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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최종]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 국중박

a4b4 2025. 12. 1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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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후기 마지막입니다.

워낙 방대하고 유명한 작품들이 많아 포스팅을 나누어 소개하는데요. 오늘은 5개 섹션 중 후반부 3~5섹션의 작품 소개합니다.

 

만약 이번 로버트리먼 전시회 전반부 (1~2섹션) 작품먼저 보고 싶으시면 이전 포스팅 참고하세요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회 후기 @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관람후기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뉴욕의 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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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3. 영원한 순간, 자연에서

자연은 오래도록 그림의 대상이었지만, 19세기부터 산업화로 환경이 악화되자 숲과 공원 같은 녹지가 건강의 필수 요소로 인식되면서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았다. 기차 여행의 보급으로 시민들은 도시를 떠나 자연에서 휴식을 취했고, 튜브 물감과 이젤의 발명으로 화가들 역시 야외에서 직접 풍경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화가들은 눈앞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옮기기보다 감성과 개성을 담아 재해석했다. 20세기에는 색을 더욱 대담하게 사용한 화가들이 등장해 ‘야수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자연을 표현하며, 자연과 인간 감각이 어우러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전시회 3번째 섹션의 주제는 바로 자연입니다. 주제에 맞게 전시장 컬러도 진한 녹색 한 여름의 자연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연못 (샹보르 숲의 추억)

테오도르 루소 (Théodore Rousseau, 1812-1867)
1839년. 목판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867년 한 프랑스 비평가는 “루소는 유럽 최고의 풍경화가로, 그동안 낮게 평가되던 풍경화를 역사화의 반열로 올렸다”고 평했다. 루소는 1830년대 바르비종에서 작업하는 한편, 루아르 계곡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샹보르성의 정원에서도 풍경을 그렸다.
연못가에서는 소들이 물을 마시고, 수면에는 소와 나무, 하늘의 그림자가 비친다. 자연의 소박한 장면을 담은 차분한 구도는 고요하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연못

테오도르 루소 (Théodore Rousseau, 1812-1867).

1855년. 목판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855년 테오도르 루소는 파리 세계박람회에서 전시실 하나를 자신의 작품으로 채울 정도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이 그림에서 한 여인과 세 마리의 소는 짙은 나무와 바위로 둘러싸인 그늘진 연못가로 다가간다. 나무 위로 금빛 햇살이 스며들고, 지평선에는 연초록 들판이 가늘게 펼쳐진다. 구름이 흐르는 푸른 하늘은 연못에 은은히 비쳐 고요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바르비종파의 대표작가 루소의 작품이 먼저 소개되는 이유는... 다음 내용이...

 

3-1. 영원한 풍경의 시간, 바르비종 화파

파리 남쪽의 퐁텐블로 숲은 과거 왕실 사냥터였고, 1820년대부터 화가들이 자주 찾는 명소가 되었다. 파리와 가까워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자연을 직접 마주할 수 있었기에 인기가 높았다. 19세기 중반에는 화가들이 숲 인근 바르비종 마을에 정착해 다양한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형성된 바르비종 화파는 울창한 숲, 공터, 습지, 협곡 등 여러 경관을 그리며 자연 위에 드리워지는 빛과 공기의 변화에 매료되었다. 이들은 고전주의적 풍경을 벗어나 눈앞의 자연을 충실하게 관찰해 화폭에 담았고, 이러한 태도는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풍경화 전통으로 이어졌다.

 

소 떼가 있는 리무쟁의 풍경

쥘 뒤프레(Jules Louis Dupré, 1811–1889)
1837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쥘 뒤프레는 1834년부터 영국을 여행하며 존 컨스터블 같은 영국 풍경화 거장의 작품을 접했는데, 이 작품의 회색 폭풍 구름과 그 아래의 흰 구름 표현에서 그 영향이 드러난다. 소들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으며, 배경인 프랑스 남서부 리무쟁 지역은 목축업으로 유명하다. 생생한 자연의 움직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경과 어우러져 깊이 있는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오리가 있는 풍경

샤를 프랑수아 도비니(Charles-François Daubigny, 1817–1878)
1872년. 목판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부드럽게 흘러가는 듯한 색감은 해 질 녘 풍경임을 보여준다. 강 건너편에서는 세 명의 여성이 빨래를 하고 있고, 왼쪽 아래 물 위를 떠다니거나 풀밭에 앉은 오리들이 그림에 생기를 더한다. 울창한 숲 위로 솟은 나무의 어린잎은 바람에 흩날리며 하늘과 땅을 잇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고요한 풍경화는 샤를 프랑수아 도비니의 말년 작품으로, 그는 바르비종 화파와 인상주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풍경화로 명성을 얻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섹션 3는 계속 이어집니다. 전시장 곳곳에 독특한 구성들...

