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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전시] 이대원 회고전 관람후기 :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a4b4 2026. 10. 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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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이대원 회고전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최근 국내 대가들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저는 오늘 소개하는 이대원 전시가 가장 느낌 좋았습니다.

한 작가의 열정과 다이아몬드수저 작가는 어떤 작품을 탄생시켰는지 유영국 - 서도호 ... 다른 작가들이 가난과 싸우던 시기에서 다소 묘한 감정이 생기는 전시회였습니다.

 

오늘은 이대원 전시 마지막 포스팅으로 전시장 구성 및 주요 작품 소개로 진행 합니다.

 

 

| 전시 예매, 주차, 도슨트, 오디오가이드, 굿즈

아직 작가와 작품, 전시내용을 잘 모르신다면, 이번 전시회 예매, 도슨트, 굿즈, 전시개요 소개한 지난 포스팅 참고하세요.

 

덕수궁 이대원 전시 : 예매, 도슨트, 오디오가이드, 굿즈, 주차장 정보

안녕하세요! 요즘 가을 바람 살랑살랑 불어오니 마음도 몽글몽글해지는 시즌이죠? 바쁜 일상에 치이다가 오랜만에 마음 정화도 할 겸,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 다녀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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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로비

로비 중앙에는 자굼 한 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월 페이퍼는 아니에요.

‹담›

‹가을 산성›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이 그림은 가로 길이가 5미터가 넘는 어마어마한 대작이에요! 나지막한 하얀 담장 뒤로 단풍이 예쁘게 물든 가을 나무들이 가득 들어차 있죠. 1986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작가님이 워싱턴 설치 현장까지 직접 가서 챙겼을 정도로 정말 애지중지했던 대표작이랍니다.

가까이서 보면 멀고 가까운 느낌보다 알록달록한 색점과 색선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는 게 먼저 보여요. 빛나는 흰 담조차 수많은 색점들을 겹겹이 쌓아서 만든 것이죠! 유명한 쇠라의 점묘법이 눈에서 색이 섞이도록 한 것이라면, 이대원 작가님의 색점들은 원색 그대로 톡톡 튀어 오르며 저마다 반짝반짝 빛을 낸답니다. 전통 자수나 자개장, 동양화의 점 찍는 기법을 멋지게 유화로 풀어내셔서 한국을 알리는 문화 외교의 얼굴로도 큰 사랑을 받았어요!

 

| 전시 및 작가 소개

검은 뿔테 안경에 흰 와이셔츠를 입고, 주말마다 파주 농원의 흙바닥에 주저앉아 30년 동안 같은 풍경을 그리던 화가가 있어요. 바로 오늘 전시의 주인공, 이대원 화백입니다!

경성제대 법학과를 나와 홍대 미대 총장과 한국예술원 회장까지 지낸 그를 세상은 '가장 행복한 화가'라고 불렀어요. 일찍부터 큰 사랑을 받은 그의 그림은 유복했던 삶처럼 늘 밝고 알록달록한 빛으로 가득 차 있죠.

하지만 세상에 빛만 있는 삶이 있을까요? 왜 그의 그림은 어둠을 싹 거두어내고 찬란한 빛만 남겼을지, 그리고 왜 그 예쁜 풍경 속엔 사람이 없을지 궁금해집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대원 작가님이 어디서 그 환한 빛을 길어 올렸는지, 그 다뜻한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려고 해요!

| 전 전시실 이용 + 관람에 2시간 이상 소요

이번 이대원 회고전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1층과 2층 4개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으며, 작품 관람에는 최소 2시간 이상 생각하셔야 합니다.

 

02. 섹션1 - 배우되 갇히지 않다

이대원 작가님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그림 실력으로 주목받았던 화가였어요! 학창 시절 권위 있는 미술전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신문에서 '스승 없이 홀로 익힌 천재'라는 멋진 별명으로 소개되기도 했죠.

하지만 사실 작가님에게는 아주 훌륭한 스승이 계셨어요. 장욱진, 유영국 같은 거장들을 가르친 사토 구니오 선생님이었는데요. 어린 이대원에게 오묘한 색채의 매력과 우리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눈뜨게 해준 분이었답니다. 덕분에 그림과 함께 염색 공예도 같이 시도하며 창작의 폭을 넓힐 수 있었죠.

