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트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이탈리아 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컬렉션 후기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12개의 섹션과 1개의 특별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오늘은 후반부,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 과 후반부 섹션 소개합니다.

* 이탈리아 근현대 미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
* 개인적으로 섹션별로 호불호가 강했음
* 클림트의 작품은 딱 한 점. 제목에 낚이지는 마시길...



08. 신성한 피조물 : Divine Creature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여성 형상
The Image Of Women In The Late Nineteenth
And Early Twentieth Centuries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유럽 미술은 여성의 존재를 여러 시선으로 그려냈습니다. 당시 사회는 여성을 가정의 중심이자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혹은 세련된 사교계의 주인공으로 보았습니다. 동시에 예술가는 그녀들을 매혹적이고 신비한 팜파탈로 형상화하며, 시대가 여성에게 부여한 역할과 기대를 반영했습니다.

낭만주의 이후 여성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에서 벗어나 감정과 내면을 지닌 주체로 그려졌습니다. 어머니나 아내로서의 전통적 모습에서 점차 공부하고 일하는 여성으로 변화했고, 그들의 표정과 몸짓은 자유와 자아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습니다.

빈첸초 이롤리 Vincenzo Irolli
나폴리, 1860–1949 (Naples, 1860–1949)
아침 기도 Morning Prayer
1925년 경,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137 × 105 Cm



주세페 아미사니 / Giuseppe Amisani
메데 로멜리나, 1881 - 포르토피노, 1941 (Mede Lomellina, 1881 - Portofino, 1941)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Lady In The Chair
1925년 경,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78 × 63 Cm

리치오디 현대미술관의 작품들은 이러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만치니의 '여름'은 생동감 넘치는 여인을, 이롤리의 '아침 기도'는 고요한 사색의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벨 에포크기의 패션은 독립적이고 우아한 여성상을 확립했으며, 조반니 볼디니가 말한 ‘디바’는 그 시대가 그린 이상적 여성의 상징으로 자리했습니다.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 이탈리아 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컬렉션 전시회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공간 중 하나입니다.

니콜로 바라비노 Nicolò Barabino
산피에르다레나, 1832 - 피렌체, 1891 (Sanpierdarena, 1832 - Florence, 1891)
여성의 초상 Portrait Of A Lady
1885년 경,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60 × 45 Cm



안토니오 만치니 Antonio Mancini
로마, 1852–1930 (Rome, 1852–1930)
여름 Summer
1906,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55 × 39.5 Cm

안토니오 만치니는 19세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화가로, 그의 명성은 유럽과 미국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사실적 묘사 위에 두꺼운 임파스토와 강렬한 색, 빛의 반짝임을 결합한 독특한 화풍을 구축했습니다. 인물의 비례를 정확히 잡기 위해 ‘그릴’이라는 철망을 설치하고,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해 긴 붓을 활용했습니다. 리치 오디는 그의 기교를 높이 평가해 여러 작품을 수집했으며, 〈여름〉 은 꽃과 여인이 어우러진 초상으로 만치니 특유의 색채와 질감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섹션 09. 유년기와 모성 Childhood And Motherhood
‘어린 시절’과 ‘모성’은 예술에서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자리를 잡은 주제입니다. 처음에는 성모자 도상처럼 종교적 장면에만 국한됐지만, 17세기부터 독립적인 소재로 등장했고, 주로 이상화된 상류층 이미지로 표현됐습니다.
18세기에는 부르주아 가족 초상화가 늘어나며, 가정 속 감정과 일상이 예술에 담기기 시작했습니다. 샤르댕의 작품은 어린 시절을 삶의 중요한 단계로 그려냈고, 사회적으로도 아동 교육과 모성의 역할이 강조됐습니다.
19세기에는 본격적으로 예술의 중심 소재가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낭만주의 화가들은 가난한 아이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사회적 연민을 불러일으켰고, 프랑스 인상파는 밝고 생동감 있는 장면을 선보였습니다. 만치니는 나폴리 뒷골목의 아이들을 강렬하게, 마키아이올리 화가들은 일상 속에서도 품격 있는 구도로 이 주제를 해석했습니다.
한편 사회 문제를 직시한 어두운 작품들은 폭력과 방임 속의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작품들은 부드럽고 감성적인 방식으로 어린 시절과 모성을 다양한 감정과 분위기로 표현합니다.

