (소마미술관 & 포스코센터)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비디오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두 곳을 소개합니다. 저는 얼마전 소마미술관과 포스코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다른 전시회 방문하면서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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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전시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4전시실 안쪽에 작은 공간으로 이동, 5전시실에서는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있는 공간

 

낮선 집. 2016

시오타 치하루

 

"시오타 치하루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현재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 전시를 통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설치, 드로잉, 조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기억과 부재, 삶과 죽음 등 인간 실존의 근원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특히 실을 사용한 대형 설치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공간 전체를 감싸는 물리적 개입을 통해 개인의 기억과 존재가 서로 얽혀 있는 상태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이 작품은 작가를 대표하는 연작 중 하나로, 인간의 혈관을 연상시키는 실 타래를 집 형태의 철제 구조물 안에 설치한 작업이다.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실은 하나의 공간을 가득 채우며,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조건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동시에 이 실들은 인간 내면에서 끊임없이 교차하는 생각과 감정, 그리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해 맺어지는 타인과의 관계망을 상징한다. "

 

붉은 지붕. 2020

시오타 치하루

 

"시오타 치하루는 회화에서 출발해 퍼포먼스를 거쳐 설치로 작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새로운 표현 방식을 모색하던 그는 독일로 이주한 이후, 실과 일상적 오브제를 주요 재료로 삼아 기억과 감정, 존재의 상태를 공간적으로 풀어내는 고유한 작업 언어를 형성했다. 그의 작업은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되지만, 삶과 죽음, 관계, 의식의 경계와 같은 보편적 주제로 확장되며, 대형 설치뿐 아니라 드로잉을 통해서도 형상화되기 어려운 내면의 감각과 사유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탐구한다. 이 드로잉에서 작가는 대형 설치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내면의 감각과 비물질적인 상태를 표현한다. 화면 상단의 붉은 집과 그 아래 펼쳐진 언덕은 마치 지면 아래의 구조가 드러난 듯 묘사되며, 집에서 뻗어 나온 뿌리처럼 검은 선들이 거미줄처럼 서로 얽혀 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선과 소용돌이 형태는 생명과 실존을 암시하는 시각적 기호로 작용하며, 기억과 관계,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는 시오타 특유의 조형 언어를 형성한다. "

 

시오타 치하루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작년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렸던 시오타치하루 개인전 포스팅 참고 하세요.

 

시오타 치하루 전시회 @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주차장, 입장료, 휴무

삶과 죽음에 대한 기억과 암 투병의 과정에서 비롯된 불안과 공포를 실과 오브제를 이용해 인간의 기억과 존재를 탐구하는 설치미술가 시오타 치하루 전시회 관람후기입니다.그녀는 검은색, 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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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조각적 연구, 다섯 파트로 구성된 지지대 없는 작품) 1975/2015

프레드 샌드백

 

"프레드 샌드백은 공간을 조각의 매체로 확장한 미국의 대표적인 미니멀리즘 조각가다. 그는 캔버스 대신 전시장 공간에 색색의 아크릴 실을 수평, 수직, 대각선으로 설치하여 선과 면, 빛과 공간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최소한의 물질로 구성된 그의 실 조각은 공간 속에 가상의 구조를 형성하고, 관객의 이동과 시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열린 조각’으로 경험된다.

 

샌드백에게 조각은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작품과 공간, 관객의 관계 속에서 성립되는 감각적 장이었다. 이 작품은 검은색 털실을 바닥과 천장에 연결해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다섯 개의 사각면을 형상화한다. 일정한 각도로 배열된 사각형 구조는 관람 위치에 따라 겹쳐지거나 분리되며, 반복과 후퇴의 시각적 리듬을 만들어낸다. 실은 물질적 부피 없이 공간 속에 가상의 평면을 드러내고,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형태와 깊이가 지속적으로 변주된다. 이를 통해 샌드백은 조각이 물질을 넘어 공간 그 자체로 작동할 수 있음을 제시하며, 실과 공기, 빛이 만들어내는 긴장 속에서 능동적인 공간 경험을 유도한다."

| 4전시실 - 2

다시 백남준 작가 작품이 전시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4전시실 뒤로 이동합니다.

이곳에는 제가 지난 리움미술관 이불 전시회 관람하지 못한 아쉬움을 다소나마 위로 받을 수 있는 공간

 

크러쉬. 2000

이불은 1980년대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해 퍼포먼스, 설치, 조각 등을 통해 기존 규범을 넘는 실험적 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1990년대 후반에는 기계와 유기체의 하이브리드 형상을 다룬 <사이보그>(Cyborg) 연작으로 국제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뉴욕현대미술관, 뉴뮤지엄, 구겐하임미술관, 퐁피두센터, 모리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 전시에 참여했다. 특히 제48회 베니스 비엔날레(1999) 본전시와 한국관에 동시에 초청되어 특별상을 수상하며 세계 미술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립했다. 

 

작가는 인체의 형상화를 통해 완전함을 향한 인간의 오랜 욕망과 그 한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이 작품은 크리스털과 유리구슬을 꿰어 제작한 조각으로, 반짝이는 갑옷을 입은 기사와 같은 형상을 띤다. 이상화된 여성 신체를 연상시키지만, 동시에 일부가 결여된 듯한 모습은 완전성과 불완전성이 공존하는 모호한 상태를 드러낸다. 이불은 아름다움과 불안이 동시에 내재된 신체를 통해, 조건과 한계, 그리고 운명에 저항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제시한다.

 

비밀공유자. 2012

이불

 

이불은 한국의 정치·사회적 변동기를 배경으로 성장하며, 개인과 사회, 이상과 현실 사이의 긴장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작가다. 문학, 근대 건축, 역사, 과학적 상상력 등 다양한 참조를 바탕으로 퍼포먼스, 영상, 설치, 조각, 회화에 이르기까지 매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그의 작업은 한국 근현대사의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과 좌절, 근대 이후 세계가 내포한 균열과 불안을 보편적인 차원으로 확장하며, 인간의 욕망과 실패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조건을 비판적으로 드러낸다.

