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존재 전시회 관람후기 : 도슨트, 오디오 가이드 @ 수원시립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독특한 전시회인 '입는존재' 관람후기입니다.
의상이라는 주제로 일상적인 의상 개념을 벗어나 상당히 철학적인 생각을 하는 전시회라는 느낌...

| 전시 작가 리스트
김준, 니키 리, 마사 로슬러, 박영숙, 서도호, 송상희, 안창홍, 연진영, 오형근, 윤정미, 이원호, 이형구, 잉카 쇼니바레, 제임스 로젠퀴스트, 차영석, 후유히코 타카타



1. 전시회 정보
입는 존재
Wearing Being: On the Matter of Clothing
1) 전시기간 : 2026년 03월 19일 ~ 2026년 06월 28일
2) 전시장소 : 수원시립미술관 행궁 본관
3) 관람요금 : 4,000원 유료전시회 (2026 소장품전 '블랑 블랙 파노라마' 동시관람 가능)
- 수원시민 등 할인조건들이 있는데요. 저는 해당사항 없었네요.

2. 도슨트 & 오디오가이드
1) 입는 존재 도슨트 하루 두 번
- 14시와 16시 하루 무료 도슨트가 진행됩니다.

2) 입는 존재 오디오가이드 무료
- 수원시립미술관 홈페이지와 모바일 웹 페이지에서 무료 오디오가이드 이용가능합니다.
- 별도 앱은 없으며, 스마트폰 모바일 앱에서 이용가능합니다.
- 입는존재 전시회 오디오가이드 이용위해 이어폰 꼭 챙겨 오세요


3. 16명 작가 - 관람소요시간 한 시간 전후
- 이번 입는 존재 'Wearing Being: On the Matter of Clothing' 전시회는 수원시립미술관 2전시실에서 시작합니다.
- 참여작가는 16명 : 김준, 니키 리, 마사 로슬러, 박영숙, 서도호, 송상희, 안창홍, 연진영, 오형근, 윤정미, 이원호, 이형구, 잉카 쇼니바레, 제임스 로젠퀴스트, 차영석, 후유히코 타카타
- 전시회 관람에는 약 한 시간 전후 소요됩니다.

1) 1층 : 제2전시실
전시회 시작은 수원시립미술관 1층 제2전시실에서 시작합니다.

| 전시서문
우리는 매일 무엇을 입을지 고민합니다. 이 질문은 단순한 선택을 넘어 나의 역할과 관계 ' 상황과 태도 등 다양한 맥락을 담고 있습니다. 옷을 고르는 행위는 신체 보호부터 사회적 위치와 타인의 시선 ' 개인의 기분과 계획까지 고려하는 과정이며 ' 이는 결국 각자가 어디에 속해 있고 무엇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지와 긴밀히 연결됩니다.

| 이원호 : Everblossom Ⅱ
이원호는 자본주의적 조건과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에버블러섬 2'는 일명 '몸뺴'라 불리는 왜바지 200여 벌을 쌓아 올린 설치 작품입니다. 왜바지는 일제강점기 작업복에서 유래해 해방 이후에도 노동복으로 널리 쓰였으며 ' 특정 시대의 노동 환경과 생활 조건 속에서 반복적으로 선택될 수밖에 없었던 옷입니다.

작품 속 왜바지는 개인의 신체에 입혀지는 대신 접히고 쌓여 나무의 형상을 이룹니다. 상록수를 연상시키는 외관과 영원히 꽃핀다는 의미의 제목은 정리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이어지는 과거를 암시합니다. 이처럼 작품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입어온 옷이 개인의 취향 이전에 역사와 노동 ' 생활 조건이 겹겹이 축적된 흔적임을 보여줍니다.



| 박영숙 : 헤이리 여신 우마드
박영숙은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여성의 삶이 어떻게 형성되고 제한되어 왔는지 탐색하는 1세대 여성주의 사진작가입니다. 작품 '헤이리 여신 우마드'는 풍요 ' 사랑 ' 분노 ' 죽음을 상징하는 네 명의 여신을 무대처럼 연출하여 보여줍니다. 사진 속 인물들은 정면을 응시하는 당당한 시선으로 관람객을 마주하며 ' 이들을 이상화하기보다 각기 다른 삶의 조건과 감정을 지닌 존재로 드러냅니다.