 

 

풍경

전칭 외젠 부댕(Eugène Boudin, 1824–1898)
1850년경으로 추정. 줄무늬가 있는 회색 종이에 검은 분필, 흰 분필로 강조.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프랑스 풍경화가로, 해변과 바다 풍경을 주제로 야외 사생의 선구자로 인상주의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세기 후반 외젠 부댕은 고향인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풍경을 마을부터 해안까지 다양하게 기록했다. 이 작품은 서명이 없어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하늘 표현 방식이 부댕의 초기작과 유사해 그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빽빽한 덤불 사이로 여러 건물이 보이는데, 나무 뼈대와 억새 지붕은 노르망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건축 양식이다. 회색 종이에 검은 분필로 그린 뒤 흰 분필로 세부를 강조했다.

 

자 드 부팡 근처의 나무와 집들

폴 세잔(Paul Cézanne, 1839–1906)
1885–1886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폴 세잔은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 근교에서 가족과 살던 집 ‘자 드 부팡’의 풍경을 그렸다. 앞쪽에 늘어선 앙상한 나무들 사이로 바라본 장면을 독특한 구도로 구성했으며, 수직으로 솟은 나무줄기들을 언덕의 지평선과 나란히 배치해 화면이 격자무늬처럼 보이도록 했다. 또한 위쪽의 구불구불한 나뭇가지를 교차시켜 공간이 여러 겹으로 겹쳐 보이게 표현했다.

 

3-2. 인상주의 이후의 흐름

후기 인상주의는 19세기 후반 인상주의의 빛·색채 탐구를 이어받아 등장했으며, 순간 포착을 넘어 화가 개인의 주관적 해석과 개성을 강조했다. 대표 화가인 세잔은 형태와 구도의 질서를, 반 고흐는 강렬한 색채와 독특한 붓질을 통해 감정 표현을 추구했다.

 

신인상주의는 후기 인상주의의 한 흐름으로, 과학적 색채 이론을 바탕으로 점묘법을 발전시킨다. 조르주 쇠라와 폴 시냐크는 색을 작은 점으로 분해해 화면에 배치하고, 관람자의 눈에서 시각적으로 섞이게 만들어 빛과 색을 구현했다. 앙리 에드몽 크로스는 이 기법을 자신의 방식으로 변형해 지중해 풍경을 밝고 대담한 색채로 표현했으며, 그의 실험은 야수파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해변의 소나무

앙리 에드몽 크로스(Henri-Edmond Cross, 1856–1910)
1896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앙리 에드몽 크로스는 1890년대 프랑스 남부에 정착해 지중해의 밝은 풍경을 주요 주제로 삼았다. 이 작품에서는 서로 섞이지 않는 선명한 색점을 반복해 찍는 점묘법을 사용했다. 앞쪽 그늘과 먼 언덕은 보라·푸른 계열의 시원한 색조로, 햇빛이 닿는 부분은 노랑·주황의 따뜻한 색조로 대비를 이루게 했다.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듯한 순수한 자연 풍경이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신인상주의와 점묘법이 묘한...

 

별이 있는 풍경

앙리 에드몽 크로스(Henri-Edmond Cross, 1856–1910)
1905–1908년경. 흰색 종이에 수채.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앙리 에드몽 크로스는 복잡한 준비와 시간이 필요한 유화보다, 화려한 색채를 빠르게 완성할 수 있는 수채화에 큰 매력을 느껴 꾸준히 작업했다. 이 작품에서 넓은 밤하늘은 반짝이는 노란 별빛으로 가득해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지평선 아래에는 청록색으로 길게 뻗은 땅과 먼 나무들의 윤곽이 아련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에서 느낌 좋았던 작품 중 하나.

