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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브래드포드 개인전 전시연장 (~3월)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a4b4 2026. 1. 2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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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추상미술의 대가 마크 브레드포드 개인전 'Mark Bradford: Keep Walking’ 전시회 관람후기입니다.

아직 전시회 관람 전이라면 지금바로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 드리는 상당히 매력적인 전시회!

 

이번 마크브래드포드 전시회는 아모레피시픽 미술관 1실~6실 전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로 2026.01.25일까지 관람할 수 있었는데요. 3월 1일로 전시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Mark Bradford: Keep Walking'전시 연장 안내

많은 분들의 깊은 관심과 성원에 힘입어 현대미술 기획전 《Mark Bradford: Keep Walking》을 2026년 3월 1일(일)까지 연장합니다. 아래와 같이 전시가 운영되오니 미술관 방문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시 기간: 2025년 8월 1일(금) ~ 2026년 3월 1일(일)
운영 시간: 10:00 ~ 18:00
*매주 월요일 및 설 연휴 기간 휴관

 

마크 브래드포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가로, 추상 회화와 설치 작업을 통해 인종, 계급, 도시 구조, 권력 관계와 같은 사회적 현실을 다룹니다. 그는 미용실에서 사용하던 포스터, 광고지, 전단지 등 일상적 인쇄물을 캔버스에 겹겹이 붙이고 긁어내는 방식을 사용하며, 이 과정에서 도시의 지층과 사회의 흔적을 시각화합니다.

작품은 지도나 항공사진을 연상시키지만, 실제로는 흑인 공동체의 역사와 배제된 삶의 구조를 암시합니다. 브래드포드는 개인적 경험을 출발점으로 삼되, 이를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역사적 문제로 확장합니다. 그의 작업은 추상이 사회적 발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미술이 동시대 현실을 해석하는 하나의 방법임을 제시하는 현존하는 추상 미술의 대표작가입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마크브래드포드 전시회 티켓팅, 오디오가이드, 아트샵 등이 전시회 관련 정보는 아래 지난글 참고하세요.

 

마크 브래드포드 전시회 후기 : 예약, 오디오가이드, 주차, 굿즈

아모래퍼시픽미술관에서 이달 25일 까지 열릴 예정인 마크브래드포드 전시회 Mark Bradford: Keep Walking 전시회 관람후기입니다. 지난 프리즈 서울에서 마크 브래드포드의 3부작 'Okay, then I apologize'(202

www.a4b4.co.kr

# 001

600여 제곱미터의 공간에 관람객이 눈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이번 전시회 시작합니다.

떠오르다, 2019

혼합 매체, 가변 크기


전시의 첫 번째 작품 '떠오르다'는 수백 개의 찢어진 캔버스와 종이, 끈을 이어 붙여 약 600제곱미터에 달하는 전시장 바닥 전체를 덮는 대형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이 작품 위를 직접 걸으며 감상하도록 고안되었으며, 회화를 벽에 거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수평적이고 촉각적인 경험을 제시한다.


이 작품은 천장에서 바닥까지 떨어지던 초기 작업 '폭포'(2015)에서 보여준 시도를 확장한 것으로, 재료에 대한 물리적 접근을 유도한다. 관람객은 수동적인 감상자가 아닌 작품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참여자가 되어 감각과 움직임 속에서 '떠오르다'를 경험하게 된다.


브래드포드는 미술관에서의 일반적인 관람 방식을 재구성하며, 움직임이라는 일상의 행위를 심미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으로 전환한다. '떠오르다'는 회화의 경계를 다시 정의하고, 감각과 공간을 통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만약 이번 마크브레드포드 전시회장에 신발을 벗고 입장할 수 있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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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2

엔드페이퍼 연작

 

파랑, 2005

캔버스에 혼합재료, 213 × 183 cm

'파랑'은 브래드포드가 격자 구조를 지도라는 시각 언어와 결합해, 추상 회화를 도시적 서사의 장으로 확장한 초기 작품이다. '프로토-맵' 연작에 속하며, 겹겹이 쌓인 엔드페이퍼 위에 파란색 스텐실로 지도 형상을 구현하고 상단에는 신문지를 덧붙여 도시 블록을 재현하였다.