제목에 사용된 '우마드'는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로 '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의미합니다. 이 작품은 여성의 삶이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음을 암시하며 ' 규정된 틀을 벗어난 여성들의 역동적인 정체성을 시각화합니다.

| 오형근 : 아줌마
오형근은 초상 사진을 통해 인물이 어떻게 이미지로 고착되고 유형화되는지를 탐구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작업은 인물 자체보다 그들을 바라보고 분류하는 우리의 시선에 집중합니다. '아줌마' 연작에는 인물의 이름이나 직업 '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강한 플래시 아래 중년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정면으로 제시하여 관람객과 마주하게 합니다.

사진은 인물을 어떤 맥락에도 속하지 않은 채 보이는 모습으로만 제시하며 ' 관람객은 비슷한 옷차림과 화장 등을 단서로 이들을 하나의 유형으로 묶어 읽게 됩니다. 작가는 이러한 인식의 과정을 그대로 드러내어 우리가 외형을 통해 타인을 얼마나 빠르게 분류해 왔는지 자각하게 합니다. 동시에 개별적인 시선과 표정을 통해 쉽게 수렴되지 않는 인물의 개별성을 함께 보여주며 ' 초상이 어떻게 사회적 이미지가 되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수원시립미술관 전시회 입는존재 전시장 중앙에 있는 묘한 조형작품 하나.

| 잉카 쇼니바레 : 케이크 키트
인카 쇼니바레는 조각 ' 영상 '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식민주의와 계급 ' 정체성 문제를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케이크 키드'는 여러 층의 케이크를 등에 짊어진 어린이를 형상화한 조각 작품입니다. 작품에 사용된 '더치 왁스 패브릭'은 흔히 아프리카 전통 직물로 알려져 있으나 ' 실제로는 유럽에서 생산되어 식민 무역을 통해 아프리카로 유입된 물건입니다.

화려하고 달콤해 보이는 케이크는 축하와 기쁨의 상징이지만 ' 작품 속 아이에게는 힘겹게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으로 치환됩니다. 이는 어떤 이에게는 즐거움과 풍요로 보이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통과 희생의 결과물일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작가는 장식적인 의복과 이미지 뒤에 숨겨진 역사와 권력의 흔적을 드러내며 ' 우리의 소비와 축제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줍니다.




| 후유히코 타카타 : 컷 슈트
후유이코 타카타는 신화와 종교 ' 대중문화의 서사를 바탕으로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온 사회 구조와 규범을 뒤집어보는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커트 슈트'는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들이 서로의 옷을 가위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입니다. 여기서 남성 정장은 일본 사회의 샐러리맨을 상징하며 ' 개인의 개성보다는 집단적 신분과 규범적 남성성을 드러내는 사회적 장치로 작동합니다.

퍼포먼스 속 인물들은 이러한 획일성을 강요하는 옷을 직접 잘라내는 행위를 반복합니다. 자르기가 계속될수록 정장은 해체되고 신체와 감정의 긴장도 점차 완화되며 영상의 분위기 또한 가벼워집니다. 경직된 옷 아래에서 신체가 드러나는 이 과정은 의복이 개인을 어떻게 규정해 왔는지 ' 그리고 그 틀이 무너질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 성찰하게 합니다.

전시장에서는 후유히코 타카타 컷 슈트 퍼포먼스 영상이 상영되고 있는데, 이 영상이 유쾌하다고 해야 할지...
어이없는 행위인데, 보는 나는 왜 즐거운 것일까?

| 서도호 : Some/One
서도호는 이주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개인과 집단 ' 소속과 정체성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서머'는 멀리서 보면 단단하고 장엄한 갑옷처럼 보이지만 ' 가까이서 보면 수천 개의 군대 인식표가 이어져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정보가 지워진 채 작품의 일부가 된 인식표들은 개인이 집단에 흡수되는 구조를 떠올리게 합니다.