크리스티아노 반티 Cristiano Banti
산타 크로체 술아르노, 1824 - 몬테무를로, 1904 (Santa Croce Sull’Arno, 1824 - Montemurlo, 1904)
햇볕 아래 아이들 Children In The Sun
1861–1862, 판넬에 유채 / Oil On Panel, 32.5 × 41 Cm

크리스티아노 반티는 토스카나에서 초기 마키아이올리 회화를 전개한 화가로, 현실에 대한 관찰과 빛·색채 연구에 공감하면서도 독자적인 화풍을 추구했습니다. 1860년 시뇨리니 등과 함께 라스페치아에서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며 공동 실험을 이어갔고, ⟪햇볕 아래 아이들⟫ 은 이러한 실험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반티의 회화는 단순한 구성과 응축된 색채가 특징이며, 빛과 그림자가 만나는 지점에서도 색의 통일성이 유지됩니다. 그는 그림자를 단순한 빛의 부재가 아닌 색을 지닌 영역으로 인식하며, 이후 세대의 흐름을 예감하듯 빛과 색의 조화를 탐구했습니다.


카를로 도나티 Carlo Donati
베로나, 1874–1949 (Verona, 1874–1949)
정화 Purification
1920,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99 × 89 Cm

페데리코 잔도메네기 Federico Zandomeneghi
베네치아, 1841 - 파리, 1917 (Venice, 1841 - Paris, 1917)
흰색 칼라를 한 소녀 Girl With The White Collar
1890년 경, 캔버스에 유채 / Oil On Canvas, 41 × 33.5 Cm
페데리코 잔도메네기는 베네치아 출신의 인상주의 화가로, 초기에는 피렌체의 마키아이올리 화가들과 활동하다 파리로 이주한 뒤 인상주의 화가들과 교류하며 폴 뒤랑뤼엘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인상주의 기법을 받아들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빛의 표현, 균형 잡힌 구도, 부드럽게 퍼지는 색감이 특징이며, 독자적인 양식을 완성했습니다.

잔도메네기는 주로 쁘띠 부르주아 계층의 여성과 소녀를 소재로 삼아, 거실이나 방 안에서 조용히 쉬거나 사색하는 순간을 섬세하게 담아냈습니다. 대표작인 〈흰색 칼라를 한 소녀〉 는 파리 체류 시절 시도한 다양한 기법이 담긴 전위적 작품으로, 평범하지 않은 화면 구성과 분할주의 기법에서 비롯된 빗질한 듯한 붓질이 특징입니다.



마이아트 뮤지엄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전시장 메인 공간이 보입니다.
해당 틈사이로 작품 한 점이 보이시나요?

스페셜 섹션 : 클림트의 신비
(여인의 초상)의 비밀

리치오디 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중에서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 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밝은 녹색 배경 앞에 선 젊은 여인은 우아하고 차분해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두 번의 생을 겪은 미스터리한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정체를 감춘 모델, 지워진 첫 초상화, 그리고 그 위에 덧입혀진 또 다른 얼굴-이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1918년 클림트가 사망하면서 이 작품은 유작이 되었고, 이후 빈의 화상 네베하이가 관리했습니다. 1919년 브리스톨 호텔 전시를 거쳐 밀라노의 화가 루이지 스코피니치에게 넘어갔으며, 1925년 리치 오디가 소장하게 됩니다. 1997년 도난당했다가 2019년 미술관 외벽의 은밀한 공간에서 극적으로 재발견되었습니다. 두 겹의 시간이 쌓인 이 초상화는 지워진 흔적과 다시 쓰인 이야기가 공존하는 작품으로 오늘날까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기대보다는 다소 작은 사이즈의 작품입니다.
워낙 큰 사이즈의 클림트 작품에 익숙하다보니, 반갑기도 하면서 약간안 아쉬운...