작가는 지도 형식 위에 도시 공간에 축적된 역사와 이동의 흔적, 계층적 불평등을 시각 언어로 더한다. 이러한 접근은 격자 구조를 단순한 형식에서 벗어나 거리 위에 각인된 역사와 권력 구조를 드러내는 도구로 확장합니다. 색채와 질감, 공간 구성은 위치성과 주변 환경의 관계를 환기시키며, 추상이 개인의 서사와 사회적 비판을 함께 담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브래드포드는 근대주의적 형식의 순수성에서 격자를 해방시켜 균열과 회복, 저항과 생존의 장으로 재구성한다.

 

'파랑'은 추상이 형식을 넘어 기억과 공동체의 역사가 중첩된 살아 있는 지형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불안한 동네, 2003

캔버스에 혼합재료, 213 × 183 cm, 앤더슨 쿠퍼 소장

브래드포드의 '엔드페이퍼' 연작은 회화를 정체성과 기억, 구조적 비판이 교차하는 장소로 전환시킨 초기 작업이다. 작품에 사용되는 엔드페이퍼는 미용실에서 파마 시 사용하는 얇고 반투명한 종이로, 작가가 어머니의 미용실에서 일하며 직접 다뤘던 재료이다. 이 재료는 단순한 미용 도구를 넘어 흑인 여성의 노동과 돌봄이 이루어지는 공간의 기억을 담는다.


작가는 엔드페이퍼의 가장자리를 그을린 후 한 장씩 캔버스에 부착해 형태적 특징을 강조한다. 나열된 반투명 종이들은 조밀한 격자 구조를 형성하며, 이 격자는 단순한 형식적 장치를 넘어 작가의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흔적이 응축된 구조로 변모한다. 근대 추상 회화에서 격자가 목적지였다면, 브래드포드에게 격자 구조는 회화적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불안한 동네'는 엔드페이퍼로 구성된 격자 구조 위에 다양한 색과 질감의 레이어를 층층이 쌓아 올려, 도시 환경 속에 축적된 시간성과 정서적 흔적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겉보기엔 정돈된 격자 구조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미세하게 흐트러져 있으며 종이와 안료, 염료가 엉킨 표면은 도심의 벽면처럼 거칠고 균열된 상태를 드러낸다. 작품의 형식적 토대는 추상 회화의 언어인 '격자' 구조를 따르지만, 그 안에 담긴 재료와 맥락은 매우 현실적이다. 브래드포드는 개인의 감정과 사회적 조건을 작품에 기입하며, 회화가 공동체의 기억과 정서를 담아내고 공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믿음의 배신, 2024

캔버스에 혼합재료, 305.4 × 544.2 cm

'믿음의 배신'은 엔드페이퍼로 구성된 격자 구조를 기반으로, 캔버스 위에서 교차하는 수평선과 대각선을 통해 질서를 유연하게 풀어낸다. 브래드포드는 얇은 종이를 겹겹이 나열하며 고정된 틀 안에서 개인의 경로가 형성되는 방식을 탐구한다. 작가는 격자를 회화의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으로 삼아 정체성과 이동성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다룬다.


작품 제목인 '믿음의 배신'은 신념이 흔들리는 경험 속에서 개인의 자율성과 회복력이 드러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격자 구조는 통제를 상징하기보다, 지나간 흔적과 앞으로 펼쳐질 길이 교차하는 열린 구조로 기능한다.

