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A 갤러리 '수집 취향의 지형도 전시회' - 잡식성 전시
삼성동 S2A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수집 취향의 지형도 전시회' 관람후기 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특정 작가, 특정 화풍 등 미술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시회가 아닌 에스투에이와 4명의 컬렉터의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섯 소장가의 다양한 작품, 나의 취향과 얼마나 매칭되는지 확인도 해보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소장한 컬렉터에게 질투할 수 있는 기회
수집 취향의 지형도 전시회
이번 전시회는 9월 20일까지 삼성동 에스투에이에서 열립니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 관람료 무료
S2A 갤러리 휴무일이 토요일과 일요일로 변경되면서 저와는 거리가 생긴 삼성동 미술관중 하나가 되었는데요.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토요일에 오픈했네요.
다만 이렇게 닫혀있는 문은 항상 거리감이 느껴지는...
아래 쿠사마 야요이 작품은 몇년 전 S2A 개관 전시회에서 만났었던 그 작품인 것 같네요. 당시에는 전시장 중앙에 전시되었던 것 같은데요. (요즘 세상에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 이렇게 노출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개인의 수집은 단순한 소유를 넘어, 미적 감각과 세계관, 시대적 맥락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문화적 제스처이며 자기 서사의 방식이다. 작품을 선택하는 개인의 감각은 작가와의 관계, 시대와의 접점, 삶의 경험과 정체성을 담아내며, 그 궤적은 미술사적 흐름과 교차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다섯 컬렉션은 각기 다른 감수성과 관점을 바탕으로, 수집의 다양성과 고유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프랑스인 필립 티로는 외부자의 시선으로 한국 고미술을 꾸준히 수집해왔으며, 한국 미술의 연속성과 고유한 미학에 대한 깊은 성찰을 드러낸다. 김남규는 국내외 젊은 작가들의 독창성에 주목하며, 동시대 시각예술의 감각적 흐름을 반영하는 수집을 실천해왔다. 정승우는 회화, 설치, 조각을 아우르는 폭넓은 관심을 바탕으로, 유중문화재단을 통한 작가 지원과 문화공헌을 병행하며 수집을 공적 실천의 연장선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준혁은 ‘날것의 정서’와 ‘사실의 잔혹성’을 중심 키워드로, 내밀한 감수성이 담긴 작품들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컬렉션을 구성해왔다. 마지막으로 S2A는 한국 근현대미술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수집을 통해, 미술사의 흐름을 기록하고 보존하며 동시대 미술사적 지형을 구성해가는 기록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집, 취향의 지형도는 이 다섯 컬렉션이 보여주는 미적 감각과 시대적 감수성을 따라, 동시대 예술의 방향성과 수집의 내면적 동기를 함께 조망하는 전시다. 특히 개인 컬렉터부터 문화재단, 갤러리 기관까지 다양한 주체의 컬렉션을 한자리에 소개함으로써, 수집이라는 행위가 어떻게 사적 취향을 넘어 공적 가치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함께 성찰하고자 한다. 이 전시는 예술을 향한 헌신과 시대에 대한 응답, 그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사적·사회적 질문을 동시대 미술 안에서 던지는 자리이기도 하다.
전시 공간은 두부 자르듯 반듯하게 다섯 공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공간에서 다섯 컬렉터의 개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01. S2A
S2A는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이자 세계적인 의류제조수출기업인 세아상역(주)이 운영하는 문화사업 공간이다. 2022년 개관 이후
‘아름다움’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인간의 삶과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꾸준히 노력해왔다. 삶의 아름다움을 다루어 온 의류산업의 경험을 바탕 삼아, S2A는 예술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문화적 가치를 탐구하고, 다채로운 미학적 지평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회는 각각의 작품에 캡션은 없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비치된 안내지의 지도와 넘버를 비교하면서 작품의 작가와 작품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다소 불편한 방식
그리고 QR 코드를 통해 다섯 컬렉터의 이야기를 들어 읽어 볼 수 있습니다. (PDF 파일)
김환기, 귀로, 1950’s, oil on canvas, 100x80.3cm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화가이자 현대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화백의 작품. 대략 초기작품이네요. 초기 고향과 자연을 모티브로 작업한...
