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국 회고전' 관람후기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전시회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유영국 회고전 관람후기입니다.
최근 유영국, 박서보, 이대원 등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한 획을 그은 대가들의 전시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어 너무나도 행복한데요. 이중에서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 전시는 너무나도 많은 감동을 준 전시회로 기억됩니다.

오늘은 이번 유영국 회고전 후반부 전시공간의 작품들을 소개하는데요. 구상에서 추상으로 전환하는 그의 작품들과 함께,

말년의 대작들과 절필작을 만나볼 수 있는 너무나도 강한 전시회로 추천 드립니다.


유영국 전시회 산은 내 안에 있다. 전시기간 및 입장료, 도록, 주차, 도슨트 등의 전시 정보는 아래 포스팅 참고 하세요
'유영국 : 산은 내 안에 있다' 전시회 정보 | 도록, 굿즈, 웨이팅, 도슨트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6년 한국 근대 거장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전시회 관람 후기입니다.산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평생 추상 미술을 완성한 작가의 열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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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3 : 추상의 문법을 찾아서
세 번째 공간은 유영국 작가님의 추상이 가장 빛나던 1960~70년대 작품들로 채워져 있어요. 1964년 첫 개인전 이후 매일 규칙적으로 작업실을 지키며 자신만의 시각 문법을 다져갔고, 강렬한 색감과 기하학적 선 속에 자연의 생명력을 담아냈답니다. '색채 없는 그림은 상상할 수 없다'는 말처럼, 색과 면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조화를 직접 느껴보세요!

너무나도 멋있는 유영국 어록!

이번 유영국 전시회 전시장 구성도 너무나도 좋았네요.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구성과 함께 관객 동선도 적당하게 배분되는 구성으로 정말로 많은 관람객 속에서 편하게 작품 감상할 수 있었네요. 요즘은 사설 유료 전시회보다 기관에서 운영하는 전시회가 더 고급스럽다는 생각입니다.


Work (1965)
노랑, 초록, 파랑이 화사하게 어우러진 1965년 작품으로, 이 시기 특유의 부드러운 경계와 깊은 색감 조화가 돋보여요. 캔버스에 맑게 스며든 물감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따스함을, 섬세한 선들은 여름비 같은 청량함을 전해줍니다. 색면이 겹치고 투과되며 만드는 자유롭고 산뜻한 하모니를 느껴보세요!




유영국의 대표 연작인 work와 함께 산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네요.






Work (1967)
보라색 배경 위로 강렬한 기하학적 산 형태가 솟아오른 작품이에요. 두꺼웠던 질감은 매끈해졌지만 가까이 보면 섬세한 붓 터치의 긴장감이 살아있고, 신비로운 보라색은 현실을 넘어선 깊은 분위기를 자아내요. 평론가 이일의 말처럼 작가님에게 산은 평생 탐구한 삶의 주제였는데요, 고향 울진의 산맥을 닮은 붉은 산들과 보라·빨강의 강렬한 색채 대비가 특별한 매력을 선사합니다.





Work (1968)
주황빛 바탕에 초록색 산이 놓여 대비가 선명한 작품이에요. 정사각형 캔버스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위한 선택이었고, 지평선을 따라 은은하게 레이어드된 색감은 노을빛 같은 따뜻함을 주면서도 철저히 계산된 구도 속에 담겨 있어요. 서구 색면추상을 한국적 감각으로 세련되게 풀어낸 이 팽팽한 긴장감을 천천히 감상해 보세요!








Work (1970)
두 폭의 캔버스가 맞붙어 강렬한 긴장감을 주는 작품이에요. 서로 튕겨 나가는 듯한 색채가 화면 전체에 에너지를 채우고, 달 착륙과 급격한 발전으로 세상이 빠르게 변하던 1970년의 속도감이 날카로운 사선 구도로 표현됐어요. 칼로 자른 듯 정교한 '하드 엣지' 기법은 작가님의 수학적 계산이 만든 멋진 구조랍니다.








Work (1971) (부제: 랄랄라 시리즈)
'랄랄라'라는 귀여운 부제가 붙은 이 시리즈는 작가님의 기하학적 추상이 가장 에너제틱했던 시절의 대표작이에요. 1971년, 미리 그리기보다 느낌 가는 대로 색을 칠하며 완성했다는데 선명한 경계와 겹쳐진 색감이 화면 밖으로 터져 나올 듯 생생해요. 단정한 레이아웃과 감각적인 직관이 어우러진 이 신나는 에너지는 이어질 파트 5의 대작들로 연결됩니다!

Work (1968)
화면 가득한 붉은 색감이 깊은 빠져듦을 선사하는 작품이에요. 공간 한가운데 작은 기하학적 모양은 누군가에겐 산으로, 누군가에겐 세상 모든 게 모인 작은 점으로 보이는데요, 모든 선이 모이고 뻗어 나가는 이 형태는 작가님이 마음속으로 바라본 진짜 세상의 모습이라고 해요. 붉은 빛의 강렬함 속에서 이 특별한 시선을 즐겨보세요!



파트 4 : 심상 추상
이제 가장 따뜻하고 편안해지는 심상 추상 파트예요. "예순이 넘으면 자연으로 부드럽게 돌아가겠다"던 말씀처럼 뾰족했던 선들은 동글동글해지고 색감도 맑고 투명해졌어요. 이 시기 몸이 많이 아프셨음에도 매일 작업실을 지키며 완성하셨다는 사실이 더 감동을 주는데요, 덕분에 그림 속 산들이 딱딱한 풍경이 아니라 우리 곁을 걷는 친근한 친구처럼 다가옵니다.