 

심장이 뛰는 쪽, 2024

캔버스에 혼합재료, 549 × 305.4 cm

브래드포드는 2024년에 '엔드페이퍼' 연작을 제작하며, 오랜 시간 탐구해온 엔드페이퍼 회화의 시각 언어를 되살리고 이를 보다 유연하고 여백이 살아 있는 구성으로 드러낸다. 작품은 멀리서 보면 단색 평면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는 토치로 그을린 종이의 가장자리와 반투명한 면들이 결합되어 복잡한 시간성과 정서를 형성한다.


작품 제목 '심장이 뛰는 쪽'은 제임스 볼드윈의 문장에서 가져온 것으로, 외부의 질서가 아닌 자신 안의 심장이 이끄는 길을 따르려는 태도를 상징한다. 격자 구조 위에 반복적으로 배치된 종이 조각들은 화면에 미묘한 진동을 일으키며, 이 회화가 추상을 통해 감각과 주체성을 담는 형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변화보다 눈물이 쉽다, 2024

캔버스에 혼합재료, 306.1 × 609.6 cm


'변화보다 눈물이 쉽다'는 기존 엔드페이퍼 연작보다 한층 느슨하고 자유로운 구성을 보여준다. 작품의 캔버스 표면에는 얇은 종이의 흔들림과 그을린 자국들이 불규칙하게 얽혀 있으며, 변화에 따르는 불안과 저항의 심리를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작품의 제목은 제임스 볼드윈의 1980년대 인터뷰에서 가져온 것으로, 정해진 틀을 바꾸기보다 눈물을 택하는 인간의 감정적 심리를 함축한다. 브래드포드는 추상을 통해 사회적 구조를 담아내는 동시에, 그 안에 저항하는 감정의 그릇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도 증오도 아닌, 2024

캔버스에 혼합재료, 549.9 × 305.4 cm


'사랑도, 증오도 아닌'은 브래드포드의 회화 가운데 가장 절제된 색감과 구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얇은 종이들이 여러 겹 쌓여 있지만, 화면의 색감과 질감은 차분하게 유지되며 감정의 폭발 대신 침묵과 거리감을 드러낸다. 작품의 제목은 제임스 볼드윈이 언급한 인간 관계의 이중성과, 사랑과 증오를 모두 거부하고 중립에 서려는 태도에서 유래한다.

 

이는 억압적인 구조 속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상태 또한 하나의 정치적 태도로 읽힐 수 있음을 암시한다. 브래드포드는 추상을 통해 사회적 감정과 그 이면의 긴장을 포착한다.

 

데스 드롭, 2023

혼합재료 조각, 304.8 × 304.8 × 50.8 cm


'데스 드롭'은 작가가 자신의 신체를 본떠 약 32% 크게 제작한 조각이다. 작품의 제목은 1960년대 미국 뉴욕에서 흑인 및 성소수자 공동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퀴어 볼룸 문화의 퍼포먼스 동작 '데스 드롭(Death Drop)'에서 비롯되었다. 작품 속 인물은 양팔을 벌린 채 눈을 감고 바닥에 누워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열두 살이던 해 금속 울타리를 향해 뒤로 넘어지던 자신의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유년 시절의 차별과 취약한 자아, 클럽에서의 격렬한 순간과 환희, 그리고 폭력과 희생의 이미지가 교차하며, '데스 드롭'은 기쁨과 두려움, 취약성과 회복 사이의 긴장을 드러낸다.

 

명백한 운명, 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가변 크기


'명백한 운명'은 미국의 서부 확장 이데올로기를 현대적으로 비판한 회화이다. 19세기 미국이 토착민의 땅을 정복하는 것을 정당화했던 ‘명백한 운명’ 개념을, 브래드포드는 오늘날 도시의 부동산 투기와 연결한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작품의 표면에는 “조니가 집을 삽니다(JOHNNY BUYS HOUSES)”라는 문구가 스텐실 기법으로 새겨져 있다. 이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발견한 전단지에서 비롯된 문구로, 즉시 현금 지급을 내세운 광고이다. 작가는 이 문구를 강제 이주와 경제적 착취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사용한다.


