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 희노애락...
처음 접하면 상당히 당황스럽지만, 한참 서서 작품을 보고 있으면 정도 들고 이별도 생각하게 되는 매우 흥미로운 전시회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마치 반려작품과 함께하는 것 같은 같은 미술 전시회
| 지하 1층 서울박스
오늘 소개하는 추수 작가의 전시회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지하 1층 서울박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공간은 1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개방된 상당히 알짜자리네요.
인큐베이터
이곳에는 두 개의 거대한 OLED 패널과 중앙에는 인큐베이터로 불리는 거대한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번 추수작가의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 전시회는 지난 8월 1일부터 내년인 2026년 2월 1일까지 6개월간 진행됩니다.
전시기간에 아가몬 조기 소멸되지 않고 무럭무럭 잘 자라길...
| 추수(TZUSOO, 1992년 서울 출생)
추수는 1992년 서울 출생으로, 홍익대 판화과와 예술학과 학사,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미디어 아티스트입니다.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추수는 ‘혼종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국인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과 부조리, 여성성, 퀴어, 디지털, 페미니즘 등 다양한 주제를 작품에 담습니다.
그의 작업은 영상, 디지털 프린트, 설치, 조각 등을 아우르며, 인공 지능 음악 회사와 협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에이미’와, 인간의 본능적 욕구가 물리적 에너지로 전환된 ‘아가몬’ 같은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추수는 디지털과 현실, 물질성과 페르소나의 교차점에서 다양한 형식과 매체를 넘나들며 창작 활동을 펼칩니다.
| 추수 전시회 오디오가이드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추수 전시회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 전시회는 오디오가이드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어폰 챙겨서 방문하세요. (이외에도 김창열 전 등 주요 전시회는 대부분 무료 오디오가이드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특히 'MMCA X LG OLED 시리즈'의 첫 번째 작가 추수 전시회는 작가의 목소리로 오디오가이드가 제공됩니다.
| 아가몬 (Agarmon)
'아가몬 대백과 : 외부유출본'은 2023년에 시작된 추수 작가의 아가몬 시리즈 다섯 번째 전시로, 조각 설치 아가몬과 두 채널 영상·음악 작품 ‘살의 여덟 정령’으로 구성됩니다. 아가몬은 해조류인 우뭇가사리와 이끼로 만들어졌으며, 이끼 전문가 ‘독립정원’과 함께 아가몬이 잘 자랄 수 있는 생태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이 작업은 현대사회에서 출산이 선택이 된 상황과, 번식을 하지 않을 때 인간 욕망과 성적 에너지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질문하는데서 출발합니다. 아가몬은 이러한 에너지들이 뭉쳐 탄생한 몬스터이며, 성적 엔트로피의 증가로 팽창하는 아가몬 세계 일부가 지구로 유출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2025년 8월 1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등장한 아가몬은 지구에서 발견된 다섯 번째 개체입니다.
이 연못 둘레에 있는 장식은 피어싱이라 부르네요.
이번 추수 전시회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 전시회 추수 작가 인스타그램에 접속하시면 이번 작품제작과정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연못은 아가몬을 위한 인큐베이터로서, 물과 빛, 습도를 조절하며 이끼가 자라기 적합한 조건을 유지합니다. 아가몬은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시간이 지나며 나이 들고, 변화하며, 부패합니다. 태어났을 때 뽀얗고 건강했던 모습은 사람 피부처럼 마르고 주름지며 변해갑니다. 반면 이끼는 완전히 말라도 다시 살아납니다.
우선 이끼가 살기위한 조건, 수분...
그리고 빛...
소멸과 재생을 반복하는 아가몬 생태계 속에서 이번 개체가 얼마나 오래 살아남고 어떤 진화 과정을 밟을지 관람객이 함께 지켜보도록 초대합니다. 이 전시는 2025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박스에서 약 6개월간 열리는데요. 과연 전시가 끝날때까지 작가의 다섯번째 아가몬은 아프지 않고 잘 살 수 있을지... (이미 무지개 다리 건넌 아가몬들은...)
살의 여덟 정령 - ‹간› / ‹태›
추수 작가는 아가몬 세계에는 여덟 정령이 존재하며, 각각 건, 태, 리, 진, 손, 감, 간, 곤이라고 불립니다. 이들은 성적 정체성의 다양한 측면을 상징하며, 8방위를 지키며 무질서한 성적 에너지에 나름의 질서를 부여합니다. 여덟 정령은 동아시아 백괘에서 이름을 따왔고, 우주와 음양, 남성성과 여성성 등의 균형을 담아내는 상징 체계입니다.
서울 박스의 두 스크린은 남쪽을 수호하는 ‘간’과 북동쪽을 지키는 ‘태’ 정령을 불러들이는 포털 역할을 합니다. ‘간’은 세 개 머리를 가졌으며, 규범적 정상성, 퀴어, 여성성을 상징하지만, 두 머리는 잘려나가 억눌린 욕망과 모순을 드러냅니다. ‘태’는 두려움과 상처, 호기심을 품은 질병의 정령이며, 몸에 상처와 피어싱이 있어 여성 성의 취약성과 부서짐을 표현합니다.
두 정령과 함께 아가몬 세계의 사운드 음악도 흐르며, 정령들이 스크린을 넘나들며 보여주는 모습은 질서와 혼돈, 억압과 욕망, 디지털과 현실의 교차하는 감각을 경험하게 하는데요. 아.. 화면 정말로 선명하다.
왜 추수 작가가 'MMCA X LG OLED 시리즈'의 첫 번째 작가로 선정되었는지 일부는 이 이유가 컸을 듯...
이번 추수작가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 전시회는 방문할 때마다 달라진 아가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과연 성장할지, 쇠퇴할지... 전시회 종료 전까지 꼭 한 번은 다시 방문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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