본래 방어와 보호를 위한 군사 장비인 갑옷이지만 ' 이 작품 속 갑옷은 누구도 입을 수 없으며 안쪽은 비어 있습니다. 작품은 갑옷이 과연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되물으며 위엄과 공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인상을 전합니다. 이처럼 '서머'는 입는다는 행위가 개인의 선택에 앞서 집단에 소속되는 방식일 수 있음을 드러내고 ' 개인과 집단 사이의 긴장 관계를 내비칩니다.

역시 서도호 작가...
느낌 정말로 묘하네요.




2) 2층으로 올라가는 길...
수원시립미술관 입는존재 전시회 1층 제2전시실 입는존재 전시회는 2층에서 계속됩니다.

솔직히 어떤 메시지인지 모르겠다.
연진영 작가 작품은 다다음 전시실에서 계속 이어진다.
이번 수원시립미술관 입는존재 전시회 핵심 작가 중 한 명





3) 2층 : 제3전시실
| 니키 리 : 힙합 프로젝트(Projects)
니키리는 우리가 믿어온 정체성이라는 개념에 질문을 던지며 ' 정체성이 얼마나 유동적일 수 있는지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작가는 힙합 커뮤니티 ' 히스패닉 공동체 ' 펑크 문화 집단 등 서로 다른 사회적 그룹의 구성원이 되어 그들과 시간을 보내고 ' 같은 옷을 입으며 말투와 태도까지 익혀 생활합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전문 사진가가 아닌 주변 인물이 촬영한 스냅샷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작업에서 옷은 단순한 스타일을 넘어 공동체의 규칙과 관계 안으로 들어갔음을 나타내는 사회적 표식입니다. 사진 속 작가는 예술가나 관찰자가 아닌 그 집단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작품은 외형이 바뀌면 타인의 시선도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주며 ' 고정되었다고 믿어온 정체성이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된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 김준 : 버드랜드-라코스테(Birdland-Lacoste)
김준은 문신 이미지를 활용한 디지털 사진 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의 욕망과 소비문화가 신체에 어떻게 각인되는지를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버드랜드-라코스테'는 실제 인체를 촬영한 뒤 문신 이미지를 디지털로 덧입혀 제작한 작품으로 ' 얼굴은 지워지고 붉은 문신으로 덮인 피부만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작가는 피부를 단순한 신체 표면이 아니라 사회의 가치와 규범이 새겨지는 영역으로 바라봅니다.
작품 속 피부 위에는 특정 의류 브랜드의 로고가 문신처럼 반복되어 새겨져 있습니다. 이 로고들은 개인의 서사를 지운 채 신체를 소비 사회의 기호로 보이게 합니다. 작품의 제목은 자유를 상징하는 새와 땅 ' 그리고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브랜드를 나란히 배치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소비의 질서 속에서 이미지로 규정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모순적 조건을 드러냅니다.

| 캠벨 수프 컴퍼니 제작 : The Souper Dress
더 수퍼 드레스'는 1967년부터 1968년 사이 캠벨 수프 컴퍼니가 제작하고 유통한 종교 드레스입니다. 이 드레스의 전면에는 앤디 워홀의 대표적 시각 코드인 캠벨 수프 캔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일회용 종이 드레스를 기업들이 광고와 판촉 매체로 적극 활용한 사례입니다.

이 오브제는 예술 영역에 머물던 이미지가 대중 소비문화로 확장된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옷은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수단이기보다 ' 소비 사회가 생산한 이미지를 몸에 두르는 표면으로 기능합니다. 착용자의 신체는 이미지가 유통되는 통로가 되어 움직이는 광고판처럼 작동하며 ' 예술과 상품 ' 옷과 광고의 경계가 뒤섞이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입는 행위가 곧 이미지를 소비하고 전시하는 행위와 맞닿아 있음을 드러냅니다.



| 차영석 : 매시업(Mash-up)
차영석은 연필과 펜을 활용해 사물을 지표하게 관찰하고 반복적인 노동 집약적 방식으로 화면에 옮겨온 작가입니다. 그의 작업은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형태와 구조 ' 표면의 질감을 따라가며 사물이 지닌 존재감을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매시업' 연작에서는 명품 브랜드의 운동화와 같이 동시대의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사물들을 주요 소재로 다룹니다.