브래드포드는 이 작품을 통해 도시 부동산 시장의 현실과, 정착민 식민주의와 젠트리피케이션에 공통된 강제 이주의 폭력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삼부작 형식은 제단화를 연상시키지만, 그 주제는 부동산 자본이 만들어낸 세속적 폭력이다.

 

무제(상업 포스터), 2024

캔버스에 혼합재료, 86.4 × 67.6 × 5.1 cm(액자 포함), 총 6점

 

자전적 경험에서 출발한 브래드포드의 작품세계는 작가 주변의 지역사회에 대한 관찰로 이어진다. '상업 포스터' 연작은 로스앤젤레스 남부 저소득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광색 광고 전단지에서 비롯되었으며, “신용 회복”, “압류 방지”, “양육권 상담” 등 긴급한 삶의 문제를 담고 있다. 이는 소비를 자극하는 광고와 달리 공동체의 필요성을 반영하며, 작가는 이를 거리의 시각 언어이자 “긴급 광고”로 명명한다.


브래드포드의 작품 표면은 시간 속에 풍화된 유적을 연상시키며, 수집한 전단지를 불리고 갈아내고 쌓고 찢는 과정을 통해 회화로 전환된다. 색과 질감이 층층이 겹쳐진 화면에는 일부 문구가 여전히 읽히며, '상업 포스터' 연작은 공동체의 현실을 기록하는 동시에 이를 추상적 언어로 재구성한다.

 

# 003

난해한 너무나도 난해한 공간

왜 웃지?

스파이더맨, 2015

비디오, 사운드, 06분 03초


'스파이더맨'은 스탠드업 코미디의 형식을 차용해 성별, 인종, 퀴어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유머와 결핍의 전략으로 비틀어 보여주는 영상 설치 작품이다. 무대에는 코미디언의 목소리만 존재하고, 붉은 조명이 비추는 텅 빈 무대 뒤로 텍스트가 흐른다. 이 독백은 브래드포드가 직접 쓴 대사로, ‘캠프’ 스타일의 과장된 억양을 통해 전달된다.


영상은 에디 머피의 대사와 흑인 트랜스젠더 연기자의 퍼포먼스를 교차 편집해 구성되었다. 자막은 흑인의 신체와 감정이 대중문화 속에서 대상화되고 소비되는 방식을 드러내며, 질병(HIV)과 조롱, 웃음 사이의 복합적인 공감 구조를 보여준다. 제목 '스파이더맨'은 슈퍼히어로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1980년대 미국에서 흑인과 성소수자 공동체를 중심으로 확산된 에이즈 팬데믹을 환기한다.

붉은 조명과 관객의 웃음소리는 사회의 가장자리에 놓인 이들의 부재와 목소리를 강조하며, 유머가 부조리한 현실을 직면하게 하는 대응 기제가 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 004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마크 브래드포드 ‘Keep Walking’ 오디오가이드 듣던 이어폰 빼고 감상 시작하세요.

타오르는 피노키오, 2010

혼합매체 설치, 사운드, 가변 크기


마크 브래드포드에게 음악은 회화만큼이나 작업의 핵심적인 영감의 요소이다. 그는 음악을 다양한 접근이 가능한 역사적 형식으로 이해하며, 영상과 사운드 설치 작업을 통해 정체성에 대한 깊은 탐구를 보여준다. 이러한 작업은 그의 회화와 개념적으로 맞물리며 감각적이고 서사적인 층위를 드러낸다.


'타오르는 피노키오'는 19세기 고전 소설 속 피노키오와 미국 소울 가수 테디 펜더그래스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는 작품이다. 흑인 남성성의 상징이던 펜더그래스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고, 그 사건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정체성과 시선의 문제를 드러낸다.