이성자, 샘물의 신비, 1963, oil on canvas, 162.2x130.3cm
류경채, 초파일 76-9, 1976, oil on canvas, 162.2x130.3cm
김창열, Water Drop No.2M, 1978, oil on canvas, 181.8x228cm
1950년대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하며 서구 현대미술의 어법을 한국적 정서와 접목하는 데 앞장섰고, 1965년 뉴욕에서의 활동을 거쳐 1969년 파리에 정착하기까지 자신만의 예술에 도달하기 위한 실험과 도전의 여정을 멈추지 않았다. 1970년대 초, 물방울 회화의 여정이 시작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였고, 평생에 걸쳐 탐구한 물방울은 곧 김창열을 상징하는 예술적 기호가 된 대한민국의 대표작가 중 한명인데요.
현재 서울국립현미술관에서도 김창열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추수 작가와 김창열 작가 작품보러 가야 하는데, 시간이...)
정상화, 무제 07-1-3, 2007, acrylic on canvas; 162.2x130.3cm
정상화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 1세대 작가 중 한 명으로, 한국 추상미술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특히 캔버스에 물감을 칠한 뒤 긁어내는 ‘제거(dé-collage)’ 방식으로 유명한...
02. 정승우
두 번째 공간은 상당히 독특한 취향의 작품들로 구성된 공간입니다.
단순 회화나 조각이 아닌, 공간과 시청각을 자극하는 작품들...
고려대학교 법학과(학사), 동 대학원(법학 석사, 법학 박사) 졸업 후 2011년 공익재단법인 유중문화재단과 복합문화공간인 유중아트센터를 설립하여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2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 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예술품 국제거래, 경매, 통관 분야를 지속적으로 연구중이라고 합니다.
양혜규, Sonic Rotating Geometry Type D –
Brass Plated #28, 2014, steel sheet, powder coating, ball bearings, metal grid, brass plated bells, nickel plated bells, metal rings, 100x78x7cm
다소 난해하다!!!
양혜규 작가의 작품은 블라인드, 세탁 건조대, 인공 식물 등 일상적 사물을 활용하여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창출하는 데 특징이 있습니다.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빛, 소리, 냄새와 같은 다감각적 요소를 결합하여 관람자가 공간을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합니다. 또한 경계, 정체성, 정치적 억압 등 사회·역사적 맥락을 탐구하며,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연작을 통해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질문합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양혜규는 국제 미술계에서 독창적인 설치미술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올라퍼 엘리아슨, Your Orbit Stabiliser,
2015, stainless steel, colour-effect filter glass, aluminium and paint, 104x104x27cm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은 자연 현상과 과학적 원리를 예술적으로 재구성하여 관람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몰입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는 빛, 물, 안개, 거울과 같은 요소를 활용해 태양, 무지개, 안개 등의 자연을 재현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지각과 환경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십니다.
또한 그의 작업은 단순한 조형적 표현을 넘어 환경 문제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예술 안으로 확장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 제목이 궤도 안정장지? 다른 뜻이 있나?
에르빈 부름, Salatgurken Modernistisch,
2016, bronze, patina, 50x151x104cm
조디 커윅, Untitled,
2021, oil, acrylic, spray paint and charcoal on canvas, 235x199.4cm
호주 작가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03. 필립 티로 Philippe Tirault
북촌의 한옥에서 40여 년째 거주 중인 외국인 수집가 필립 티로는 한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주에 한
번씩 국립현대미술관을 찾는 것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이를 자신의 주말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만큼이나, 그는 진정성 있는 한국 작품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열정적인 수집가이다.
헤드헌팅 회사 대표님?