 

이 작품은 작가의 죽은 반려견을 재현한 조각으로, 사적인 상실의 경험을 인간 실존에 대한 성찰로 확장한다. 개의 입에서 쏟아져 내리는 산산조각 난 크리스털 파편은 작가와 반려견 사이의 교감이 응축된 흔적이자, 유한한 생명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영속적인 형상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상징한다. 반사되는 크리스털과 유리 파편은 관람자의 얼굴과 주변을 비추며, 기억의 지속성과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의 조건을 사유하도록 이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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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벽면 이불 작가의 드로일 다섯 점

 

비밀 공유자를 위한 무제 드로잉. 2011

이불

 

 

무제, 사랑의 매듭. 2009

이불

 

사이보그 W6 드로잉. 2001

이불

 

무제(휜색 갈망)을 위한 무제 드로잉. 2011

이불

 

크리스털 건축 풍경 (애프터 브루노 타우트)을 위한 드로잉. 2000

이불

 

 

애프터 브루노 타우트. 2006

이불

 

"이불은 1990년대 초반 도발적인 퍼포먼스와 소프트 조각을 통해 젠더 규범과 포스트휴먼적 이상을 비판적으로 다루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작업은 대형 조각과 몰입형 설치로 확장되며, 근대 이후 형성된 유토피아적 비전과 그 좌절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다양한 재료와 형식을 가로지르는 그의 작업은 완전한 해방과 진보를 꿈꾸었던 기획들이 남긴 심리적·정치적·정서적 흔적을 드러내며, 제약 속에서도 이를 넘어설 수밖에 없는 인간의 충동을 집요하게 사유한다.

 

2005년 시작된 〈나의 거대 서사〉 연작의 일부로, 유토피아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작가는 건축가 브루노 타우트가 1919년 저서 『알파인 건축』에서 제안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실현할 이상 도시의 비전에 주목한다. 유리와 크리스털로 구성된 이 도시는 투명성과 빛을 통해 새로운 사회 질서를 꿈꾸는 근대적 이상을 상징한다. 이불은 이러한 구상에서 출발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산이 얼어붙은 듯한 몽환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더 나은 미래와 완전함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

 

스턴바우 29번. 2010

이불

 

"이불은 인간의 신체와 기술,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상상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해 온 작가이다. 초기 작업에서 제기된 신체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후 기계적 구조와 유기적 형태가 결합된 조각과 설치로 확장되며, 인간과 기술,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세계를 시각화한다. 금속, 유리, 거울, 섬유 등 다양한 재료로 구성된 그의 작업은 매혹적인 아름다움과 동시에 불안정한 긴장을 만들어내며, 완전한 미래를 향한 인간의 욕망이 지닌 양가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조형 언어는 이상을 향한 열망과 그 이면의 불안을 함께 비추며 동시대 사회의 심리적 풍경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2005년부터 전개된 〈나의 거대 서사〉 연작의 일부로, 유토피아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조각적 형식으로 구현한 작업이다. 이불은 브루노 타우트가 1919년 저서 『알파인 건축』에서 제안한, 유리와 크리스털로 이루어진 이상 도시의 비전에 주목한다. ‘스턴바우’는 ‘별의 건축’을 뜻하는 동시에, 유리와 결정의 도시가 태양빛을 받아 별처럼 빛나는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이 개념은 근대의 극단적 이상주의와 그 실현 불가능성을 함축한다. 응축된 구조와 강박적인 화려함으로 구성된 이 조각은 과열된 낙관주의를 향한 풍자적 오마주로 작동하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인간의 집요한 열망과 그 이면에 잠재한 불안을 동시에 드러낸다. "

 

제 6전시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FIVE - FROM THE APMA COLLECTION' 전시회 다섯 번째 공간입니다. 국내 또흔 한국계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6전시실은 

1960년대부터 동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보는 공간이다. 전반부는 회화를 중심으로 물성과 행위에 대한 탐구를 통해 매체가 확장되어 온 과정을 조망한다. 절제된 붓질과 여백, 색의 층위를 강조하는 작업과 일상적 대상과 이미지에서 출발한 작업은 함께 제시되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긴장을 형성한다. 또한 유물과 제도, 해석의 관계를 다루는 작품은 대상의 의미가 형성되는 방식을 드러내며 시간과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한편 사진 작업은 기록의 기능을 넘어 동시대 현실과 시각 문화를 반영하며, 이미지와 물질, 평면과 입체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서로 다른 매체와 관점이 만나는 지점을 드러내며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기쁨의 식탁. 2025 힌선우

"한선우는 소비 문화와 정체성, 그리고 신체를 중심으로 기술이 우리의 감각과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탐구한다. 그는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디지털 콜라주나 스케치의 형태로 재구성한 뒤, 이를 다시 회화로 옮겨 유기적인 요소와 기계적인 장치가 공존하는 다층의 초현실적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변환된 화면에서 익숙한 사물과 환경은 원래의 기능을 벗어나며, 낯선 분위기와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기술 환경 속에서 인간의 몸과 노동, 그리고 정체성이 어떻게 재편되는지를 질문한다.