 

이번 첫 번째 섹션에서는 작가님의 그림이 시작된 순간부터 1950년대 후반 미국과 유럽에서 서양 미술을 만났던 시절까지의 변화를 보여드립니다. 서양의 기법을 단순히 따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을 개척해 나간 작품들을 통해, 배우는 것에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워졌던 작가님의 열정을 느껴보실 수 있어요!

 

 

먼저 학생시절 그린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미 이대원 학창시절 작품부터 천재의 느낌이 오는...

 

 

 

‹북한산›

제10회 선만중등미술전람회에서 멋지게 특선을 차지했던 이 그림은 그동안 ‹북한산›으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았을 텐데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원래 제목이 ‹가을산›이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졌답니다! 이건 단순히 이름만 찾은 게 아니라, 작가님이 특정 산의 모양보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품은 알록달록한 색 그 자체를 그리고 싶어 했다는 걸 알려줘요.

그림 속 백운대와 인수봉을 가만히 바라보세요. 원래는 무채색인 바위 산봉우리들이 짙푸른 하늘에 맞서듯 강렬한 진홍빛과 자줏빛으로 채색되어 있죠! 눈에 보이는 실제 색을 똑같이 따라 그린 게 아니라, 작가만의 감성으로 계절의 인상을 자유롭게 표현한 덕분에 가을 산이 태양을 머금은 것처럼 붉게 터져 나오는 듯한 생동감을 느끼실 수 있답니다!

 

‹납힐조선문이매병풍›

1938년, 작가님이 고등학교 2학년 어린 나이에 만든 이 병풍은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 바탕에 봉황과 해태를 그려 넣어 매력을 더한 작품이에요! 작가님은 이 병풍으로 조선미전 공예부에서 상을 받았고, 같은 해 서양화 그림으로도 연이어 입선하면서 미술계의 유망주로 큰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 병풍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바로 '납힐'이라는 특별한 염색 기법이에요. 천에 양초나 밀랍을 칠해 물감이 번지지 않게 막아주는 방식인데, 덕분에 색들이 서로 섞이지 않고 원색 그대로 또렷하고 단단하게 표현된답니다. 훗날 작가님 그림에서 느껴지는 예쁜 컬러감과 선명한 면 분할이 이미 학창 시절 염색 작업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던 거죠.

당시 학교에서는 그림과 공예를 구분하지 않고 함께 가르쳤는데, 이 병풍은 그 시절 특별했던 미술 수업의 결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주 소중한 작품이기도 하답니다!

 

 

이대원 스승인 사토 구니오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설정 雪庭› - 사토 쿠니오

이대원 작가님의 화사한 색감과 감각적인 구성에 깊은 영향을 준 스승, 사토 쿠니오 선생님의 작품이에요! 일본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으로 건너온 그는 부드러운 파스텔톤 색면과 파격적이고 자유로운 표현이 돋보였던 화가였답니다.

'눈 덮인 뜰'이라는 감성적인 제목과 달리, 그림 속 풍경은 마치 꿈속을 거니는 듯 신비롭고 초현실적이에요. 덩그러니 놓인 토르소 조각과 빨간 장갑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물건들이 한 화면에 모여 있죠. 이 독특한 구성에 편안한 균형감을 주는 비밀이 바로 '색채'에 숨어 있답니다.

 

토르소에 칠해진 보라색과 분홍색, 그리고 풀숲의 오묘한 청록빛 색면들이 배경과 부드럽게 어우러지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따뜻하게 잡아주거든요. 대상을 단순하게 나누고 자유롭게 색을 입히던 스승의 이 감각적인 기법이 훗날 이대원 작가님이 자신만의 빛나는 색채 세계를 완성하는 데 아주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 주었답니다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데요. 관람객이 너무 많아서 보기 힘들었네요.

 

 

‹화분›

이대원 작가님은 평소에도 화분이나 정물 그림을 자주 그리셨는데요. 1959년 미국과 유럽을 길게 다녀온 직후에 완성한 이 ‹화분› 그림은 이전 작품들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정말 흥미로워요!