 

꽃 피는 과수원

빈센트 반 고흐 (1853–1890)
1888년. 캔버스에 유화. 헨리 이틀슨 2세 부부 기금, 1956년

 

1888년 빈센트 반 고흐는 2년간의 파리 생활을 마치고 프랑스 남부로 이동했으며, 이 작품은 그가 아를에서 그린 초기 연작 중 하나다. 그는 구불구불한 고목에 꽃이 피는 남부 특유의 풍경을 관찰하며, 강렬한 태양 아래의 선명한 색감과 자신만의 뚜렷한 붓 자국을 강조하는 표현에 집중했다. 나무에 걸쳐진 긴 자루 낫과 갈퀴는 근처에 사람이 있음을 암시한다.

 

섹션4. 서로 다른 새로움, 도시에서 전원으로

당대의 삶을 그리려던 화가들에게는 인간이 주변 환경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관찰하는 일이 시대를 이해하는 핵심이었다. 19세기 중반 대규모 도시 재개발로 파리는 넓은 거리와 공원, 우아한 건축물이 들어선 유럽의 대표 도시로 변모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이 새롭게 변하는 파리와 시민들의 일상에 주목해 도시 풍경을 그렸고, 철도 확장으로 생겨난 교외 휴식 공간 역시 중요한 소재가 되었다. 한편 일부 화가들은 도시를 떠나 오랫동안 국가의 자부심이었던 전원 풍경을 찾아 나섰다. 이처럼 화가들은 첨단 기술에서 전통적 자연까지 다양한 소재를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하며, 변화하는 시대의 여러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평일에 방문하면 이렇게 앉아서 여유를 가지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주말에는 사람들에 가려서...

4-1. 근대화의 상징, 도시 파리

19세기 중반 파리는 산업화로 노동자가 급증하며 급속히 성장했지만, 주택·도로·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이 따라가지 못해 전염병과 폭동이 잦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르주 외젠 오스만 남작이 주도한 대규모 도시 재개발, 이른바 ‘오스만화’가 진행되었다.

좁고 어둡고 비위생적이던 파리의 골목은 광장을 중심으로 한 넓은 대로로 정비되고, 세련된 건축물과 공원 등 녹지 공간이 조성되며 쾌적한 도시 환경으로 재탄생했다. 화가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거리와 광장을 거닐며 산책하는 사람들, 센강 다리, 정오의 도시 풍경 등 변화한 파리의 일상을 작품에 담아냈다.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위한 습작

조르주 쇠라(Georges Seurat, 1859–1891)
1884년. 목판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75.1.207)

조르주 쇠라는 센강의 섬에서 여가를 즐기는 파리 시민을 그린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1886년 마지막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했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31점의 유화 습작과 드로잉을 남겼으며, 이 유화 습작에서는 햇살 가득한 풍경을 밝게 표현하고자 강렬한 대비색을 사용했다. 가장 먼 곳에 서 있는 여성은 허리 뒤쪽이 부풀어 오른 당시 유행의 버슬 드레스를 입고 있다.

 

해당 완성작은 1884년 시작해서 완성에 2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현재는 미국 시카고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클리시 광장

폴 시냐크(Paul Signac, 1863–1935)
1887년. 목판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75.1.210)

 

폴 시냐크는 클리시 광장의 한낮, 놀라울 만큼 고요한 순간을 점묘법으로 그렸다. 지역 순회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회전목마는 멈춰 있고, 가판도 덮개가 씌워져 한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는 파랑·노랑, 빨강·초록 등 대조적인 색을 점묘 방식으로 조합해 장면을 구성했다. 햇빛이 닿는 부분과 그림자가 드리운 부분의 강한 대비가 한낮 특유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신비로운 풍경

조르주 루오(Georges Rouault, 1871–1958)
1936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조르주 루오의 독특한 화풍은 그의 신실한 가톨릭 신앙, 스승 귀스타브 모로의 상징주의, 그리고 파리 노동자 계급 출신이라는 정체성이 결합된 결과다. 이 작품은 석양으로 물들어가는 파리의 거리를 그린 것으로, 붉은 지붕과 길을 두꺼운 검은 윤곽선으로 표현했다. 앞쪽에는 긴 흰 옷을 입은 네 인물이 서 있는데, 이들은 마치 다른 시대에서 온 듯한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너무나도 좋아하는 조르주 루오의 작품. 루오는 야수파 아닌가?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르 대로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1830–1903)
1897년. 캔버스에 유화. 어니스트 G. 비터를 기리기 위해 캐트린 S. 비터 기증, 1960 (60.174)