이러한 사물들은 일상적인 용품인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욕망과 수집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작가는 바느질 간격부터 천과 가죽의 결 ' 와펜의 질감까지 세밀하게 묘사하여 우리가 소비하는 사물들의 물질성을 화면에 밀도 높게 구현합니다. 실물을 마주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업은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공유해 온 취항과 가치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 마사 로슬러 : 마사 로슬러 보그를 낭독하다
마사 로슬러는 사진과 영상 ' 퍼포먼스를 통해 미디어 속 젠더 규범과 권력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비판해 온 작가입니다. 특히 여성의 몸과 정체성이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형성되는 과정에 주목해 왔습니다. 이 작품은 패션 잡지 '보그'의 이미지를 보여주며 작가가 직접 구성한 대사를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낭독하는 퍼포먼스 영상입니다.

이러한 낭독은 패션 이미지에 관습적으로 덧붙여진 욕망과 가치 판단의 언어를 드러내며 ' 이상적인 여성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로슬러는 '보그'가 욕망과 취향 ' 이상적인 여성상을 생산하는 매체임을 폭로합니다. 또한 영상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주 여성 노동자들의 제봉 장면은 화려한 패션 이미지 뒤에 숨겨진 산업 구조를 드러내며 ' 입는다는 행위가 무엇을 전제로 가능한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아쉽게도 두 명이 동시에 관람 가능한데...


| 제임스 로젠퀴스트 : 종이 옷(Paper Suit)
제임스 로젠퀴스트는 1960년대 미국 팝아트 운동을 이끈 작가로 ' 광고나 잡지의 대중적 이미지를 통해 소비 사회의 단면을 탐구해 왔습니다. 그의 '종이 옷'은 이러한 관심을 퍼포먼스로 확장한 작업으로 ' 타이벡 소재를 활용해 전통적인 남성 정장을 제작한 것입니다. 작가는 견고함과 안정을 상징하던 정장을 쉽게 찢어지고 버려지는 종이 재질로 바꾸어 그 의미를 비틉니다.

로젠퀴스트는 1966년 전시 개막식 등 공식 석상에 이 옷을 직접 입고 나타나 ' 옷이 지닌 사회적 역할과 상징성을 실생활에서 실험했습니다. 종이 정장을 입은 그의 모습은 당시 미국 사회의 샐러리맨 문화와 획일적인 복장 규범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한 것입니다. 이 작업은 사회적 지위와 규범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유희적으로 드러내며 ' 입는다는 행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 윤정미 : 핑크 앤 블루 프로젝트(The Pink & Blue Project)
윤정미는 사진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규범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핑크 앤 블루 프로젝트'는 분홍색과 파란색 물건들로 가득 찬 어린이들의 방을 촬영한 연작입니다. 오늘날 분홍은 여성성 ' 파랑은 남성성을 상징하는 색으로 여겨지지만 ' 20세기 초 서구 사회에서는 그 반대로 권장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색의 구분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만들어진 사회적 규범임을 시사합니다.

작가는 아이들의 방과 소지품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여 ' 옷과 장난감 등 일상적인 물건들이 단순한 취향의 결과가 아니라 학습된 성별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분홍과 파랑으로 구획된 공간은 이러한 색채 규범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 시각화합니다. 이 작업은 입는다는 행위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 이전에 사회적으로 설계된 환경 속에서 형성된 것임을 드러냅니다.


수원시립미술관 전시회 '입는존재' 전시회 이어집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느낌 좋았던 작품 중 하나.


| 안창홍 : 유령패션
안창호는 왜곡된 인간 형상을 통해 권력과 욕망이 작동하는 현대 사회의 이면을 포착해 온 작가입니다. '유령 패션' 연작은 팬데믹 이후 활기를 잃고 비어버린 도시 풍경에서 출발하여 ' 과열된 소비 욕망으로 유지되어 온 세계의 허구성을 드러냅니다.