 

이 작품에는 유리 온실을 연상시키는 투명한 구조의 배경 위로 포크와 허브 칼, 치즈 칼 등 주방 도구가 과장된 크기로 흙 위에 놓여 있다. 일상의 기물은 거대한 조형물처럼 확대되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화면을 가로지르는 땋은 머리는 사물과 공간을 휘감으며 긴장을 형성한다. 서로 다른 맥락의 요소들이 한 장면 안에 겹쳐지면서 자연과 기계, 보호와 통제, 휴식과 노동 같은 감각이 동시에 떠오른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익숙한 생활 환경과 역할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

 

피트 리버스 박물관., 공감 마법 유물 162점이 수납된 케이스 C.61.A. 2025

갈라 포라스-김은 한국계 콜롬비아 작가로 로스앤젤레스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유물과 오브제가 제도적 맥락 속에서 수집되고 분류되며 의미를 획득하는 과정을 오랜 시간 탐구해왔다. 특히 박물관의 분류 체계와 진열 방식이 유물의 해석을 어떻게 고정하거나 변형하는지에 주목하며, 세계 각지 문화기관의 수집·보존 관행과 해석의 틀을 비판적으로 드러내는 연구 기반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트립틱(Triptych), 즉 제단화 형식을 차용한 신작으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피트 리버스 박물관의 진열 방식을 탐구 대상으로 삼는다. 화면에는 세 개의 서랍형 진열장이 묘사되며, 그 안에는 보호와 치유의 힘을 상징하는 형태로 제작된 수집품들이 담겨 있다. 작가는 색연필로 이 오브제들을 세밀하게 재현함으로써, 유물이 본래 지녔던 주술적·의례적 기능과 박물관의 표준화된 분류 체계 속에 놓인 현재의 위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이 작품은 유물이 지닌 다층적 존재 방식과, 제도가 부여한 해석의 한계를 동시에 질문한다. 

 

 

열두개의 신성한 수석. 2025 갈라 포라스-김

갈라 포라스-김은 콜롬비아와 한국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작가로, 다양한 문화와 제도의 시선을 가로지르며 유물과 자연물을 바라보는 작업을 이어왔다. 보고타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특히 미술관과 박물관의 분류 체계와 보존 관행 속에서 사물의 의미가 어떻게 규정되고 변화하는지에 주목해왔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작가는 문화 기관의 제도적 관행과 해석의 틀을 탐구하며, 유물과 자연물이 역사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떠한 의미를 획득하는지를 질문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수석(壽石 혹은 水石)을 다룬 드로잉 시리즈의 하나로, 자연 상태의 돌이 여러 문화권에서 수집되고 분류되며 미적 대상으로 인식되어 온 방식을 탐구한다. 작가는 수석을 둘러싼 세분화된 분류 기준과 감상 방식에 주목하며, 인간의 인지 체계와 미적 전통이 자연물을 해석하는 조건을 드러낸다. 여러 돌의 이미지를 수합해 배열한 화면은 조선 후기 회화 장르인 ‘책거리’의 진열 방식을 참조해 구성되었으며, 관람자가 각 돌의 형태와 특징을 하나의 소장품처럼 차분히 관찰하도록 유도한다. 이를 통해 자연물에 부여되는 상징과 가치, 그리고 수집과 분류의 행위를 둘러싼 인간의 시선을 다시 생각해보도록 한다. 

 

세월이 남긴 고색의 무게 [2015]. 2024

갈라 포라스-김

 

갈라 포라스-김은 로스앤젤레스와 런던을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로, 인간 중심의 역사 서술과 제도적 시간 감각을 벗어나 사물과 장소가 경험하는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탐구해왔다. 그는 유물과 자연, 제도와 비제도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인식의 차이에 주목하며, 하나의 대상이 놓이는 위치와 시점에 따라 어떻게 다른 의미와 서사를 생성하는지를 시각화한다. 이러한 작업은 문화유산을 고정된 역사적 증거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이동하는 존재로 바라보게 한다. 


이 작품은 전라북도 고창에 위치한 고인돌을 세 가지 상이한 관점에서 탐구한다. 각 화면은 고인돌에 묻힌 죽은 자의 시점, 본래의 묘지 기능을 상실하고 문화유산으로 분류된 대상의 시선, 그리고 표면에 이끼가 자라난 자연의 관점에서 포착된 이미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제도의 질서와 사물이 지닌 고유한 시간성과 맥락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관람자로 하여금 고인돌이라는 유물이 지닌 다층적인 존재 방식과 해석의 가능성을 사유하게 한다.

 

게속되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6전시실

 

붓질의 다이어그램 III. 2021

송현숙

 

송현숙은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해 온 작가로, 동서양의 미학과 회화적 전통을 결합한 작업을 지속해왔다. 1972년 간호사로 독일에 이주한 이후, 한국 서예에 뿌리를 둔 조형 감각과 서양 중세 회화의 전통인 템페라 기법을 결합해 독자적인 회화 언어를 형성했다. 일반적으로 불투명한 매체로 인식되는 템페라를 얇고 투명한 층으로 다루며, 최소한의 붓질로 형상을 드러내는 그의 작업은 기억과 감정이 응축된 회화적 행위로 읽힌다. 송현숙은 한국 회화에서 중요하게 여겨져 온 붓놀림의 문체성과 신체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개인적 기억과 향수를 절제된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 
 
이 작품은 나무 기둥 위에 드리워진 명주 천의 형상을 단 여덟 번의 붓질로 표현한 회화이다. 화면에 남겨진 각각의 붓놀림은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자리한 사물과 감정의 잔상을 시각적으로 환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작가의 색채와 붓질은 구체적인 재현을 넘어, 그리움과 향수의 감각을 간결한 형태로 응축해 드러낸다. 형식의 절제와 반복된 행위를 통해 형성된 이 이미지는, 기억 속 고향과 사라진 시간에 대한 정서를 고요하고 밀도 있게 전달한다.