 

카미유 피사로는 1890년대 들어 파리의 근대적 도시 생활을 집중적으로 그렸다. 그는 19세기 중반 재개발로 새로 조성된 파리의 대로를 주제로,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담은 연작 14점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그중 하나로, 겨울 아침의 차가운 빛과 앙상한 가로수가 거리를 감싸고 있다. 아침부터 분주히 오가는 마차와 사람들은 고요한 도시에 생동감을 더한다.

 

4-2. 여가와 휴식의 공간, 교외

산업화로 일터와 가정이 분리되면서 농업사회에는 없던 ‘여가’ 개념이 생겨났다. 기차의 보급으로 파리 시민들은 도시 밖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맑은 공기를 즐기며 쉴 수 있는 해안과 강가 휴양지가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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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은 새롭게 등장한 취미 생활과 교외 공간에 주목했다. 파리에서 노르망디 해안까지 센강을 따라 자리한 작은 도시들, 그리고 북부·남부 해안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풍경을 관찰하고, 파리 시민들이 누리게 된 자유로운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했다.

 

밤나무 길

알프레드 시슬레(Alfred Sisley, 1839–1899)
1878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75.1.211)

 

키 큰 나무들이 잎을 무성하게 드리운 채 센강의 굽은 물길을 따라 양쪽 길가에 늘어서 있다. 강가에는 작은 배들이 정박해 있다. 인상주의 화가 알프레드 시슬레는 파리 서쪽 세브르에서 맑은 날, 나무 그늘 아래 산책하는 사람들과 지나가는 마차를 어두운 실루엣으로 묘사했다. 초록 잎 사이곳곳에 찍힌 분홍빛은 나무에 꽃이 피었음을 보여주며, 밤나무의 생태로 보아 늦봄 또는 초여름의 풍경으로 추정된다.

 

생 발레리 쉬르 솜의 풍경

에드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
1896–1898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75.1.167)

이 작품은 에드가 드가가 그린 프랑스 북부 해안 휴양지 생 발레리 쉬르 솜의 풍경이다. 그는 해안선이나 거리처럼 흔한 구도 대신, 지붕이 보일 만큼 높은 시점에서 내려다보는 방식을 선택했다. 수평선 위로 네모난 교회 종탑이 솟아 있고, 검은 윤곽의 지붕 사이로 이웃집 정원이 드러난다. 고른 빛 아래 펼쳐진 경관은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며, 옅게 칠한 하늘은 캔버스 질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베르사유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1900–1905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75.1.202)

 

말년의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루이 14세가 세운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그렸다. 정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점을 선택해, 가을빛으로 물든 무성한 밤나무 길과 조각상으로 둘러싸인 분수를 담았다. 대리석·청동 조각상들은 정원을 찾은 인물처럼 화면에 존재감을 더하는데, 르누아르는 실제로 조각에도 도전한 바 있다. 풍부한 색감과 부드러운 붓질은 인상주의 특유의 분위기를 가득 채운다.

 

나무 아래 사람들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1880–1882년으로 추정. 줄무늬가 있는 미색 종이에 흑연과 수채.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75.1.690)

 

여성이 있는 풍경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1880년대 또는 1890년대 초. 줄무늬가 있는 미색 종이에 수채, 흑연 흔적.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세기에는 정원 가꾸기가 큰 유행이었다. 파리 시민들은 기차로 갈 수 있는 시골 별장이나 해안 휴양지를 방문해 자신만의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나누고, 사색하거나 바느질·독서·원예 같은 취미를 즐겼다.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이처럼 다양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그는 가벼운 연필 밑그림 위에 투명한 수채 물감을 빠르게 칠해, 마치 사진처럼 일상의 순간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경마장에서

키스 반 동겐(Kees van Dongen, 1877–1968)
1950년대.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세기 이후 경마는 프랑스의 대표적 여가 활동이 되었고, 이후 수십 년간 여러 화가의 주요 주제로 등장했다. 앞쪽 관람객들의 옷차림을 보면 이 작품이 1950년대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강렬하고 선명한 색채는 경기를 앞둔 긴장감과 기수들을 보려 몰려든 관중의 열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작품의 소장가 로버트 리먼은 경마 애호가로, 자신의 사무실에도 반 동겐의 다른 경마 그림을 걸어둘 정도였다.