S2A 갤러리 '수집 취향의 지형도 전시회' 유일한 외국인 컬렉터
직업과 취미가 통하시는 것 같다는... 무언가 옥석을 계속 찾아야 하는...
작자 미상, 목조나한상, 조선 19 세기, wood, 24x21.2x41.2cm
작자 미상, 목조상, 조선, wood, 15.5x20x34.5cm
작자 미상, 금동아사여래입상, 신라, gilt bronze, 9.7x4x22.7cm
작자 미상, 목각 호상, 조선, wood, 17x14x23.3cm
요즘 최고 인기일 듯...
여러 가야 신라시대 토기들...
(전)겸재 정선, 매작도, 연도미상,
ink and color on paper, 15.5x19cm
수운 유덕장, 목죽도, ink and color on paper, 31.4x63.3cm
석연 양기훈, 노안도, 1904, ink on fabric, 179x32cm(ea) 10폭
목죽도는 먹의 농담이 상당히 묘한 느낌을 주는
수운 유덕장이 뉘신지는 잘...
작자 미상, 쌍호도,
조선, ink and color on paper, 36.5x50cm
04. 이준혁 Joonhyuck Lee.
디스플레이 공정과 시황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엔지니어로, 현재 엘지디스플레이 예측 AI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수집에 대한 관심이 미술 수집으로 옮아간 이후 20여 년간 예술의 세계 속을 거닐고 있다.
시간이 날 때면, 작품 감상과 리서치, 수집에 집중한다. 자신만의 수집 철학을 작품 속에 오롯이 반영한다.
다소 현대 실험적 작가의 작품들을 선호하시는 듯...
취향은 나랑 비슷한, 물론 나는 한 점도 없지만...
안지산, 마른 꽃을 꼭 쥐고서, 2024, oil on canvas, 145.5x112.1cm
안창홍, Arirang 2012’10, 2012, oil, drawing ink, mixed media on canvas, 116.4x74.5cm
안창홍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비판적 리얼리즘과 사회참여적 예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단순히 시대를 증언하는 것을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적 고통과 사회 구조적 문제를 예술로 드러내며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하였습니다.
맨디 엘-사예, Net-Grid Study (of bread and life), 2021, oil and mixed media on silkscreened linen, 150x152cm
키키 스미스, Untitled, 2000, colored pencil, ink and lithographic crayon on nepal paper, 157x163cm
키키 스미스는 제작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접하고 상당히 충격받았던 작가.
키키스미스 자유 낙하 관람기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다음달인 3월 12일까지 열릴 예정인 키키스미스의 국내 첫 전시회 관람후기 입니다. 독인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현대미술사에서 그녀만의 독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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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시아 크바데, Rocking, 2021, gold-plated steel, stone, 100x52x52cm
엘륌그린 & 드라그셋, Study for Tailbone, 2021, aluminum, lacquer, black marble, 32x20x25cm
엘륌그린 & 드라그셋도 작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처음 만난...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전시회 '엘름그린 & 드라그셋 Space' 후기
매우 좋아하지만 자주 가지는 못하는 미술관 중 하나인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엘름그린 & 드라그셋' Space 전시회 관람후기 입니다. 특히, 마우리치오 카텔란이나 다니엘 아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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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김남규 Nam Gyu Kim
이번 S2A 갤러리 '수집 취향의 지형도 전시회'에서 가장 많은 35점의 작품을 보여주는...