 

신체드로잉 76-1-B. 1988

이건용

 

이건용은 1970년대 한국 전위미술 운동을 이끈 핵심 작가로, 회화, 퍼포먼스, 개념미술을 넘나들며 ‘행위로서의 회화’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그는 회화를 완성된 시각 이미지로 한정하기보다, 신체의 움직임과 물리적 제약, 행위가 발생하는 조건 자체를 작품의 구성 요소로 삼았다. 이러한 접근은 제작 과정과 신체의 개입을 전면에 드러내며, 당시 한국 미술에서 주를 이루던 표현 중심의 회화 관습을 비판적으로 재고한 실험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1976년에 시작된 ‘신체 드로잉’ 연작의 대표적인 사례로, 신체와 이를 둘러싼 물리적 조건의 관계를 드로잉 행위를 통해 드러낸다. 작가는 자신의 키에 달하는 베니어합판을 세운 뒤 화면 뒤에서 팔을 뻗어 손이 닿는 범위까지 선을 긋고, 그 선에 맞추어 합판을 잘라낸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베니어판은 점차 작아지고, 그에 따라 신체의 움직임과 각도 또한 변화한다. 화면에 남은 흔적들은 신체가 허용하는 범위와 제약이 축적된 결과로, 이 작업은 회화를 시각적 결과가 아닌 신체, 시간, 조건이 결합된 과정으로 제시한다. 

 

무제 (P.K.M을 위하여). 2011  

바이런 킴

 

바이런 킴은 문화적 정체성과 정치적 맥락,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를 회화의 언어로 풀어낸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배경을 바탕으로,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조건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해 왔다. 작가는 자신의 일상과 주변 환경에서 출발한 소재를 색과 면, 반복되는 구조로 구성하며, 절제된 추상 형식 안에 개인적 서사와 사회적 의미를 함께 담아낸다. 단순해 보이는 화면은 감정과 시간의 축적을 통해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형성한다.  

이 작품은 〈밤하늘〉 시리즈 중 하나로, 도시의 밤하늘에서 받은 인상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회색과 짙은 파란색이 어우러진 화면은 고요하고 깊이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차분한 감각을 유지한다. 제목에는 밤하늘을 바라보던 순간 함께 떠올린 사람들의 이니셜이 포함되어 있어, 추상적인 색면이 구체적인 기억과 연결된다. 이러한 방식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비롯된 감정을 화면에 담아내며, 작품에 내밀한 서사와 자전적인 성격을 더한다.  

 

 

20세기의 추억. 1990년대

조덕현

 

조덕현은 낡고 빛 바랜 사진을 바탕으로 연필과 콩테만을 사용해 대상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사실주의 회화를 선보여 왔다. 그의 작업은 흑백 사진을 연상시키는 화면을 통해 잊혀진 기억과 역사적 시간을 환기하며,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개인이 겪어온 삶의 흔적과 운명에 주목한다. 작가는 회화와 설치를 넘나들며 과거의 이미지를 섬세하게 복원해 왔으며, 개인의 기억과 경험을 통해 역사라는 거대한 서사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 작품은 한복을 입은 여인의 모습을 흑백 사진처럼 재현한 회화이다. 낡은 사진의 질감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화면은 마치 과거의 한 장면이 현재로 다시 떠오른 듯한 인상을 준다. 작가는 오래된 사진 속 인물을 회화로 다시 불러내며, 역사 속에서 쉽게 사라지거나 기록되지 못한 개인의 존재를 되살린다. 이러한 작업은 개인의 삶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역사 속에 비어 있는 기억의 틈을 드러내고, 잊혀진 시간과 경험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동시에 개인의 작은 서사가 시대의 흐름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주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와 삶의 의미를 조용히 환기한다. 

 

무제(오토코피앗, 1970년대, 클라우디오페르나 & 본 투 루즈, 1970, 조 브레이너드, 2025)

이강승

 

이강승은 서울에서 태어나 현재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주류 역사 서술이 만들어낸 공백과 배제의 지점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그는 퀴어한 삶의 경험과 주변화된 개인의 흔적을 출발점으로, 기록되지 않은 과거가 현재에 남기는 잔여와 그 가능성에 주목한다. 작가는 드로잉, 자수, 태피스트리, 도자기 등 신체적 노동이 개입되는 매체를 통해 단선적인 역사관을 벗어나, 시간과 기억이 교차하는 다층적인 서사를 제안한다.

이 작품은 벽걸이형 아상블라주(Assemblage)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사진예술가 클라우디오 페르나로부터 영감을 받은 이미지와 오브제들은 상실 이후에도 지속되는 감각과 회복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바탕이 되는 나무 합판에 형성된 옹이는 상처가 남긴 시간의 흔적으로 작용하며, 그 위에 배치된 드로잉은 진주와 자개와 결합되어 욕망과 그 뒤에 남은 상흔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서로 다른 물성과 표면이 중첩된 이 구성은 개인적 기억과 역사적 경험이 맞물리는 섬세한 지점을 시각화한다. 

 

탈진실. 2023

유신애

 

유신애는 자본 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과 자기 검열의 구조를 탐구한다. 회화, 드로잉, 비디오, 사운드,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소비사회 속에서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압박과 그로 인한 불안을 다루어 왔다. 특히 대중문화와 비주류 문화의 이미지를 가져와 재구성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믿고 욕망하게 되는지 그 과정을 짚어내며, 그 과정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개인의 상태를 함께 사유한다.  

이 작품은 중세 제단화를 떠올리게 하는 세 폭의 회화로, 감정과 신념이 사실보다 앞서는 동시대 환경을 시각화 한다. 화면에는 서로 다른 장면과 이미지들이 나란히 놓여있어 진실과 허구가 뒤섞인 조건을 암시하며, 비선형적으로 전개되는 서사는 정보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방식을 반영한다. 작가는 경건함과 숭고한 전달을 전제로 한 제단화 형식을 가져오면서, 단편적인 이미지들을 한 화면 안에 겹쳐 배치해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이미지 환경을 재구성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넓고 많은 작품이 있는 공간...

한 점 한 점 모두 의미가 있어서 그냥 지나갈 수 없다. 2시간 정도 작품 감상을 생각했는데, 이미 2시간 넘어버린... 

 

무제, 1984

권영우

 

권영우는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한지를 주요 매체로 삼아 회화의 물성과 행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그는 종이를 단순한 지지체가 아니라 작업의 주체로 인식하며, 찢고 뚫는 행위를 통해 신체의 개입과 그 흔적을 화면에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전개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종이의 순수한 흰색에 집중하던 태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색채를 다시 도입하며 회화적 실험의 범위를 확장했다. 