그림 한가운데 화분을 툭 얹어두고 배경을 깔끔하게 정리해 대상에 시선이 쏙 쏠리게 만들었어요. 거기에 흑갈색과 무채색 위주의 묵직한 컬러를 사용해 다소 어둡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연출했죠. 물감을 긁어내고 문지른 듯한 거친 질감이 먼저 느껴져서, 화분의 모양보다 물감 자체의 오묘한 매력이 훨씬 먼저 다가온답니다.

 

당시 유럽을 강타했던 거친 추상 회화, 즉 '앵포르멜'의 영향을 가득 담아 실험해 본 작품이에요. 하지만 작가님은 형체를 아예 없애는 완벽한 추상으로 넘어가지는 않고 식물의 모양을 따스하게 남겨두었답니다. 세계적인 미술 트렌드를 직접 마주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어떻게 완성해 나갈지 치열하게 고민했던 작가님의 솔직한 흔적을 느껴보세요!

 

 

 

섹션2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2층으로 올라갑니다.

 

섹션2 - 이어가되 휩쓸리지 않다

이번 방에서는 이대원 작가님의 멋진 그림들과 함께 나전칠기, 화각, 자수 같은 예쁜 우리 전통 공예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보실 수 있어요! 그림 전시에 공예품들이 함께 놓인 이유는 작가님만의 알록달록한 색채의 비밀이 바로 이 공예품들 속에 숨어있기 때문이랍니다.

1950~60년대 당시 미술계에는 거친 추상 그림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어요. 해외에서 이를 직접 경험했던 작가님도 잠시 고민하셨지만, 트렌드에 무작정 휩쓸리는 대신 평소에 참 아끼던 우리 전통 공예에서 자신만의 오리지널 답을 찾기로 했죠!

 

깜깜한 옻칠 위에 조개껍데기를 붙여 빛을 한데 모으는 나전, 얇은 쇠뿔 뒤에 알록달록 물감을 칠해 화려함을 비추는 화각, 한 땀 한 땀 색실이 모여 보석 같은 조화를 만드는 자수까지! 작가님은 이 예쁜 전통의 빛과 색을 서양의 유화 물감으로 캔버스 위에 멋지게 옮겨 담았어요. 단순히 겉모습만 따라 한 게 아니라 우리 전통의 멋을 현대적으로 완벽하게 재탄생시킨 작가님의 빛나는 감각을 천천히 감상해 보세요!

 

‹산› (1964)

그림을 보자마자 알록달록한 폭죽이 팡팡 터지는 듯한 강렬한 에너지가 가득 느껴지지 않나요? 정적이고 조용한 산과 들판을 그린 그림인데도 금방이라도 뿜어져 나올 듯한 힘찬 생동감이 가득해요.

비결은 바로 화면을 빼곡하게 채운 짧고 뾰족한 색선과 알록달록한 색점들이랍니다!

 

작가님은 산의 든든한 형태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그 위에 예쁜 색점과 선들을 층층이 쌓아 올려 풍경에 살아 움직이는 듯한 파동을 더했어요. 황금빛 하늘로 뻗어 나가는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선들 덕분에 산 전체가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죠. 이렇게 점과 선을 반복해서 찍어 누르는 기법은 훗날 이대원 작가님을 대표하는 마법 같은 전매특허가 된답니다.

1964년 전시회에 소개되었던 이 작품은 서양의 유화 물감으로 동양의 깊은 기운과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했던 작가님의 고민이 멋지게 결실을 맺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대표작입니다!

 

 

전시장 구성도 너무나 좋아요.

 

‹정물› (1956)

양탄자가 깔린 마루 위에 아담한 소반이 놓여 있고, 그 위로 알록달록한 과일 접시와 예쁜 화병이 정겹게 올라가 있어요! 소반은 작가님이 생전에 참 아끼고 실제 생활에서도 자주 쓰던 수집품이었답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옛날 상을 그린 것 같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작가님의 아주 독특하고 재미있는 의도가 숨어있어요!