 

브래드포드는 이 사건을 통해 ‘공적 이미지와 사적 진실’ 사이의 균열을 탐색한다. 어두운 종이로 둘러싸인 전시장과 미용실을 연상시키는 바닥은 기억과 애도의 공간을 형성하며, 낸시 윌슨의 ‘Tell Me the Truth’는 강한 애원 혹은 저항의 목소리처럼 작품 전반에 울려 퍼진다. 이 음악은 감정적 긴장감을 더하며 진실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감각적으로 연결한다.


이 작업 안에서 펜더그래스의 몰락, 피노키오의 변화하는 자아, 그리고 작가 자신의 성장 서사가 교차하며 시간의 층위가 압축된다. ‘타오르는 피노키오’는 공연된 자아와 순응할 수 없는 자아 사이의 충돌을 드러내며, 진정성과 퍼포먼스, 개인과 사회 규범 사이의 긴장을 탐색한다. 작가는 감정적 진동과 모호함이 공존하는 공간을 통해 진실을 말하는 행위가 저항이자 회복의 서사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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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5

이번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시 마크브래드포즈 개인전 메인 작품이 전시된 공간

 

그는 잿더미의 왕이 되기 위해서라도 나라가 불타오르는 것을 볼 것이다, 2019

혼합재료 조각, 가변 크기


이 작품은 도시 공간을 둘러싼 착취적 정치와 강제 이주의 흔적에 대한 브래드포드의 탐구를 이어가는 대형 조각 설치이다. 천장에 매달린 여러 개의 구체는 검게 그을린 종이로 형성된 바다와 산화된 종이로 제작된 대륙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기 다른 크기와 질감은 서로 다른 시간과 무게를 암시한다.


작품은 바다에 대한 두려움과 미지의 공포, 타지에 대한 상상을 환기시키고, 인간이 그려온 지도와 경계, 정체성과 추방에 대한 시선을 상기시킨다. 행성과 같은 이 구체들은 우리가 같은 행성에 살고 있으나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는 않다는 인식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브래드포드의 다층적인 지리학은 지배적인 서사에서 배제된 이들이 겪는 탈주와 특권, 기회, 가시성의 불균형한 분포를 암시한다. 종이와 안료, 불로 재현된 위기의 지도는 인간 존재가 만들어낸 갈등과 위협을 담고 있다. 작품의 제목은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대사에서 가져온 것으로, 파괴와 나르시시즘에 기반한 권력의 폭주를 비판한다. 이는 정치적 몰락을 넘어 사회적 분열을 초래하는 자아 도취적 권력 욕망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다.

 

신발 사이즈 연작, 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86.67 × 68 × 5 cm(액자 포함), 총 9점


브래드포드의 작업에서 신발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가 담긴 문화적 상징으로 등장한다. 로스앤젤레스 사우스 센트럴 주변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저가 운동화와 신발 수선 전단지는 욕망과 자기표현, 노동계층의 현실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이러한 거리의 흔적을 수집해 회화의 재료로 삼고, 겹겹이 쌓고 찢고 덧붙이는 과정을 통해 도시의 일상 속 시각 자료를 추상화한다. '신발 사이즈' 연작은 평범한 신발 광고 속에 인종, 계급, 남성성, 욕망과 같은 사회적 코드가 숨어 있음을 드러내며, 추상이 현실을 읽어내는 도구임을 보여준다.

 

핑크 레이디, 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520.7 × 304.8 cm


'핑크 레이디'는 마크 브래드포드의 '기차 시간표' 연작의 최신작으로, 역사적 기억과 추상적 서사를 탐구해온 작가의 작업을 이어간다. 작품의 제목은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소설 『에밀리를 위한 장미』의 주인공 에밀리 그리어슨에서 비롯되었으며, 화면 속 옅은 분홍빛은 그녀의 집에 있던 벽지의 색과 겹쳐진다.


이 회화는 남부의 낡은 전통과 쇠퇴, 그리고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을 뒤엉킨 종이층과 색면, 침식된 표면을 통해 드러낸다. 브래드포드는 한 시대의 신화와 현실, 망각과 집착이 응축된 심리적 지형을 회화의 층위로 펼쳐 보인다.