작품 속에는 밝은 배경과 화려한 옷이 등장하지만 ' 정작 그것을 입어야 할 인간의 몸은 보이지 않습니다. 주인 없이 유령처럼 화면을 떠도는 옷들은 패션 산업에 내재한 허영과 욕망을 냉소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아름다움과 성공을 약속해 온 이미지들이 얼마나 불안정한 허상 위에 놓여 있는지 선명하게 투영합니다.

이번 수원시립미술관 전시회에서 가장 난해했던 작품!

| 송상희 : 착한 딸이 되기 위한 몸짓
송상희는 사회적 역사적 권력 관계 속에서 희생되거나 소외된 존재들을 위로하는 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입니다. '착한 딸이 되기 위한 몸짓' 연작은 '착한 딸'이라는 기준이 어떻게 신체를 규율하고 길들이는지를 심도 있게 다룹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철제 의자와 보자기는 신체를 특정 자세로 고정하거나 묶어둠으로써 ' 가부장적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해 온 예절과 순응의 규범을 시각화합니다.


이 기구들은 여성이 겪어야 했던 규범의 강요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몸에 새겨지는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사물을 통해 제시된 이러한 장면들은 '착함'이 개인의 본래 성향이 아니라 ' 반복적인 규율과 훈육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상태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작가는 신체에 가해지는 무언의 압박을 통해 사회적 기대가 개인을 어떻게 구속하는지 비판적으로 조명합니다.




4) 2층 : 제4전시실
해당 공간은 이형구, 연진영 작가 두 명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


| 이형구 : 신체 구조의 확장과 재구성


이형구는 조각 ' 퍼포먼스 ' 드로잉 '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인간의 신체 구조와 움직임이 어떻게 확장되고 재구성될 수 있는지 탐구해 온 작가입니다. 그의 퍼포먼스 영상 '메저'에서 작가는 말의 뒷다리 구조를 본뜬 보조 장치인 '인스트루먼트 윈'을 착용하고 달리기 를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신체는 말의 신체 기능을 획득하며 기존의 조건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드러냅니다.

또한 '아이 트레이스' 연작은 확대 렌즈와 거울을 이용해 시각과 인식의 구조를 흔들며 ' 착용자의 시야와 자세 ' 이동 방식을 변화시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감각은 낯설게 재조정됩니다. 이형구의 작업에서 '입는다'는 행위는 단순한 착용을 넘어 ' 신체의 작동 범위와 인식 체계를 새로운 틀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도입니다.








| 연진영 : 사물의 재탄생과 산업 구조의 성찰

연진영은 대량 생산 체계 속에서 소모된 기성품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느린 수작업을 통해 기능을 상실한 사물에 새로운 역할과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진 의류를 주재료로 사용하여 ' 아동용 패딩에서 꽃이 피어나는 형상을 만들거나 감시 장치를 연상시키는 구조물을 선보입니다.

작가의 손길을 거쳐 낯선 형상으로 변모한 일상의 물건들은 ' 우리가 당연시해 온 기능과 효율의 기준을 흔들어 놓습니다. 의류가 단순히 몸을 보호하는 외피를 넘어 ' 그 이면에 작동해 온 거대한 산업과 제도의 구조를 다시금 돌아보게 합니다. 이러한 변형은 관람객에게 익숙한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현대 소비 사회의 단면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오늘은 수원시립미술관 전시회 입는 존재 : Wearing Being: On the Matter of Clothing 관람후기 였습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너무 난해해서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오랜만에 독특한 전시회 보고 왔네요. 관람료 4,000원이 너무 싸게 느껴지는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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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수원에 지인 결혼식이 있어 조금 일찍 출발해서 수원시립미술관 다녀 왔습니다.제가 관심있는 작가와 주제의 두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처음 방문하는 곳이어서 주차장 및 요금할인,
www.a4b4.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