이 작품은 한지를 여러 겹 겹쳐 붙인 뒤 얇은 칼로 그어내고, 앞면과 뒷면에서 채색을 더해 칼자국을 따라 색이 종이 속으로 스며들게 한 작업이다. 예리한 칼날이 만든 틈을 따라 침투한 물감은 화면 표면에 리듬감 있는 파문을 형성하며, 종이의 섬유 구조와 맞물려 미묘한 깊이를 만들어낸다. 이 시기의 색채는 색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흰 종이의 여백 속에 스며든 빛처럼 작용하며, 절제된 개입을 통해 화면을 한층 더 회화적으로 밀도화한다. 

 

응답. 2022

이우환

 

이우환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이자 모노하 운동의 핵심 인물로, 동서양 사상을 가로지르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모노하는 1960년대 돌, 나무, 흙과 같은 자연 재료를 최소한의 개입으로 제시하며 사물과 공간, 존재와 관계를 탐구한 미술 사조로, 작가는 이를 이론적·실천적으로 확장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자연물과 인공물, 단일한 붓질과 여백을 통해 ‘만남’과 ‘사이’의 철학을 시각화하며, 존재와 비존재가 교차하는 관계의 미학을 구축해왔다. 
 
그의 새로운 연작인 이 작품은 대표작 <대화>를 계승·발전시킨 시리즈다. 한층 미묘해진 푸른 빛과 흙빛 톤이 복합적으로 진동하는 아크릴 물감의 흐름이 화면을 구성하고, 각 붓질은 호흡과 심장의 리듬에 맞춰 몸 전체의 행위로 완성된다. 캔버스 위에 남겨진 생생한 색의 흐름과 그 주변의 비어 있는 공간은 잠재적인 에너지를 드러내며, 가시적인 붓질과 보이지 않는 여백의 힘이 만나 조화로운 균형과 공명을 이룬다. 이러한 회화적 긴장은 작가가 오랜 시간 지속해온 관계에 대한 철학적 탐구와 일관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재, 2008~2009

홍경택

 

홍경택은 일상의 사물과 이미지를 통해 현대의 시각 환경과 감각을 다루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디자인과 회화, 팝아트와 사실주의의 요소가 결합된 이미지는 선명한 색채와 치밀한 구성으로 드러난다. 반복과 배열을 활용한 작업에서는 동일한 대상이 화면 전체를 채우며 강한 시각적 밀도를 만든다. 개별 요소들은 미세한 차이를 유지한 채 하나의 장면을 형성하고, 이러한 구조는 사물과 이미지가 조직되는 방식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고급과 대중, 순수와 일상 사이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서로 다른 시각적 가치가 공존하는 양상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서재> 연작 중 하나로, 조선시대 책가도의 형식을 바탕으로 사물의 배열과 축적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작업이다. 화면 안에는 책과 사물들이 빼곡히 놓여 있으며, 서로 다른 방향으로 꽂힌 책들과 색면이 촘촘한 구조를 이룬다. 중앙의 뒤집힌 의자와 그 위의 박제된 새, 곳곳에 놓인 식물은 익숙한 장면에 긴장을 더한다. 전통 책가도가 학문과 수양의 공간을 상징했다면, 이 작업에서 책은 화면을 구성하는 구조이자 장식적 요소로 작동한다. 질서와 불안이 교차하는 가운데 사물 간의 관계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무제, 2002 / 무제 2000

김선호

 

강석호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회화의 본질과 그리기 행위 자체를 탐구해온 작가다. 그는 평범한 사물과 장면을 새로운 시선과 구도로 포착하며, 대상의 의미보다는 회화가 성립하는 조건과 감각의 작동 방식에 주목했다. 일상의 관찰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대상을 확대하거나 일부를 강조하는 구성과, 그리는 과정에서 축적되는 시간과 행위, 물질적 흔적을 회화의 핵심 요소로 삼는다. 강석호에게 회화는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과 예술이 맞닿는 지점에서 새로운 감각과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대표 연작인 ‘의복 시리즈’는 인물의 얼굴을 배제한 채 복장의 일부를 화면 가득 확대해 담은 작품이다. 의복 시리즈는 1999년 한 인물의 스웨터 일부를 가까이 관찰한 드로잉에서 출발했다. 신체의 굴곡과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옷의 주름과 질감, 색의 층위는 수십 차례의 얇은 유화 덧칠을 통해 표현했다. 화면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오가며 정체성과 익명성의 긴장을 드러내고, 패턴과 질감의 반복은 마치 추상화 같은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강석호는 이처럼 익숙한 일상 속 사물을 섬세한 관찰과 시간의 흔적으로 포착하며, 조용하지만 밀도 높은 시선으로 삶의 흔적과 회화의 본질을 사유한다. 

 

 

무제 86-1-14. 1986

정상화

 

정상화는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 추상 작가로, 회화를 완결된 이미지가 아닌 시간과 행위의 축적으로 인식해온 인물이다. 프랑스 체류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서구 모더니즘의 형식 실험과 한국적 회화 전통을 장시간에 걸쳐 자신의 작업 언어로 통합하며, 반복과 노동을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조형 방법론을 구축해왔다. 특히 화면을 ‘그린다기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목하며, 회화의 표면을 물질적·시간적 흔적이 응축된 장으로 확장시켰다.  