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t
바움가르텐, 1862 - 빈, 1918 (Baumgarten, 1862 - Vienna, 1918)
여인의 초상 Portrait Of A Lady
1916, 캔버스에 유채 / Oil On Canvas, 68 × 55 Cm

클림트는 20세기 초 비엔나의 대표 화가로, 여성 초상화에서 관능적이고 장식적인 요소와 심리적 깊이를 결합했습니다. 그는 부유층뿐 아니라 이름 없는 모델도 '패셔너블 레이디'로 격상시키며, 의상과 자세, 배경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었습니다. '여인의 초상' 의 첫 버전은 1910년대 ‘백피쉬’라는 제목으로, 넓은 챙 모자와 짙은 스톨이 특징이었으나, 이후 클림트가 캔버스를 다시 그리며 모자와 스톨을 바꾸고, 분위기와 제목도 완전히 바꿨습니다. 이는 한 인물 위에 또 다른 정체성을 덧입히는 회화적 재구성의 순간이었습니다.



작품 느낌도 느낌이지만 액자 또한 상당히 묘하네요.


| 여인의 초상 이야기
반대쪽 벽면에는 클림트 여인의 초상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은 1997년 2월 22일 이탈리아 피아첸차 리치 오디 현대미술관에서 도난당한 후 22년 넘게 실종 상태였는데요. 미술관 지붕 채광창을 통해 낚싯줄로 그림을 끌어올려 훔친 것으로 추정되며, 도난 직후 빈 액자가 지붕에서 발견되었으나 침입 흔적은 없었다. 전시 준비 중 이동된 그림이 사라진 사실이 나중에 확인되었고, 경찰은 내부자 범죄 가능성을 의심했다. 도난 한 달 후 위조품이 정치인에게 배송된 사실도 드러나 미스터리가 깊어졌습니다.

2019년 12월 미술관 정원사가 외벽 담쟁이덩굴 제거 중 작은 금속 문을 열고 검은 비닐봉투에 싸인 그림을 발견했으며, 감식 결과 훼손 없이 진품으로 확인되었다. 그림은 철판 아래 숨겨져 있었고, 23년간 외벽 틈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발견 직후 두 남성이 지역 기자에게 편지를 보내 1997년 도난 후 2015년에 미술관 외벽에 돌려놓았다고 자백했으나, 그림이 그곳에 계속 있었는지 불분명하다. 이탈리아 검찰은 2021년 3월 사건을 미제로 종결 처리했으며, 당시 미술관 관리인 부인도 조사 대상이었으나 결론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클림트 여인의 초상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섹션 10. 정원에서 In The Garden
도시의 녹지 공간은 오랫동안 휴식과 사색의 장소로 여겨졌고, 시대가 바뀔수록 사회와 문화, 예술의 변화를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18세기 말 유럽에서는 자연을 더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감수성이 확산되며, 신고전주의 건축과 어우러져 새로운 미적 분위기가 탄생했습니다. 이때 오늘날의 공원 개념이 등장했고, 귀족의 사유지가 시민들에게 열리며 옛 성벽 자리는 산책길로 재탄생했습니다.
19세기에는 공원이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었고, 20세기에는 공동체적 의미까지 갖추게 되었습니다. 중산층 주변에는 채소밭과 작은 정원이 조성되며, 도시 생활의 속도에서 벗어난 개인적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자연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람들은 고요함과 느림, 자연에 대한 갈망이 커졌고, 정원은 집 안의 연장선이자 자신을 드러내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예술가들은 정원을 단순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빛과 공기, 분위기, 감정의 흐름을 담고자 했습니다. 실베스트로 레가는 피아젠티나의 정원을 고요하고 서정적으로, 레오나르도 바차로는 알피노 저택의 풍성한 식물을 배경으로 한 일상을 그렸습니다. 아내가 꽃밭을 가꾸는 모습은 당시 중산층 여성의 역할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19세기 후반 유럽의 정원은 사실적이면서 상징적인 공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영국 라파엘전파 화가들은 정원을 상징적 배경으로 삼았고, 프랑스 인상주의자들은 빛과 색을 실험하는 야외 화실로 활용했습니다. 반 고흐는 정원을 위안과 고독의 세계로, 모네는 정원을 예술적 실험의 장으로 삼았습니다. 지베르니의 정원에서 모네는 직접 설계하고 돌보며 수련 연못과 빛의 변화를 끝없이 그림 속에 담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바차로 Leonardo Bazzaro
밀라노, 1853–1937 (Milan, 1853–1937)
정원의 아가씨 Young Lady In The Garden
1914, 캔버스에 유채 / Oil On Canvas, 90 × 60 Cm

