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지 작가 전시 다녀왔어요 @ 학고재 아트센터 '개인전개인전개인전'
삼청동 쪽으로 나들이 갔다가 학고재 아트센터에 들렀어요. 원래도 이 동네 갤러리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엔 전시 제목부터 눈에 띄더라고요. <개인전개인전개인전>. 처음엔 오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의도된 제목이었어요.

굿모닝타운, 순이지, 주재범, 세 작가의 3인전인데 흥미로운 점은 하나의 주제로 묶은 단체전이 아니라는 거였어요. 각자의 개인전 세 개를 한 공간에 나란히 펼쳐놓은 구성이라, 제목처럼 '개인전'이 세 번 겹치는 셈이더라고요. 이번 글에는 그중에서도 순이지 작가 작업 위주로 담아봤어요.
학고재 신관 건물이에요. 삼청로 골목 안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라 멀리서도 눈에 잘 들어와요.

전시는 학고재 아트센터 지하에서 열리고 있어요. 학고재 아트센터는 1층 지하1층 지하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각 층별로 세 명의 작가분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전시장 곳곳에 명함만한 작은 작품들도 숨어있듯 전시되어 있답니다.
이런 작품 찾아보는 재미도 있어요. 과연 모든 순이지 작가 작품을 찾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아는 그 유명 영국 그룹의 사진이에요. 마치 스마트폰으로 사진찍는 장면 같은데요. 두 명만 포커스가 맞춰 있네요. 유쾌하기도 슬프기도 한...

순이지 개인전 전시장 모습입니다.

전시장 중앙에 풍선인형이 있어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도 있었어요.


지하 전시장에 들어서면 산 그림이 크게 프린트된 벽이 먼저 보여요. 그 앞에 작은 그림들이 액자로 나란히 걸려 있고, 가운데는 분홍색 튜브맨 조형물이 서 있어요. 광고판 앞에서 흔히 보는 그 바람인형 모양이에요. 벽 위쪽으로는 '광고문의'라고 적힌 포스터 작업들이 줄지어 붙어 있고요.

큰 회화 작품들은 그림 안에 또 다른 그림이 있는 것처럼 디테일이 빽빽했어요. 한참 들여다봐야 숨겨진 요소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는 느낌이었어요. 이 요소 하나나하가 상당히 많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요. 유머러스하게 현 사회 문제를 표현한 작가 순이지 작품이에요.

이렇게 촘촘한 구성의 회화들이 '슈가 캔디 마운틴' 연작인 것 같았어요. 아트페어를 배경으로 미술 시장 안의 소비와 욕망을 그린 시리즈라고 하는데, 화면 곳곳에 익숙한 브랜드 로고나 캐릭터들이 슬쩍 끼워져 있어서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비슷한 결의 대형 회화들이 이어지는데, 볼 때마다 조금씩 다른 장면이라 자꾸 발걸음이 늦어졌어요.


작은 캔버스 작업들이 벽 곳곳에 걸려 있었는데, 크기는 작아도 하나같이 눈길을 붙잡더라고요.

사회적인 이슈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툭 던지는 방식이 순이지 작가 특유의 화법인 것 같더라고요.


그림속 빛 반사가 아니랍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다 되면 영혼도 나간다는...
요즘 스마트폰 중독을 꼬집은 것 같아요.

아까 봤던 분홍색 튜브맨 조형물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만났어요.

가까이서 보니 몸통에 모래시계, 해골 같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더라고요. 광고 매장 앞에서 신나게 흔들리는 튜브맨을 이런 모습으로 세워두니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느낌이 동시에 들었어요.

천장 가까이 붙어 있는 '광고문의' 연작을 가까이서 보니, 다들 같은 문구인데도 그 아래 그려진 장면은 조금씩 달라서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같은 공간 안에 굿모닝타운 작가의 흰 톤 회화, 주재범 작가의 픽셀 조각·설치 작업도 함께 있어서 서로 다른 세계를 오가며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전시는 9월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 아트센터 신관에서 볼 수 있어요. 삼청동 나들이 코스에 갤러리 하나 더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전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