 

소반이 놓인 위치를 가만히 따라가 보세요. 소반이 양탄자 끝자리에 큼직하게 자리를 잡고 있고, 다리를 연결하는 나무 막대가 좌우를 길게 막아서고 있죠? 마치 "앉아서 음식을 먹는 상"이 아니라 "자세히 감상하는 예쁜 작품"으로 바라봐 달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우리 옛 물건을 현대적인 방으로 들여와 서양화의 멋진 주인공으로 재탄생시킨 셈이죠.

소반의 구석구석을 보면 다리 위쪽에 뚫린 아기자기한 장식 구멍들이나, S자로 휜 다리의 부드러운 곡선이 아주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답니다. 작가님은 이 옛 소반의 동글동글하고 유려한 곡선 속에서 한국적인 진짜 아름다움을 발견해냈던 거예요!

 

 

‹매화›

화면 오른쪽 아래에서 힘차게 터져 나온 굵은 나뭇가지 끝에 분홍색 꽃망울들이 톡톡 피어나 있어요! 작은 크기의 그림이지만 화면을 꽉 채운 가지의 힘 덕분에 단단한 생명력이 느껴진답니다. 분명 유화 물감으로 그린 그림인데 이상하게 동양화의 매력이 물씬 느껴지지 않나요? 나뭇가지 테두리는 먹물 묻힌 붓으로 시원하게 그어 내린 것 같고, 삐죽삐죽하게 표현된 터치들은 마치 예쁜 자수 실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은 듯 반짝거려요.

 

나무 전체를 다 그리지 않고 가지 부분만 싹 잘라서 크게 보여주는 구성도 정말 참신해요. 나무 모양 자체보다 구부러진 가지가 만드는 멋진 선과 모양에 집중하고 싶었던 작가님의 감각이 돋보이죠!

이 매화 그림은 작가님이 직접 운영하시던 반도화랑에 예쁘게 걸려 있던 작품이에요. 외국 손님들이 자주 찾던 반도호텔 안의 아담한 화랑이었기에 아기자기한 10호 크기의 작품들이 인기가 많았는데, 이 매화 그림이 바로 그곳을 환하게 밝혀주던 대표적인 보석이었답니다!

 

당시 화가들과 문인들이 활동한 반도호텔 반도화랑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어요.

 

 

‹달빛›

환한 보름달이 뜬 밤, 바위 사이로 솟아난 푸른 대나무가 참 낭만적이죠! 꼭 유화 물감으로 그린 한 폭의 예쁜 사군자 그림을 보는 듯해요. 대나무와 이끼 낀 바위는 우리 옛 선비들이 즐겨 그리던 '죽석도'의 단골 주인공이기도 하답니다.

작가님은 1965년부터 수묵화의 거장 노수현 선생님께 직접 동양화를 배우셨어요. 산과 바위의 단단한 느낌을 살려내는 동양화 특유의 점 찍는 기법들을 치열하게 익히셨죠. 바위의 이끼나 잎사귀를 표현하는 태점, 후추처럼 콕콕 찍는 호초점 같은 먹점들을 캔버스 위에서 알록달록한 유화 색점으로 멋지게 바꿔놓으신 거예요! 동양화 교본이 닳도록 공부하며 먹물의 깊은 맛을 색색의 물감으로 풀어낸 작가님의 열정이 그림 속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답니다!

 

 

‹전설의 마을›

옛날 십장생도 속에 들어온 듯한 이 작품은 우리 전통 이야기 속 풍경을 아주 현대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낸 그림이에요! 화면 아래에 서 있는 사슴 한 마리가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죠? 그 시선을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힘차게 뻗은 소나무를 지나 꼭대기에 걸린 붉은 태양을 만나게 돼요. 부채처럼 펼쳐진 솔잎과 푸른 대나무, 반짝이는 황금빛 산과 날개를 편 학들까지 모든 요소가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구치는 듯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답니다.

 

쨍하게 빛나는 원색과 넓은 색면은 알록달록한 화각공예와 영롱한 자개장의 느낌을 쏙 빼닮았어요. 당시 한국 미술을 깊이 사랑했던 미국인 수집가 아서 맥타가트도 이 그림을 보고 "동양과 서양의 장점을 완벽하게 품어낸 작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죠!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서양화로 멋지게 탈바꿈시킨 이 작품은 훗날 이대원 작가님이 펼쳐낼 환한 빛의 세상을 기분 좋게 예고해 주고 있답니다.