티토 레시는 역사적 주제로 유명한 화가로, 그의 작품 속 여인은 19세기 후반 사실주의 회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상입니다. 당시 여성들은 집 안이나 작은 정원에서 독서, 자수, 담소 등 일상을 보내며 사색의 시간을 가졌고, 레시는 이러한 순간을 정원의 원형 분수와 푸른 수목을 배경으로 담았습니다.
피렌체 미술아카데미에서 배운 엄격한 구도와 관찰력을 바탕으로, 레시는 휴대용 베틀을 들고 자수에 몰두한 여인의 고요한 순간을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작품 속 정원의 나무, 잔디, 벤치 위의 꽃들은 식물도감처럼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이탈리아 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컬렉션 이번 섹션은 쏘쏘...



티토 레시 Tito Lessi
피렌체, 1858–1917 (Florence, 1858–1917)
정원의 여인 Lady In The Garden
1890–1895, 판넬에 유채 / Oil On Panel, 27 × 35 Cm
19세기 후반 사실주의 화가들은 여성들을 가정이나 정원 같은 일상 공간에서 사색적인 존재로 그렸습니다. 티토 레시의 작품에서도 젊은 여인이 휴대용 직기를 들고 고요한 정원 한가운데에 앉아 있습니다. 레시는 엄격한 구도와 일상의 단순한 정서를 결합해 인물의 내면과 정원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담아냈고, 식물 하나하나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한 배경 묘사가 돋보입니다.

섹션 11. 도시의 베두타 Urban Vedute
17세기 이탈리아에서 '베두타'는 도시 풍경화 장르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원근법 연습이 아니라 실제 도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중요한 회화 양식으로 인정받았습니다. 18세기에는 광학 기술 발달과 '그랜드 투어' 수요 증가로 베두타는 큰 인기를 얻었고, 베네치아, 로마, 나폴리, 피렌체 등이 중심지가 되어 도시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존했습니다.

19세기 산업화로 대도시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화가들은 도시의 구조적 변화와 역사적 사건을 함께 담으며 베두타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도시의 지형과 함께 근대화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장르로 확장되었습니다.



1859년 샤를 보들레르은 파리 살롱에서 도시 풍경화의 부재를 비판하며, 도시가 근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주제임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인상주의 화가들은 도시 속 사람과 분위기를 생생히, 쿠르베와 도미에는 빈민과 노동자를 그려 사회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탈리아, 특히 밀라노는 빠른 변화의 중심지로, 비평가 베르가는 이곳을 "이탈리아에서 가장 도시다운 도시"라 불렀습니다.