4-3. 프랑스의 땅과 자연, 전원

프랑스의 땅과 자연은 오랜 세월 생산의 중심이었고, 여전히 화가들에게 중요한 주제였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고요함이 머무는 전원 풍경은 예술가들을 끌어당기며 깊은 사색을 불러일으켰다.

수확, 농촌 시장, 염소를 돌보는 농부 등 파리의 자본주의적 통제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지역의 삶도 작품에 담겼다. 화가들은 ‘농민’이라는 주제와 그들의 끊임없는 노동을 장엄하게 그려온 사실주의 전통을 이어받아, 전원이라는 고전적 주제를 각자의 개성과 기법으로 새롭게 표현했다.

 

퐁투아즈에서의 수확

카미유 피사로 (1830–1903)
1881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인상주의 화가 중 가장 연장자였던 카미유 피사로는 파리 북서쪽 퐁투아즈에서 살며, 그곳의 비옥한 땅에서 감자로 보이는 농작물을 수확하는 전통적 농촌 풍경을 그렸다. 그는 비탈진 언덕을 화면 중심에 두고 선명한 색을 짧은 붓질로 겹겹이 쌓아 올리듯 표현해 햇살 가득한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인물들은 각기 다른 일을 맡고 있으며, 동일한 작업이 반복되는 수확기 농사일의 특성이 드러난다.

 

퐁투아즈 시장

카미유 피사로 (1830–1903)
1886년. 황갈색 종이에 흑연, 펜과 먹.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886년 조르주 쇠라가 점묘법을 선보이던 때, 카미유 피사로도 점을 활용한 표현을 드로잉에 적용했다. 그는 몇 년 전 퐁투아즈에서 보냈던 시간을 떠올리며 시골 마을의 시장 풍경을 그렸다. 피사로는 국가 주도의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농업 중심의 자율적 시장 경제를 지지한 화가였다. 작은 점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점묘법은 그에게 전통 화법을 흔드는 급진적이고 새로운 실험이었다.

 

섹션5. 거울처럼 비치는, 물결 속에서

프랑스는 곳곳에 강이 흐르고, 북·남·서쪽으로 세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맞닿아 있다. 북쪽 노르망디는 회색 하늘과 거센 바람이 특징이며, 남쪽은 햇살이 가득한 지중해 해안이 펼쳐진다. 프랑스 중앙을 흐르는 센강은 파리를 관통하는 중요한 강으로, 많은 화가들이 이 강을 따라 도시와 전원을 오가며 영감을 얻었다.

기차 교통이 발달하면서 해안 지역 접근이 쉬워지자 어촌과 산업 항구 사이로 해안 휴양지가 생겨났다. 노르망디 해안은 화가와 여행객 모두에게 인기였고, 남부 지중해는 눈부신 햇빛과 산·바다 풍경이 매력적이었다. 화가들은 물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빛·색·감각의 세계로 바라보며, 반짝이는 햇빛과 흔들리는 물결, 반사된 풍경 등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이어갔다.

 

국중박 전시회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마지막 전시공간 주제는 바다 입니다. 깊은 심연이 연상되는 진한 코발트 블루 컬러와 어두운 조명이 인상적인 공간입니다.

 

옹플뢰르의 등대

조르주 쇠라 (Georges Seurat, 1859–1891)
1886년. 줄무늬가 있는 종이에 콩테 크레용, 구아슈로 강조.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886년 조르주 쇠라는 외젠 부댕 등 여러 화가가 활동하던 북부 노르망디의 항구 도시 옹플뢰르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많은 등대 그림을 남겼다. 이 작품에서는 해 질 무렵의 고요한 분위기 속, 방파제 등대 불빛을 따라 돛을 크게 부푼 낚싯배 한 척이 항구로 들어오고 있다. 쇠라는 선을 거의 쓰지 않고 콩테 크레용의 농담으로 형태를 표현했으며, 등대 불빛은 구아슈를 흰색으로 덧칠해 강조했다.