 

섹션3 - 쌓아올리니 자유롭다

이대원 작가님은 1970년대부터 파주 농원의 풍경을 본격적으로 담아내기 시작해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장소를 꾸준히 그리셨어요. 신기하게도 같은 장소인데도 단 한 점도 똑같은 그림이 없답니다!

1970년대에는 보석처럼 빛나는 색점들로 화면을 촘촘히 채웠고, 1980년대에 들어서자 그 점들이 긴 선으로 바뀌며 풍경 전체가 신나게 춤추듯 일렁이기 시작했죠.

 

고흐의 붓 터치가 마음속의 뜨거운 감정을 거칠게 표현한 거라면, 이대원 작가님의 붓은 알록달록한 투명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려 풍경에 따뜻한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었어요. 1990년대에는 멀고 가까운 느낌조차 사라지고, 하늘과 나무, 땅이 한데 어우러져 편안하고 평평한 동화 같은 세상이 완성되었답니다.

동양화에서 먹을 차곡차곡 쌓아 깊은 맛을 내는 것처럼, 색을 포개고 또 쌓은 끝에 찾아낸 작가님의 마법 같은 자유의 순간들을 이번 공간에서 맘껏 느껴보세요!

 

 

‹농원› (1979)

1979년에 그려진 이 ‹농원› 그림은 분홍빛 꽃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따스한 봄날을 화면 가득 담아내고 있어요! 제일 앞쪽의 붉은 들판부터 활짝 핀 꽃나무들, 그리고 알록달록한 산자락까지 예쁜 봄 풍경이 층층이 펼쳐져 있죠.

1970년대 초반의 농원 그림들은 저 멀리 한곳으로 시선이 쏙 들어가도록 그려졌다면, 이 그림은 가로로 길게 누운 산이 시선을 편안하게 잡아 세워줘요. 덕분에 깊은 속으로 끌려들어 가기보다 알록달록한 풍경 자체를 천천히 둘러보게 만든답니다. 들판과 나무, 산이 서로 섞이지 않는 예쁜 원색들로 채워져 있죠!

 

특히 산과 하늘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석 같은 원색 색점들이 박혀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요. 따뜻하게 물러나는 풍경의 아늑함과 화면 위에서 빛나는 예쁜 색점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1970년대 이대원 작가님만의 가장 아름다운 대표작이랍니다!

‹농원› (1987)

보랏빛 하늘 아래로 붉은 억새가 시원하게 솟아있고, 그 아래 푸른 연못과 초록 들판이 싱그럽게 펼쳐지는 1987년작 ‹농원›입니다!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긴 색선들 덕분에 마치 풍경 전체가 신나게 춤을 추며 일렁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보라색 하늘 속에 살포시 붉은 기운이 맴돌고, 파란 연못 안에는 달콤한 분홍빛이 스며들어 있어요. 작가님은 알록달록한 색들을 섬세하게 겹쳐 올려 화면 전체를 세련되게 아우르면서도, 색 하나하나가 가진 본래의 반짝이는 빛은 그대로 살려두었답니다.

억새와 물, 푸른 풀들이 한곳에 어우러져 살아 숨 쉬듯 진동하는 이 작품은, 1980년대 전성기를 맞이한 이대원 작가님이 선사하는 대자연의 생동감 넘치는 봄·가을의 축제 같답니다!

 

‹농원› (1981)

전경을 가득 채운 붉은 맨드라미와 황금빛 들판, 그리고 뒤편에 다정하게 서 있는 산이 3단계로 차곡차곡 정리된 1981년작 ‹농원›입니다! 단순해 보이는 구도이지만 화면이 조금도 비어 보이지 않고 따스함으로 충만하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님이 정성스레 채워 넣은 색과 선들 덕분이에요.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면 부위마다 다른 붓 터치가 보여요. 들판에는 춤추는 짧은 선들이, 산에는 보석 같은 색점들이 콕콕 찍혀 있죠. 노랑, 초록, 빨강, 파랑의 알록달록한 색들은 전통 자수 실이나 자개장처럼 서로 섞이지 않고 제자리에서 톡톡 튀어 오르며 반짝입니다.