웹 디자인과 다수의 개인 사업을 했다. 프랑스문화원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HSBC 은행의 아트 컨설팅을 맡았다. 은퇴 후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패트런 활동, 전시 감상, 작품 컬렉팅을 하며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박서보, Ecriture No.980410,
1998, mixed media with korean paper on canvas, 22.5×27cm
하종현, Conjunction, 1997, oil on hemp cloth, 53×46cm
이용노, 무제, 1980, ink and color on paper, 31×35cm
이성자, 무제, 1961, oil on canvas, 70×59cm
롤로드 비알라, Composition, 77×55cm
최병소, Life, 2012, magazine, ballpoint pen, pencil, 7.5×12cm
이우환, Dialogue(etching 1)(Ed.50), 2011, drypoint etching, 30.5×25.1cm
이우환, 무제, 2020, watercolor on paper, 14×10cm
김건희 뇌물건으로 더더욱 대중에게 까지 유명해진 이우환 화백의 작품
키시오 스가, Plural Pieces, 2004, wood, 25.5×24×10cm
최지원, I See, 2024, oil on canvas, 27.3×22cm
김진희, Slighty 2, 2024, acrylic on canvas, 18×20cm
시오타 치하루, Connection, 2019, watercolor, crayon and thread on paper, 10×15cm
로비 드위 안토노, Rumpus series 111, cast opaque white resin, 28×32×31.5cm 2021, oil stick, oil pastel, color pencil on paper, 20.5×14.5cm
박광수, Cracker, 2019, ink on paper, 18×12.5cm
니콜라스 파터, Simple Life, 2008, ink on paper, 15.4×15.4cm
지난달 가나아트센터에서 만났던 시오타 치하루 작품...
부럽다. 더구나 아래 한 점 더 있다.
시오타 치하루 전시회 @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주차장, 입장료, 휴무
삶과 죽음에 대한 기억과 암 투병의 과정에서 비롯된 불안과 공포를 실과 오브제를 이용해 인간의 기억과 존재를 탐구하는 설치미술가 시오타 치하루 전시회 관람후기입니다.그녀는 검은색, 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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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 Seibzehnterseptemberzweitausendeinundzwanzig, 2022, watercolor on canvas, 31.9×46.8×2.7cm
파울루 몬테이로, Untitled, 2022, oil on linen, 20×16cm
김윤신, Song of My Soul 2010–274, 2010, oil on canvas, 27×35cm
전현선, Window and Painting, 2022, watercolor on canvas, 53×45.5cm
아래는 시오타 치하루, Untitled, 2011, oily stick and thread on paper, 32×24cm
진 마이어슨, Allele 2,
2022, oil on canvas, 53×45.5cm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 되었다가 한국에서 활동중인 화가. 역시나 강한 느낌을...
이외에도 S2A 갤러리 '수집 취향의 지형도 전시회' 마지막 컬렉터인 김남규님 공간에는 정말로 다양한 작가를 만나볼 수 있는
다니엘 아샴, Hollow Figure(Ed. 500),
2018, cast opaque white resin, 28×32×31.5cm
이분 수집 취향은 정말로 모르겠다. 다니엘 아삼까지...
다니엘 아샴 : 서울 3024 전시회 후기 - 어렵지 않지만 난해한
지난 금요일 부터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다니엘 아샴 : 서울 3024 발굴된 미리 전시회' 관람후기 입니다. 천년 후 서울에서 발굴하는 '상상의 고고학'을 시각적인 작품으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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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요이 쿠사마, High Heels(gold)(Ed. 30),
2015, porcelain, (L)22.5×7.5×17cm (R)22.7×7×20cm
우고 론디노, red white silver mountain,
2022, painted stone, stainless steel, pedestal, 28×7×10cm(Sculpture) 2×18×18cm(Pedestal)
오른쪽 부터
안젤라 블록, 제목미상, 연도미상, 18×32×15cm
김홍석, 제목미상, 연도미상, 20×11×13.5cm
야요이 쿠사마, Pumkim(Ed. 250), 2016, hand-painted zinc alloy, 12×12cm
장-미셀 오토나엘, Mirrored glass in 3 distinct color pairings: Purple/Gold, mirrored glass, 22.1×12.2×11.4cm
이번 S2A 갤러리 '수집 취향의 지형도 전시회'는 8월 20일까지 전시예정입니다.
다양한 취향의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소 독특한 기