Work (1992)
유영국 작가님의 그림은 평생 마음에 담아둔 풍경들의 보물상자 같아요.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이 작품은 울진의 산과 바다가 맞닿은 풍경을, 추억 속 아련함을 부드러운 물결로 감성적으로 담아냈어요. '물 속을 걸어 들어간 산 하나...'라는 이성선 시인의 시처럼, 맑은 물속에 든 산과 그 안에 피어난 따뜻한 마음, 그리고 고향의 푸른빛을 함께 느껴보세요!









유영국의 의자들과 아카이브
유영국 작가님은 1949년 약수동, 등촌동을 거쳐 1987년 방배동까지 세 번 작업실을 옮기셨는데, 여기 전시된 이젤과 세 개의 의자는 실제 사용하셨던 물건들이에요. 집 안에 작업실을 두셨기에 거처 이동은 곧 작품 스타일 변화로 이어졌고, 각 시절의 의자에는 캔버스 앞을 지켜온 작가님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있어요. 함께 놓인 스크랩북과 도록에서 '산'이라는 주제를 향한 진심도 느껴보세요!







Work (1977)
유영국 작가님에게 소품 그림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요, 이 작품은 1977년 심장 수술 후 아내분과 영주 부석사로 떠난 여행에서 마주한 풍경을 담았어요. 사이좋게 어깨를 맞댄 나무들과 노을빛 컬러가 부석사의 가을처럼 포근하고, "산 속 굽이굽이 길들이 꼭 인생 같다"던 말씀처럼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낸 부부의 세월이 담겨 있답니다.

Work (1981)
하늘로 가지를 뻗은 노란 열매의 경쾌한 리듬감이 인상적인 작품이에요. 화사한 컬러와 맑게 겹쳐진 은은한 빛이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주고, 수직·수평으로 뻗은 나무들은 딱딱한 틀 속에서도 부드럽고 따뜻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작은 프레임 속 아기자기한 생동감이 영원히 지지 않는 계절처럼 다가오니, 작가님의 화사한 정원에서 나만의 반짝이는 순간을 찾아보세요!

이 작은 작품이라도 한 점만 소장할 수 있었으면... BTS RM이 부럽네요.



Work (1989)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이 그림은 작가님 집 식탁 앞에 10년 넘게 걸려 있던 미공개 작품이에요. 삶의 완숙기에 그려낸 풍경은 강했던 경계선이 사르르 녹아내려 은은한 산수화처럼 부드러운데요, 작가님에게 산은 이제 넘어야 할 벽이 아니라 자연에 건네는 다정한 선물 같은 존재가 됐어요. 몇 개 안 되는 단정한 선과 색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이 풍경을 천천히 느껴보세요!







Work (1974)
붉은 바탕 위에 초록색 산이 올려진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에요. 서구의 스타일을 가져왔지만 그 속엔 우리 자연 특유의 단단하고 씩씩한 에너지가 숨 쉬고 있는데요, 환갑까지 그림이 팔리지 않아도 양조장을 운영하며 생활을 책임지셨던 작가님의 태도가 이 그림의 단단한 뿌리가 되어줬어요. 치우침 없이 단정했던 삶이 만든 작품 세계 속으로 들어가 보세요!

이번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유영국 회고전 마지막 공간이자 작가의 완성체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앞에서 그의 작품들을 이해하고 이 공간에 들어오면 그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곳이네요.

파트 5 : 무한, 그 너머
전시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작가님이 바라본 아득한 무한 너머의 세상을 만나게 돼요. "화가의 눈은 항상 멀리 볼 줄 알아야 한다"던 말씀처럼, 열아홉 소년의 열정부터 여든여섯 할아버지의 깊은 시선까지 평생의 추상 에너지가 커다란 캔버스에 담겨 있어요. 산과 물, 이성과 느낌이 어우러져 인생과 그림이 하나가 된 이 공간에서, 작가님이 다다른 무한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이라는 걸 느껴보세요.

산-Blue' '산-Red' (1994)
유영국 작가님의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작품 앞에 서 있어요. 평생 홀로 작업하시던 작가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청년 서용선 작가님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특별한 그림이랍니다. 파트 3의 '랄랄라 시리즈'가 지녔던 경쾌한 리듬감이 여기서는 더 웅장한 기하학적 모양으로 변신했고, 붉고 푸른 컬러가 오묘하게 달라지며 산의 능선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입체감을 선물해요. 정성과 진심이 주는 감동을 이 압도적인 그림 앞에서 느껴보세요!





Work (1999)
유영국 작가님의 예술 여정에 마지막 점을 찍은 1999년 절필작이에요. 정사각형 캔버스 위에 평생 연구해 온 규칙과 틀을 내려놓은 듯, 맑은 선홍빛 컬러와 부드러운 붓 터치만이 자유롭게 일렁여요. 차곡차곡 쌓인 붉은 산 중 가장 꼭대기는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하얀 바탕 그대로 남겼는데, 이는 비어있음이 아니라 드디어 찾아낸 자유이자 평화랍니다. 열아홉 소년의 열정이 여든여섯 할아버지의 맑은 생각으로 마무리되는 이 공간에서, 여러분은 어떤 풍경을 마음에 담고 계신가요?






그리고 전시장 마지막에는 영상인터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영상속에서 작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에 다가오는 전시회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