 

특히 작가님은 바탕에 자줏빛 기본색을 먼저 칠한 뒤 그 위에 알록달록한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렸어요. 붓질 사이로 은은하게 배어 나오는 바탕색이 마치 고려청자의 아름다운 상감 무늬를 떠올리게 하죠! 밝기와 온도가 조금씩 다른 색들을 정성껏 포개어 완성한 이 환한 깊이감은 이대원 작가님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품격 있는 빛의 잔치랍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층 로비에는 이대원 도록과 함께 그동안 열렸던 전시회 포스터도 만나볼 수 있어요.

 

 

섹션4 -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이제 이번 전시의 마지막 방에 도착하셨어요! 이곳에서는 여러분을 이대원 작가님이 사랑했던 파주 농원의 한가운데로 따뜻하게 안내해 드리려고 합니다. 가로로 시원하게 펼쳐진 그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사과나무 그늘 아래서 노을빛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죠!

 

그림 속으로 쏙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비밀은 바로 서양식 원근법을 거두어내고 화면을 평평하고 넓게 열어두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밖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구경꾼으로 두는 게 아니라, 풍경 속으로 들여보내 주는 것이죠. 이건 옛 선비들이 방에 누워 그림 속 산과 들을 거닐며 즐겼던 '와유'라는 동양의 감상법과도 참 닮아있답니다.

작가님은 주말마다 파주 농원의 흙바닥에 주저앉아 눈앞에 펼쳐진 세상을 캔버스에 담으셨어요. 작가님이 바라보았던 바로 그 자리에 서서,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는 빛나는 풍경 속을 자유롭게 거닐어 보시길 바랍니다!

 

‹인왕산›

가로 5미터가 넘는 커다란 화폭 위에 펼쳐진 겨울 인왕산의 모습입니다! 그동안 파주 농원의 나무와 과수원 풍경에 집중해 오던 이대원 작가님에게는 무척이나 특별하고 이색적인 대작이에요. 반도화랑 시절부터 깊은 인연을 이어온 갤러리현대 박명자 회장님이 옥상에서 직접 찍어 보낸 인왕산 사진들을 이어 보며 정성껏 완성하신 작품이랍니다.

 

화면 양쪽에 잎을 떨군 앙상한 나무 두 그루가 서 있고, 그 사이로 남청색 산줄기가 시원하게 흘러가요. 차가운 겨울 산의 기운이 푸른빛으로 감도는 가운데, 빨강, 파랑, 하얀 색선들이 마치 하얗게 흩날리는 눈발처럼 화면을 예쁘게 채색하고 있죠!

 

가까이서 보면 푸른색과 하얀색이 한 가지 색이 아니라 여러 겹 겹쳐서 투명하고 맑은 빛을 뿜어내요. 덕분에 묵직한 유화인데도 마치 투명한 수채화를 보는 듯 부드러운 느낌을 준답니다. 작가님이 평생 탐구해 온 마법 같은 색채 감각이 얼마나 완벽하게 무르익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명작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이대원 회고전의 하이라이트 4관입니다.

꼭 전시회 마지막으로 관람하시는 것 추천 드리는데요. 저는 이 방에서 한 시간 이상 있었어요.

 

 

‹도리화›

"그려도 그려도 나무의 모습은 끝이 없다"라고 했던 이대원 작가님의 고백처럼, ‹도리화›는 자연을 향한 작가님의 깊은 애정과 경외감이 온전히 담겨 있는 말년의 빛나는 걸작이에요! 계절과 시간, 그리고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자연의 오묘함을 깨달은 뒤로 작가님은 더욱 겸손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붓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 덕분일까요?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그려진 그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쨍하고 강렬한 색채와 신나게 춤추는 듯한 붓 터치가 화면 밖으로 팡팡 터져 나와요. 평생 나무와 꽃을 고집스럽게 그리며 자연에 한 걸음씩 다가섰던 작가님은, 복숭아꽃이 화사하게 피어난 과수원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다정하게 불러 모읍니다. 작가님이 평생에 걸쳐 모아둔 눈부신 빛과 생명의 선물을 이 아름다운 과수원 속에서 마음껏 누려보세요!