이 작품은 작가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지속해온 <무제> 연작의 일환으로, 캔버스를 접고 펼치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형성된 격자 구조 위에 작은 사각형들이 모자이크처럼 채워진 단색 회화이다. 작가는 캔버스 천에 물을 섞은 고령토를 바른 뒤 사각의 균열을 만들고, 이를 정해진 순서에 따라 뜯어낸 후 아크릴 물감으로 빈 공간을 메우는 과정을 반복한다. 화면 상단에서 붉은 갈색에서 점차 짙은 갈색으로 변화하는 색조는 축적된 시간의 흐름을 연상시키며, 색과 표면이 밀착된 화면은 ‘들어내기’와 ‘메우기’가 누적된 노동의 밀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회귀. 1990년대

김창열

 

김창열은 물방울 회화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독자적인 지평을 확장한 작가로, 1972년 이후 물방울을 핵심 모티프로 한 작업을 평생에 걸쳐 지속했다. 초기에는 프랑스 신문 지면 위에 물방울을 그리며 이미지와 언어, 현실과 환영의 관계를 탐구했으며, 이후 캔버스로 옮겨 천자문을 바탕으로 한 연작을 전개했다. 화면에 한자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86년 이후로, 천자문 글자들은 물방울과 병치되며 투명성과 비물질성을 강조한다. 김창열은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를 모든 것을 ‘무’의 상태로 환원하는 수행적 과정으로 설명해왔다. 
 
〈회귀〉는 녹색 화면 위에 흰색 천자문 글씨가 배치되고, 우측 하단에 일곱 개의 물방울이 일렬로 맺힌 작품이다. 옅은 녹색에서 짙은 녹색으로 스며드는 배경은 수묵담채화를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한지에 천자문을 오려 붙였다가 제거한 뒤 물방울을 더하는 제작 방식은 부재와 흔적을 화면에 남기며, 물방울은 사실과 추상 사이에서 허와 실, 유한과 무한이라는 동양적 사유를 응축해 드러낸다. 

 

20111043-08, 2012043-09. 2011

권오상

 

권오상은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통해 이미지와 물질, 평면과 입체 사이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이다. 그는 사진 이미지를 조각적 구조와 결합하거나 평면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매체의 특성을 교차 시키며 동시대 시각 문화를 탐구한다. 이러한 작업은 현실의 대상과 그것을 재현한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며, 이미지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방식과 그 안에 담긴 욕망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더 플랫(The Flat)> 연작은 화장품 광고와 장식적 이미지들이 화면 가득 겹겹이 콜라주된 사진 작업이다. 립스틱, 화장 팔레트, 향수병, ‘헤라’ 화장품 병 등 다양한 미용 제품 이미지와 색소, 금색 피그먼트 같은 시각 요소들이 뒤섞여 등장한다. 작가는 잡지에서 오려낸 이미지를 철사로 지지해 바닥 위에 세운 뒤 이를 촬영하고 다시 편집해 하나의 평면 화면으로 구성한다. 입체로 세운 종이 이미지를 다시 사진으로 제시하는 과정은 평면과 입체, 사진과 조각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며, 화면에 등장하는 화장품 이미지는 특정 시대의 소비 문화와 욕망을 비추는 기록처럼 제시된다.

 

권오상 작가 평면 작품은 처음 접하네요.

 

권오상 개인전 '바람이 다니늘 길' : 콜라주 조각의...

아트 콜라쥬, 조각 콜라쥬? 국내외 미술계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상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조각가인 권오상 작가의 개인전 관람후기입니다. 너무 진보적인 시도여서 다소 난해한 느낌을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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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초상 연작, 1969~2012

육먕심

 

육명심은 한국 사진계의 형성기에 활동한 1세대 사진가로, 인물사진의 표현 범위를 확장한 선구적 작가이다. 1960–70년대 한국 사진계를 지배하던 사실주의적 재현에서 벗어나, 그는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기보다 한국인의 정신과 정체성을 자신의 시선으로 포착하고자 했다. 특히 인물의 위치와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화면에 포함시키는 구성을 통해, 인물을 이상화된 대상으로 고립시키기보다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존재로 바라보았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 인물사진의 시각 언어를 확장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예술가의 초상> 연작은 육명심이 전문 사진가로 전향한 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전개한 작업으로, 문인·화가·연극인 등 동시대 예술가들을 흑백 사진으로 기록한 연작이다. 1970년대부터 2010년까지 약 40여 년에 걸쳐 이어진 이 시리즈는 인물의 작업실이나 생활 공간에서 촬영된 사진들로 구성되며, 작가가 당대 예술가들과 맺은 긴밀한 교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연출을 최소화한 채 담아낸 소박하고 진솔한 모습은, 한 개인의 초상을 넘어 그 시대 예술가들의 삶과 태도를 함께 기록하는 시각적 아카이브로 기능한다.  

 

조우-바느질을 응시하다, 1998/2002

김수자

 

김수자는 천과 바늘, 보자기와 보따리를 매개로 정체성, 이동과 이주, 여성의 삶을 탐구해온 대표적인 개념미술가다.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사진을 아우르는 그의 작업은 정착과 이동, 나와 타자의 관계, 시간과 장소의 구조를 가로지르며 인간의 삶을 둘러싼 근원적 조건을 탐구한다. 초기 작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바늘과 실은 개인의 상처와 사회적 갈등을 잇는 은유이자, 분리된 세계를 꿰매는 행위로서 보편적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겹겹의 이불보에 싸인 인물은 가족, 사랑, 안식, 이별을 상징하며, 인간의 삶 전체를 감싸는 천의 의미를 시각화한다. 천은 드러나지 않는 자아와 사회적 규범의 틈을 비추는 매개로 작동하고, 사진 속 인물은 움직이지 않은 채 관객의 시선 속에서만 존재하며 관계적 퍼포먼스로 확장된다. 작가의 작업은 이처럼 천을 통해 개인의 경험을 넘어 인간의 삶과 정체성, 그리고 존재의 근원적 조건을 성찰하게 한다.

 

오프라인-버버리 인터넷 동호회. 2023

김상길

 

김상길은 사진을 통해 일상과 환경에 스며든 시간의 흔적과 감각적 풍경을 포착해왔다. 그는 반복되는 생활의 순간과 사물, 이미지의 일부를 집요하게 응시하며 익숙한 장면을 낯선 상황으로 전환한다. 인물, 풍경, 다큐멘터리를 가로지르며 영화와 광고의 장면을 재연하거나 온라인 공동체를 오프라인으로 소환하는 방식으로 동시대 시각 문화의 조건을 드러낸다. 절제된 구도와 색감은 평범한 공간과 사건에 긴장과 여운을 부여한다.  
 