 

노르망디 바르제몽 근처의 바닷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1880년. 캔버스에 유화. 줄리아 W. 에먼스 유증, 1956년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1880년 전후 몇 해 동안 후원자 폴 베라르의 초청으

로 프랑스 북부 해안 근처 별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그의 시선은 절벽 위 황금빛 들판과 저지대 농가, 그리고 그 너머 칼레 해협까지 이어진다. 하늘은 수평선을 따라 사선으로 붓질해 바람이 많은 지역 특유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여러 겹으로 칠한 물감은 절벽 사이에서 부서지는 흰 파도를 생동감 있게 드러낸다.

 

오래된 항구 생트로페의 풍경

피에르 보나르 (Pierre Bonnard, 1867–1947)
1911년. 캔버스에 유화. 스코필드 세이어 유증, 1982년

 

피에르 보나르는 1909년부터 약 10년간 프랑스 남부 바닷가 마을 생트로페를 자주 찾았다. 이 작품은 1911년 여름, 폴 시냐크와 함께 머물던 시기에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두 건물 사이 좁은 골목 너머로 보이는 항구의 바다를, 마치 창밖을 바라보는 듯한 구도로 담았다. 짧은 붓질로 생동감 있는 색을 표현했으며, 노랑·주황 바탕에 분홍빛을 더한 건물과 푸른 바다가 대비되어 지중해 특유의 밝은 빛을 화면 전체에 퍼뜨린다.

 

전시장 뒷편에는 마치 바닷물이 흘러내리는듯한 벽면과 의자가 세팅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앉아서 건너편 작품 감상하면서 휴식이 가능합니다. 

 

해변의 사람들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1841–1919)
1890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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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가득한 이 장면은 프랑스 남부 해안에서 즐기는 소박한 여름날의 기쁨을 담고 있다. ‘코트다쥐르(Côte d’Azur)’는 ‘푸른 해안’이라는 뜻으로, 지중해 특유의 짙은 푸른빛을 가리킨다. 이 작품에서는 하늘·바다·땅 곳곳에 서로 다른 푸른빛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푸른 해안의 분위기가 형성된다. 르누아르는 활기찬 색감과 섬세한 붓질을 활용해 바닷가 풍경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햇빛을 받는 알제리의 부지 항구

알베르 마르케 (1875–1947)
1925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75.1.191)

 

알베르 마르케는 1920년 처음 알제(당시 프랑스령 알제리의 수도)를 방문한 뒤 여러 해 동안 그곳에서 겨울을 보냈다. 그는 테라스에 이젤을 두고 창고 지붕 너머로 펼쳐진 바다와 맞은편 산줄기까지, 북아프리카 특유의 강렬한 햇빛 아래 빛나는 부지(현재 베자이아) 항구 풍경을 그렸다. 매끄러운 붓질로 형태를 단정하게 표현하고, 붉은색·푸른색·검은색·흰색·회색·황갈색 등 제한된 색을 사용해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베네치아: 구세주 축제의 밤

앙리 에드몽 크로스 (1856–1910)
1903년. 흰색 종이에 연필, 수채.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1903년 여름,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찾은 앙리 에드몽 크로스는 ‘구세주 축제’의 불꽃놀이가 절정에 이른 순간을 그렸다. 탁자에 앉은 여인 너머로 성 마르코 대성당의 돔과 형형색색의 불꽃이 비친 수면을 가르며 두 척의 곤돌라가 지나간다. 밤하늘을 채운 짙은 노란 섬광과 물결 위로 번지는 푸른색의 구불구불한 선들이 화면을 가득 메우며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카프 네그르

앙리 에드몽 크로스 (1856–1910)
1909년. 줄무늬가 있는 크림색 종이에 목탄과 수채, 목탄으로 테두리 표현.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찬란한 색채로 채워진 이 작품은 앙리 에드몽 크로스가 1910년 생전에 남긴 마지막 지중해 풍경화다. 그는 수채화 효과를 능숙히 활용해 하늘과 바다에는 옅은 색을 얇게 바르고, 앞쪽의 나무·풀밭·먼 산에는 보석처럼 선명한 색을 두껍게 올려 극적인 대비를 만들었다. 종이의 흰 바탕을 남겨 붓질이 흰 여백에 감싸이도록 표현해, 풍경이 빛에 둘러싸인 듯 밝고 산뜻한 분위기를 준다.