아틸리오 프라텔라 Attilio Pratella
루고 디 로마냐, 1856 - 나폴리, 1949 (Lugo Di Romagna, 1856 - Naples, 1949)
비오는 날 (Rainy Weather)
1912년 경, 판넬에 유채 / Oil On Panel, 33 × 44 Cm
아틸리오 프라텔라는 나폴리의 일상과 풍경을 그리며 이름을 알린 화가입니다. 1880년 장학금을 받고 나폴리에 도착한 그는 도시의 빛과 활기, 다채로운 풍경에 매료되어 거리, 항구, 광장을 중심으로 작품을 그렸습니다. 18세기 나폴리 베두타 전통을 잇되, 현대적이고 서정적인 감수성을 더해 도시 재정비기 나폴리의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1889년 작가 미란다와의 협업은 그의 예술적 전환점이었고, 빈곤한 지역을 직접 탐색하며 빠른 붓질로 변화 속의 생동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비아 포리아, 산타 루치아, 보메로 언덕 등 도시 전역을 정교한 구성과 정확한 묘사로 담았습니다. 대표작 〈비 오는 날〉 은 잿빛 하늘 아래 조용히 가라앉은 도시 풍경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섹션 12. 머나먼 장소와 시간의 이미지
Images Of Far-off Places And Times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이탈리아 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컬렉션 후기 전시회에서 매력적이었던 섹션 중 하나
19세기 후반 이탈리아 회화는 통일 이후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술가들은 더 이상 역사·종교·문학적 주제에 머물지 않고, 삶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일부는 일상을, 또 다른 이들은 중동·북아프리카·인도·일본 등 이국적인 세계에 매료되어 새로운 영감을 얻었습니다. 상류층은 동양 장식품과 가구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미술 시장에서도 동양적 풍경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파리의 화상 아돌프 구필은 화가들에게 이상화된 동양 풍경을 주문했고, 화려한 색채와 낯선 장소를 담은 작품들이 다수 제작됐습니다. 알베르토 파시니는 페르시아·시리아·터키를 직접 여행하며 시장, 모스크, 사막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집트도 많은 화가와 학자들을 매료시켰고, 1828년 샹폴리옹과 로셀리니의 탐사 이후 나일 문명을 기록한 수채화와 판화가 유럽 전역에 퍼졌으며, 1869년 수에즈 운하 개통으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체사레 비세오, 스테파노 우시 등 이탈리아 화가들도 모로코 문화를 작품에 담았고, 카렐리·보솔리·카피·하이에츠 등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동양을 해석했습니다. 나폴리 출신 도메니코 모렐리는 동방을 직접 여행한 적은 없지만, 동양 세계에 깊이 빠져 이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예수와 무함마드의 삶을 사실적 시선과 상징적 분위기로 풀어낸 그의 작품은 동시대 피상적인 오리엔탈리즘과 차별화됩니다. 리치오디현대미술관 소장의 모렐리 '광야의 그리스도' 수채화 습작은 이러한 탐구의 대표적 예시입니다.

Et erat in deserto quadraginta diebus et quadraginta noctibus;
et tentabatur a satana; eratque cum bestiis, angeli ministrabant illi.
Marc. cap. i. v. 13.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광야의 시험 (마가복음 1:13)




체사레 비세오 Cesare Biseo
로마, 1843–1909 (Rome, 1843–1909)
공원의 총희들 The Favorites In The Park
1877–1880, 캔버스에 유채 / Oil On Canvas, 41 × 62 Cm
체사레 비세오는 오리엔탈리즘 회화로 알려진 이탈리아 화가로, 그의 작품 '공원의 총희들'은 1877년 모로코 외교 사절단에 동행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공원에서 산책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부드러운 빛과 명암으로 묘사했고, 이탈리아 마키아이올리 양식과 인상주의 감각이 조화를 이룹니다.

1919년 리치 오디가 구입한 이 작품은 비세오가 삽화가로 활동하던 시기에 데 아미치스의 『콘스탄티노플』을 위해 제작한 삽화와 유사합니다. 이는 그의 회화와 삽화 작업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 까지가 마이아트뮤지엄 전시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이탈리아 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컬렉션' 관람후기 였습니다.


이번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전시회 티켓할인, 오디오가이드, 도슨트, 아트샵, 포토 등 전시정보는 아래 포스팅 참고하세요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전시회 후기 : 할인, 도슨트, 굿즈, 주차, 오디오가이드
2025년 마이아트뮤지엄 마지막 전시회이자 2026년 첫 전시회인 '클림트와 리치오디의 기적: 이탈리아 리치오디 현대미술관 컬렉션' 전시회 관람후기입니다.특히 오늘은 이번 클림트 전시회 관람
www.a4b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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