이 작품은 온라인 상의 버버리 동호회 회원들을 오프라인 공간에 초대해 촬영한 것이다. 갈색 배경 앞에 일렬로 선 일곱 명의 인물은 각기 버버리 제품을 착장한 채 비슷한 취향과 소속을 공유한다. 같은 대상을 매개로 형성된 공동체가 한 장의 사진 안에서 시각화되면서, 화면은 자연스러운 기록이라기보다 하나의 무대처럼 구성된다. 작가는 이러한 만남을 통해 일상 속에 잠재된 연극적 순간을 부각시키고, 개인적 환상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소비와 산업 시스템의 관계를 드러낸다. 

 

장미는 장미가 장미인 것. 2016

정희승

 

정희승은 사진을 바라보는 인식과 그 해석 방식 자체를 탐구해온 작가이다. 그는 영국에서 사진을 공부하며 매체의 물성과 지각 구조에 대한 관심을 심화시켰고, 초기에는 인물의 외형을 통해 내면을 드러내는 초상 작업으로 외피와 내부, 표면과 심리의 관계를 탐색했다. 이후 작업의 초점은 점차 주변에서 발견되는 사물로 이동하며, 정물 사진을 통해 대상에 부여된 기존의 의미와 그 이면에 잠재된 감각을 재고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최근에는 이미지를 고정된 지시체로 제시하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하며 관계 맺는 존재들의 집합으로 인식하도록 작업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연작의 제목은 거트루드 스타인의 시에서 차용한 것으로, 사물을 해석이나 의미 부여 이전의 상태로 바라보려는 태도를 가리킨다. 약 반 년 동안 동일한 프레임으로 반복 촬영된 장미의 이미지는, 익숙한 상징과 관념을 점차 벗어나며 대상이 지닌 물리적 존재감과 시간의 흔적을 드러낸다. 같은 대상과 구도를 지속적으로 마주하는 과정 속에서 장미는 의미를 전달하는 기호가 아니라 그 자체로 놓인 존재가 되며, 관람자에게 또 다른 감각과 상상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백자 (AM 09 BW) 2006 / 백자 (AM 10 BW) 2006

구본창

 

구본창은 한국 현대사진의 전개 과정에서 사진을 단순한 기록 매체를 넘어 사유와 조형의 영역으로 확장해온 작가이다. 1980년대 이후 그는 사진이 대상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촬영 행위 자체가 하나의 구성적이자 개념적 과정이 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그의 작품은 대상에 대한 절제된 관찰과 엄격한 형식적 통제를 기반으로 전개되며, 사진을 통해 시간과 기억, 존재의 감각을 응축된 이미지로 제시한다. 특히 전통적 사물과 문화적 형상을 현대적인 시각 언어로 재해석함으로써, 사진이 지닌 명상적 가능성과 사유의 깊이를 확장해왔다.

대표 연작인 <백자> 시리즈에서 그는 조선 시대 달항아리를 정면에서 촬영해, 옅은 회색조 화면의 중심에 고요히 배치한다. 배경과 피사체는 극도로 절제된 색조를 유지하며, 항아리는 아래에서 위로 부풀었다가 다시 좁아지는 완만한 곡선을 통해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표면에 남은 미세한 얼룩과 질감, 장인의 손길은 섬세하게 드러나며, 이는 단순한 형태의 기록을 넘어 시간의 축적과 사물의 내면적 존재감을 포착한다. 구본창에게 백자는 촬영의 대상이자 명상의 매개로, 사진을 찍는 행위는 사물과의 깊은 교감이자 자아를 응시하는 조용한 수행의 순간으로 제시된다.

 

Construct 02_5001, 2017

정지현

 

정지현은 건축의 생성과 변화 과정에 주목하며 도시 공간을 기록해 왔다. 작가의 작업은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해 익숙한 공간이 사라지는 경험에서 비롯된 상실감에서 출발한다. 이후 재개발 철거 현장과 신축 공사 현장에 직접 들어가 건축의 표면과 자재, 구조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변화하는 공간의 순간을 포착해 왔다. 완성된 건물이 아니라 형성되는 과정 속에서 건축의 물질과 구조, 그리고 시간이 축적되는 장면을 기록하며 건축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감각과 긴장감을 사진으로 드러낸다. 이 사진 연작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신축 과정에서 진행된 기록 작업으로, 건물이 완성되기 전의 공간과 재료, 공정의 순간들을 담고 있다. 작가는 현장의 구조와 공정을 사전에 연구하고, 반사되는 표면과 다양한 건축 자재를 활용해 공간의 빛과 물성을 포착했다. 유리, 콘크리트,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진 건축의 단순한 구조와 개방적인 공간 철학은 사진 속에서 절제된 형태와 밝은 표면으로 드러난다. 이는 달항아리에서 착안한 건축의 미감과도 맞닿으며, 백자를 연상시키는 고요하고 맑은 질감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작가의 사진들은 완성된 건축의 모습뿐 아니라 그 이면에 축적된 건축 과정과 노동의 시간을 함께 보여준다.

 

제 6관 소개를 마치고 7관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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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전시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FIVE - FROM THE APMA COLLECTION' 전시회 일곱번째 전시공간으로 이동합니다.

 

Construct 02_5001, 2017

정지현

 

정지현은 건축의 생성과 변화 과정에 주목하며 도시 공간을 기록해 왔다. 작가의 작업은 아파트 재건축으로 인해 익숙한 공간이 사라지는 경험에서 비롯된 상실감에서 출발한다. 이후 재개발 철거 현장과 신축 공사 현장에 직접 들어가 건축의 표면과 자재, 구조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변화하는 공간의 순간을 포착해 왔다. 완성된 건물이 아니라 형성되는 과정 속에서 건축의 물질과 구조, 그리고 시간이 축적되는 장면을 기록하며 건축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감각과 긴장감을 사진으로 드러낸다. 