 

 

 

‹농원› (1995)

1995년에 그려진 이 ‹농원›은 70, 80년대에 보았던 농원 그림들과 달리 화면 속 깊이감이 완전히 사라져서 아주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하늘도 땅도 없이 화면 가득 나무들이 이어져 있어서, 마치 작가님이 우리를 파주 과수원 한가운데에 툭 떨어뜨려 놓은 듯 풍경 속에 쏙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들죠.

붉은 나무줄기와 연둣빛 풀밭, 파란 연못이 저마다 신나게 빛나는 가운데, 하얗게 핀 꽃들이 풍성하게 피어나 있어요. 자세히 보면 이 흰 꽃들은 초록과 파랑, 빨간 빛을 살포시 머금고 있어서 빛을 받을 때마다 오묘하게 다른 색으로 변신한답니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파주 농원을 그려온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색채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에너지가 가장 눈부시게 폭발하는 최고의 명작을 마음껏 느껴보세요!

 

 

‹과수원› (1996-97)

1997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카루젤 홀을 환하게 밝혔던 이 작품은 작은 그림 40개를 바둑판처럼 예쁘게 연결해 만든 이대원 작가님의 거대한 대표작이에요! 각각의 그림 속에는 연못과 꽃나무, 과수원처럼 작가님이 사랑했던 파주 농원의 풍경들이 아기자기하게 담겨 있답니다. 하나씩 따로 봐도 예쁘지만 전체를 모아 보면 달마다 얼굴을 바꾸는 자연의 신비로운 순환이 한눈에 펼쳐지죠. 마치 현대적인 감성으로 다시 태어난 마흔 폭의 멋진 병풍을 만난 듯해요!

 

그림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붓을 짧고 빠르게 그어 올린 알록달록한 색선들이 눈에 들어와요. 춤추듯 생동감 있게 쌓인 이 선들은 겉모습만 그린 것이 아니라 대자연이 품은 따뜻한 숨결과 활력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답니다.

 

남들이 서양의 풍경화를 따라갈 때, 작가님은 거꾸로 우리 전통 산수의 깊은 정신을 찾아 나섰어요. 보는 사람을 밖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풍경'을 넘어, 그림 안으로 쏙 들어와 마음껏 거닐게 해주는 동양 '산수'의 멋을 서양의 물감으로 완벽하게 풀어낸 것이죠. 평생에 걸쳐 완성한 이대원 작가님의 눈부신 예술 세계를 이 위대한 대작 앞에서 가슴 가득 느껴보세요!

 

‹농원› (1994)

1994년 가을에 완성된 이 ‹농원›은 그림 전체가 온통 눈부신 황금빛으로 타오르듯 펼쳐지는 최고의 걸작이에요! 하늘과 산, 들판의 경계조차 알록달록한 노란 색선의 물결 속으로 살포시 녹아들어서, 깊은 깊이감 대신 마음이 평온해지는 환한 평면을 만들어냅니다. 왼쪽에 수줍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조차 노란 빛의 바다 속으로 부드럽게 흡수되는 듯하죠.

 

작가님은 평생 탐구해 온 한국 전통 미학의 비밀을 이 한 장의 캔버스 위에 완벽하게 풀어냈어요. 깜깜한 바탕 위에 자개를 얹어 빛을 내는 나전칠기처럼, 그리고 예쁜 색실을 포개어 수를 놓는 자수처럼! 순색의 알록달록한 색점과 선들을 겹겹이 쌓아 올려 색 하나하나가 가진 본래의 예쁜 빛을 그대로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답니다.

동양화에서 먹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듯 얇은 투명 색면을 정성스레 포개어 완성한 이 넓은 화면은 따뜻한 생명의 에너지로 가득 차 있어요. 밖에서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풍경 한가운데로 들어와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기쁨을 선사하는 이대원 작가님의 환한 빛의 세계를 가슴 깊이 느껴보세요!

 

 

 

 

로비 한켠에는 이대원 전시회 굿즈를 만나볼 수 있는 아트샵도 준비되어 있어요. 도록 너무나 예쁘다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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