 

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2024

캔버스에 혼합재료, 518.5 × 306.1 cm


이 작품은 미국 흑인 공동체의 대규모 이동이었던 ‘대이주(Great Migration)’를 바탕으로, 1910년부터 1970년 사이 남부에서 북부로 이동한 흑인들의 여정을 기차 시간표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출발 시간과 지명을 담은 시간표는 추상적으로 제시되어 불안정한 삶의 이동성을 물리적·시각적으로 드러낸다.


화면에는 공간과 숫자, 기억의 흔적들이 뒤엉켜 나타나며, 도시 간 거리를 반복한 숫자 패턴은 심리적 지도(psychographic map)를 연상시킨다. 도시 이름과 숫자가 반복되는 이 작품은 ‘나는 누구인가(I Don’t Know What I Am)’라는 질문과 함께 인종, 이주, 정체성에 대한 집단 기억을 시각화하며, 정체성을 읽고 기억하고 이동하는 방식을 묻는다.

 

공기가 다 닳아 있었다, 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520.7 × 304.8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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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시간표(Train Timetables)' 연작은 이주와 단절, 역사적 기억을 중심으로 형성된 서사를 확장한다. 실제 철도 시간표에서 착안한 이 시리즈는 20세기 초 남부에서 북부와 서부로 향했던 흑인 대이주를 환기시키며, 시간과 지명이 병치된 형식으로 그 여정을 대형 회화로 재구성한다.


겹겹이 덧입힌 종이와 실리콘, 안료는 마모되고 변형된 표면을 통해 이주민들의 역사와 상처, 그리고 미래에 대한 열망을 함께 드러낸다. 작품 제목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에서 인용되었으며, '공기가 다 닳아 있었다'는 지속되는 차별과 억압 속에서 소진된 미국 사회에 대한 회한을 불러일으킨다.

 

# 006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시회, 마크 브래드포드 개인전 ‘Keep Walking’ 에서 가장 좋았던 공간

폭풍이 몰려온다, 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304.8 × 182.9 cm, 총 7점

 


이 연작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재난과 그 이후 드러난 사회적·제도적 실패에서 출발한다. 브래드포드는 허리케인을 불가항력적인 힘의 상징이자 소외된 공동체의 현실을 드러낸 사건으로 바라보며, 검은 벽지와 산화된 종이에 입힌 금빛 무늬를 통해 거센 바람의 결을 추상적으로 해석한다.

 

마크 브레드포드 개인전 'Mark Bradford: Keep Walking’ 전시회 중 이번 공간은 작품은 물론 전시장 전체 느낌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다만 작품 제목과 작품이 일치되지는 않더라는...

# 007

나이아가라, 2005

비디오, 컬러, 사운드 없음, 03분 17초

이번 마크브레드포드 개인전 마지막 공간입니다.



'나이아가라'는 단순한 움직임을 통해 깊은 정서적 울림을 전하는 영상 작품이다. 작가 스튜디오의 이웃이었던 흑인 소년 멜빈은 카메라를 등진 채 로스앤젤레스 거리를 조용히 걸어가며, 이 장면은 3분 길이의 단일 롱테이크로 촬영되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한 없이 어려운...

 

이 장면은 영화 '나이아가라'의 상징적 장면을 참조하되 소리를 제거함으로써 험한 도시 공간을 걷는 성소수자의 긴장감을 시각화한다. 멜빈의 묵묵한 걸음은 인내의 은유로 작동하며, 걷는 행위는 주체성을 선언하고 보이지 않는 억압에 맞서는 조용한 저항으로 읽힌다. 이 작품은 말없는 움직임을 통해 주체성과 저항, 새로운 존재로의 이행을 드러낸다.

 

오늘 소개한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마크브래드포드 개인전은 1월 25일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회 예약 및 주차, 도록, 굿즈 정보는 아래 포스팅 참고하세요

https://www.a4b4.co.kr/78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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