이 사진 연작은 아모레퍼시픽 본사 신축 과정에서 진행된 기록 작업으로, 건물이 완성되기 전의 공간과 재료, 공정의 순간들을 담고 있다. 작가는 현장의 구조와 공정을 사전에 연구하고, 반사되는 표면과 다양한 건축 자재를 활용해 공간의 빛과 물성을 포착했다. 유리, 콘크리트,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진 건축의 단순한 구조와 개방적인 공간 철학은 사진 속에서 절제된 형태와 밝은 표면으로 드러난다. 이는 달항아리에서 착안한 건축의 미감과도 맞닿으며, 백자를 연상시키는 고요하고 맑은 질감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작가의 사진들은 완성된 건축의 모습뿐 아니라 그 이면에 축적된 건축 과정과 노동의 시간을 함께 보여준다. 

통로 / 사물함 / 엘리베이터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시관을 나와 곳곳에 숨어있는 남아있는 작품 찾아보세요.

 

경배자를 위하여(분홍색) 2003

노상균

 

노상균은 시퀸과 스팽글처럼 장식적이고 대중적으로 소비되어 온 재료를 주요 매체로 삼아 평면과 입체 작업을 전개해왔다. 그는 반짝이는 표면을 반복적으로 덧입히는 방식을 통해 재현의 대상과 이미지의 외피가 겹쳐지는 상태를 만들며, 회화와 조각, 재현과 물질성의 경계를 재고한다. 불상이나 마네킹처럼 이미 강한 상징성을 지닌 형상을 작업의 기반으로 삼아, 종교적 숭고함과 세속적 장식성, 고급과 통속의 가치가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축적된 노동과 수행적인 반복이 강조되는 그의 작업은 시각적 쾌감 너머에서 작동하는 인식의 관습과 미술의 위계를 차분히 질문한다.


이 작품은 다양한 불상 형상을 시퀸으로 뒤덮은 ‘For the Worshipers’ 연작 중 하나로, 폴리에스터로 제작된 반가사유상 조각을 시퀸으로 감싼 작업이다. 전형적인 반가사유상의 사유하는 자세를 유지한 채, 물고기 비늘처럼 겹겹이 부착된 시퀸은 관람 각도에 따라 분홍빛, 보라빛, 연두빛을 발산하며 불상의 옷주름과 이목구비에 독특한 입체감을 부여한다. 반복적인 부착 행위는 수행의 의미를 띠는 동시에, 숭고한 종교적 형상과 세속적 장식성이 공존하는 긴장과 조화를 드러낸다. 

 

태양 라애. 1999~2000

로렌스 위너

 

로렌스 위너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과 암스테르담을 오가며 활동한 개념미술의 선구자이다. 그는 1960년대 이후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의 조건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탐구해왔으며, 특히 언어를 물질적 재료로 삼은 이른바 ‘언어 조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위너에게 작품은 물리적 형태보다 그것을 규정하는 개념과 작가의 제안에 우선하며, 의미는 관람자의 경험과 해석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이러한 태도는 단일한 의미를 고정하기보다, 작품을 둘러싼 다층적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이 작품은 2010년 스페인 카스텔로 현대미술관과 2023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린 작가 개인전의 제목이자 주요 작업으로 제시되었다. 위너는 인간이 ‘태양 아래’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게 된다고 말해왔는데, 이 표현은 스페인의 강렬한 햇빛을 환기하는 동시에 세계가 물질이나 문화, 대상에 한정되지 않고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인식을 암시한다. 나아가 이는 평생 호기심을 잃지 않고 개인과 세계의 관계를 통해 사고의 지평을 확장해온 작가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남성성. 2023

엘름그린 & 드라그셋

 

엘름그린 & 드라그셋은 덴마크 출신의 미카엘 엘름그린과 노르웨이 출신의 잉가 드라그셋으로 이루어진 작가 듀오로, 조각과 설치 작업을 통해 일상적 사물과 공간의 의미를 전복하며 사회적 규범과 제도를 비판적으로 탐구해왔다. 이들은 미술관, 상점, 공공시설 등 현실 공간의 구조와 익숙한 오브제를 변형하거나 새로운 맥락에 배치함으로써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제도와 가치 체계를 낯설게 바라보게 한다. 이러한 작업은 일상적 사물의 기능과 의미를 뒤틀어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동시대 사회에서 권력, 정체성, 욕망이 형성되는 방식을 질문한다.  


<남성성> 은 소변기라는 일상적 기물을 변형한 조각 작품이다. 표면에는 여러 개의 원형 구멍이 뚫려 있어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는 일상의 사물을 미술로 전환했던 마르셀 뒤샹의 작품 <샘>을 떠올리게 하며, 엘름그린 & 드라그셋이 전개해 온 ‘부정’ 조각 작업의 맥락과도 연결된다. 동시에 남성의 신체와 밀접하게 연결된 사물에 생긴 구멍들은 남성성의 취약함과 불안정성을 암시하며, ‘위기의 남성성’을 상징한다. 

 

2024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엘름그린 & 드라그셋' 전시회 포스팅 참고하세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전시회 '엘름그린 & 드라그셋 Space' 후기

매우 좋아하지만 자주 가지는 못하는 미술관 중 하나인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엘름그린 & 드라그셋' Space 전시회 관람후기 입니다. 특히, 마우리치오 카텔란이나 다니엘 아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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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시회 티켓팅, 예약, 도슨트, 오디오 가이드 정보는 아래 포스팅 참고하세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후기 : APMA, CHAPTER FIVE - FROM THE APMA COLLECTION

신용산역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새로 오픈한 전시회 관람후기 입니다.이번 전시회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소장한 40여 작가 80점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인데요.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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