 

햇빛이 비치는 수면

모리스 드 블라맹크 (1876–1958)
1905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모리스 드 블라맹크는 마티스 등 야수파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선명하고 강렬한 색을 두꺼운 붓으로 칠해, 전통적 원근법 대신 깊이 없는 공간감을 표현했다. 그는 화면 전체를 파란색으로 칠한 뒤 그 위에 노랑과 흰색을 올려 수면에 반사되는 햇빛을 실험적으로 나타냈다. 줄지어 선 건물 위의 하늘은 더 두껍게 칠해 질감을 강조했다. 앞쪽에는 작은 배가 떠 있고, 그 옆을 곧게 선 빨간 장대가 가르며 화면에 강한 포인트를 준다.

 

샤투에 뜬 배

모리스 드 블라맹크 (1876–1958)
1906년. 캔버스에 유화.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모리스 드 블라맹크는 파리 북서쪽 센강가 마을 샤투에 작업실을 두고 야수파 동료 앙드레 드랭과 함께 사용했다. 나무 뒤로는 샤투의 여관 건물이 보이고, 오른쪽 위에는 철교가 자리한다. 요트의 흰 돛과 여관 위에서 펄럭이는 프랑스 국기는 오른쪽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푸른 강물 위에는 짧은 붓질로 주황·빨강·흰색·초록을 덧칠해 수면의 다양한 반사 색감을 표현하며 작품에 리듬감을 더했다.

 

주전자가 있는 정물

폴 시냐크 (Paul Signac, 1863–1935)
1919년. 종이에 흑연과 수채.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폴 시냐크는 말년에 폴 세잔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정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앙티브에 머무는 동안 그린 이 작품의 쟁반 위 레몬과 고추에서도 지중해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밝고 생동감 있는 색채 역시 이 지역의 기운과 잘 어울린다. 시냐크는 초기 점묘법의 색채 분할 방식에 세잔의 색면을 쌓아 올리는 붓질을 더해, 각진 형태의 독특한 붓놀림을 보여주었다.

 

르풀리갱: 낚싯배들

폴 시냐크 (Paul Signac, 1863–1935)
1928년. 검은 크레용과 수채. 로버트 리먼 컬렉션, 1975년 

 

폴 시냐크는 배 타기를 좋아해, 이 작품처럼 항구에 정박한 돛단배를 자주 그렸다. 배경인 르풀리갱은 프랑스 서부 대서양 연안의 작은 마을로, 19세기 중반 이후 상류층이 찾는 여름 휴양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돛대 너머로 고딕 양식 교회 첨탑이 하늘을 찌르듯 솟아 있고, 빨강·노랑·파랑·초록 등 다양한 색의 돛들이 수면을 화려하게 물들이고 있다.

Epilogue. 빛의 유산

2,600여 점에 이르는 로버트 리먼 컬렉션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인 1970년,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창립 100주년에 기증되었다. 리먼 가문의 소장품은 유럽 명화부터 르네상스, 20세기 초 모더니즘까지 폭넓은 시대를 아우르며 회화·드로잉·도자기·장식미술 등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로버트 리먼은 평생 수집한 예술을 많은 이와 나누고자 했고, 이러한 신념이 소장품을 아낌없이 전시하고 기증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1874년 첫 인상주의 전시 이후 20세기 초에 꽃핀 모더니즘은 여러 세대 예술가들이 표현 영역을 넓혀온 실험의 역사다. 리먼은 생애 후반 프랑스 근현대 미술 수집에 열정을 쏟으며, 아버지 때부터 이어진 수집의 여정을 완성하려 했다. 이번 전시가 그의 깊은 예술 사랑과 나눔 정신을 한국에도 전하고, 관람객들에게 오래 기억될 기쁨이 되길 바란다.

 

오늘 소개한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전시회 예약 및 웨이팅, 도슨트, 아트샵 정보는 아래 포스팅 참고하세요.

 

로버트 리먼 컬렉션 관람후기 : 도슨트, 웨이팅, 주차, 아트샵, 도록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리먼 컬렉션 전시회 관람후기입니다. 저는 얼리버드티켓팅 후 전시회 첫 날 방문 했는데요. 생각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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